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입시큐] 2026 수능 국·수·영 모두 난도 상승… ‘확통런’·‘사탐런’ 변수까지
이종환 입시전문가, 이오스 러닝 대표,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기사입력 2025.11.14 11:11
  • 마침내 올해 수능이 끝났다. 하지만 올해 수험 여정은 수시 대학별 고사와 정시 마무리까지 대략 두 달여가 남았다. 전년도 수능에 비해 올해가 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라, 내년 고3이 될 예비 수험생까지 바싹 긴장하는 분위기다.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작년 수능에 비해 난도가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국어 영역은 화법과 작문을 제외하고는 언어와 매체, 독서, 문학 등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모두 어려워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 평가원이 출제 방향에서도 발표했듯이 사교육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 사설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문제를 배제하려고 한 양상이 보인다는 수험생들 평이 많다. 내년 수능 국어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EBS 문제집과 수능 기출 문항, 사설 모의고사 등을 균형감 있게 공부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특히 EBS 문항을 더 철저히 숙지할 필요가 높아졌다는 의견이 유력하다.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은 지난해와 난도가 유사했으나, 특히 확률과 통계(이하 확통)의 난도가 상승했다. 확통을 선택한 수험생 중 상위권 성적대 수험생은 선택과목인 확통을 풀고 공통문제 풀이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확통 풀이에 시간을 빼앗겨, 공통 문항을 풀 때 시간에 쫓기는 이른바 ‘타임 어택’을 호소한 수험생들이 많았다. 확통 선택자 중에 수학 성적이 하락한 경우가 꽤 많아 재수생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어 영역은 지문 난도는 평이한 편인데, 오답을 유도하는 소위 ‘매력적인 오답 선지’가 많아 체감 난도가 작년 수능에 비해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전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인 6.22%를 하회해서 5% 내외로 보는 의견이 다수다.

    올해 사탐런은 수험가 최대의 화제다. 탐구영역은 가채점 시에 표본집단이 분산되어 아무래도 국어. 수학. 영어에 비해 가채점 등급 컷이나 추정 표준점수의 정확도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사회탐구(이하 사탐) 선택자는 지난해에 비해 6만2897명이 증가했고, 과학탐구(이하 과탐) 선택자는 7만342명이 줄었다. 사탐과 과탐 각 1과목씩 선택한 수험생은 전년 대비 3만4659명이 증가했다.

    탐구영역 가채점에서 가장 높은 표준점수를 기록한 과목은 ‘생명과학 Ⅰ’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74점으로 과탐, 사탐 통틀어서 가장 어려웠다는 평이 중론이다. 그 외 일반적으로는 선택 인원이 많은 과목이 난도가 높았다. 선택자가 많아 적절한 변별력은 꼭 필요하므로 예상은 했지만, 사회문화, 생활윤리, 생명과학Ⅰ등이다. 사탐 과목에서는 한국 지리, 세계 지리, 세계사 등 작년 수능에서 비교적 쉬웠던 과목의 난도가 대폭 상승했다. 동아시아사, 정치와 법을 제외하고는 사탐 과목 대부분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70점을 넘겨 사탐을 선택한 수험생들 사이에서 올해는 ‘불사탐’이라는 이야기가 잦다.

    표준점수(이하 표점) 최고점의 사탐 조합으로는 한국 지리+세계 지리가 146점으로 가장 높게 나왔고, 과탐 조합으로는 물리Ⅰ+생명Ⅰ조합이 145점으로 가장 높았다. 지구과학의 표점 최고점(69점)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아서, 이과 수험생들이 사탐과 과탐 각 1과목 조합으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사회문화+지구과학은 140점이다. 문과 수험생들이 즐겨하는 탐구 조합인 생활과 윤리+사회문화 조합은 142점으로 집계되었다. 과탐 Ⅰ과 과탐 Ⅱ 과목 간의 표점 최고점은 1점에서 2점 차이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탐구영역에서도 선택과목 간의 격차를 최소화하려 했다는 출제 당국의 의도가 어느 정도는 성공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수능은 끝났지만, 26학년도 대입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채점과 관련해 덧붙일 말은 실제 채점 결과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특히 표본집단이 부족한 탐구 영역의 컷은 오차가 날 가능성이 꽤 높은 편이다. 수능 후 논술과 면접을 응시하기 위해서 가채점 판단이 필요하다면 최소 두 개 이상의 온라인 배치표와 등급 컷을 확인하기를 권장한다. 자신이 수시에 지원한 대학과 수능 가채점 점수가 얼추 비슷해서 고민이라면, 지원대학에 비해 선호도가 유사하거나 더 높은 다른 대학들의 모집 단위들도 적극적으로 비교해 보고 최종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