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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올해 수능은 특히 국어와 영어의 난도가 상승하며 상위권 누적 인원이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탐구 선택 패턴 변화까지 더해지며 올해 정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4일, 지난달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오는 5일 재학 중인 학교와 교육청 등 수능을 접수한 곳을 통해 수험생에게 교부될 예정이다.
성적통지표에는 영역 및 과목별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이 표기돼 있으며, 국어, 수학, 탐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선택과목명이 함께 표기된다. 국어와 수학 영역의 경우에는 평균 100, 표준편차 20으로, 탐구 영역은 평균 50, 표준편차 10으로 변환한 표준점수가 표기된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표기돼 있다.
◇ 2026학년도 수능 분석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493,896명으로, 전년 대비 30,410명(6.56%) 증가했다. 이 중 재학생이333,102명으로 전체의 67.44%,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60,794명(32.56%)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재학생은 30,513명 증가한 반면, 졸업생 및 검정고시 합격자는 103명 감소해 증가분 대부분이 재학생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어·수학·영어
이번 수능의 국어·수학 영역은 상위 점수대 비중이 전년도보다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전년도 139점)으로 나타나 매우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261명으로 집계돼 전년도 1,055명에서 대폭 감소했다.
수학 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전년도(140점)보다 1점 낮았다. 반면,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780명으로 전년도(1,522명)의 절반 수준에 그쳐 국어와 마찬가지로 상위권 비중이 크게 줄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도 변별력이 강화됐다. 올해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 전환 이후 최저지를 기록했다. 2025학년도 영어 1등급은 6.22%, 2024학년도에는 4.71%였다. 2등급 비율도 14.35%로, 2025학년도 16.35%, 2024학년도 18.17%보다 낮아졌다.
- 탐구영역
올해 대입에서의 최대 이슈는 ‘사탐 응시자 증가’이다. 이번 수능에서 사회·과학탐구 영역을 응시한 수험생(473,911명) 중 사회탐구만 응시한 인원은 284,535명으로 60.04%를 기록했다. 사탐1과목+과탐1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81,023명(17.10%)까지 합하면 사회탐구 1과목 이상 응시자가 77.14%에 달한다. 과학탐구만 응시한 수험생은 108,353명(22.86%)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인문계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진학사 모의지원 데이터에서 고려대,서울대, 연세대 인문계열에 수험생이 쏠리는 현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영역의 경우, 세계지리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73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한국지리(72점), 세계사(72점), 생활과 윤리(71점)도 70점을 넘었다. 정치와 법(67점), 동아시아사(68점)를 제외하면 모두 최고점이 70점 이상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탐구는 생명과학Ⅰ이 74점을 기록해 가장 높았고, 지구과학Ⅰ과 물리학Ⅱ가 68점으로 가장 낮았다. 사회탐구, 과학탐구 모두 과목 간 편차가 비교적 작게 나타났고, 사탐 과목들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2026학년도 정시 전망
진학사 입시전력연구소는 올해 ▲최상위권 변별력 ‘국어’가 장악 ▲역대 최고로 어려운 ‘영어’ ▲’사탐런’의 역설과 대학 반응 등의 흐름이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해 의대 등 최상위권 당락은 ‘수학 실수를 국어가 얼마나 커버하느냐’가 아니라, ‘국어 고득점 여부'에서 결정될 확률이 높다. 영어 반영방법에 따라서도 유불리가 발생한다. 수시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특히 의약학 계열)을 충족하지 못한 이월 인원이 발생할 가능성 매우 높다.
또한 사탐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사탐 만점’의 이점은 커졌으나, ‘어설픈 사탐 응시’는 독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사탐런을 했으나 성적이 월등히 높지 않은 경우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하기에도 무리가 있고, 자연계열로 지원하기에는 가산점을 받지 못해 불리하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을 개연성이 높다.
◇ 점수대별 체크사항
의약학 및 SKY 등의 최상위권 학생들은 의대 증원 취소 관련 내용과 탐구 가산점 계산을 필수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먼저 의대의 경우 경쟁률이 예상보다 더 치열해 질 수 있으며, 특히 국어 표점이 지원의 ‘키’가 된 상황에서 국어 고득점자는 소신 지원, 국어가 평범하고 수학만 잘 본 케이스는 하향·안정 지원이 필수다. 또한 증원 취소로 인해 최상위권 자연계열의 경우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탐구변표와 가산점까지 고려한 유불리를 반드시 판단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는 사탐과 국어영역에서 난도가 높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년에는 수학 표준점수가 높은 이과생들이 문과로 교차지원을 많이 했다. 그러나 올해 수능에서는 수학 표점이 국어보다 낮고 사탐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문과생들의 방어력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더불어 영어의 영향력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영어 반영방법을 필수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성적을 사진 경우 동점자 구간 밀집에 주의해야 한다. 올해 수능은 수학의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중위권 구간에서 비슷한 점수의 학생들이 대거 몰릴 가능성이 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구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영비율, 점수활용지표, 탐구반영방법 등 수능반영방법에 따른 유불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상위권 변별력을 강화한 시험이다. 올해는 매우 어려운 국어와 영어가 정시의 키를 쥐고, ‘사탐런’의 유불리가 대학별 변표와 가산점에 따라 갈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수능반영비율에 따른 환산점수의 유불리를 따져보고 지원여부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능 전체 만점자 5명… 국어·영어 역대급 어려웠다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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