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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3일(월)이면 수능 D-10이다. 수능이 가까워지면 수험생은 “지금부터 몰아치면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기 쉽다. 그러나 수능 D-10 시점은 성적을 급격히 올리는 시기가 아니라, 이미 갖춘 실력이 시험장에서 흩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두는 시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시 말해 이때의 핵심 전략은 ‘추가 학습’, ‘실력 증강’이 아니라 ‘실수 차단’이고 ‘누수 방지’가 되어야 한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그대로 나오게만 해도 사실상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
수능을 잘 보는 학생은 ‘마지막 2주에 미친 듯이 한 학생’이 아니라 ‘마지막 2주에 흔들리지 않은 학생’이다. 지금부터는 욕심을 덜어내는 것이 전략이다. 새로운 걸 더하려고 책을 여는 순간, 오히려 몸과 마음이 흐트러진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시험 시간표에 맞춰, 전날까지의 컨디션을 그대로 들고 들어가는 것. 그것이 이 시기부터 진짜로 해야 할 수능 준비이다. 지금부터 수능까지 수험생들이 해야 할 준비 수칙을 이야기하고자 한다.첫째, 생활리듬을 수능 시간표에 맞추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수능은 아침에 치르는 시험인데 평소 밤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유지하다가 전날 하루만 일찍 자려 해도 생체리듬이 따라오지 않는다. 따라서 최소 일주일 전부터는 기상 시간, 식사 시간, 공부 시작 시간을 실제 수능과 유사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하되 위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시기에는 평소 먹지 않던 보약, 에너지드링크, 고카페인 음료를 새로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낯선 먹거리는 컨디션을 흔들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둘째, 학습은 ‘새로운 것’보다 ‘확인하는 것’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 수능 2주 전 새 교재를 한 권 더 여는 행동은 뇌에 자극은 주지만 점수를 안정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지금까지 풀었던 문제 중 틀렸던 문항, 시간이 모자라 풀지 못했던 문항, 실수로 오답 처리한 문항만 다시 모아 재풀이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어떤 유형에서 반복적으로 실수하는지 드러나므로 시험장에서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 이와 함께 OMR 카드 마킹 연습을 실제 시간에 맞춰 몇 차례 시행해 두는 것이 좋다. 수능에서는 개념 부족보다 마킹 밀림, 한 줄 건너뜀, 시간 배분 실패로 점수가 떨어지는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셋째, 시험 전날에는 ‘준비’에 집중하고 ‘학습’은 가볍게 마무리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저녁 식사 후 곧바로 수험표, 신분증, 컴퓨터용 사인펜, 여분의 연필·지우개, 개인용 시계를 가방에 넣어두고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후에는 분량이 적은 기출이나 단답형 암기거리를 훑는 정도로만 공부하고, 밤 10시 전후로 몸을 눕혀 수면을 시도하는 편이 좋다. 이때 새로운 내용을 외우기 시작하면 각성도가 올라가 숙면이 어렵다. 전날에는 소화가 더딘 음식, 찹쌀떡·엿류,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머릿속으로 시험장에 들어가 차분히 문제를 푸는 장면을 그려보는 짧은 이미지 트레이닝도 불안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넷째, 시험 당일에는 ‘미리미리’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장에는 여유 있게 도착해 화장실을 먼저 다녀오고, 1교시 시작 전까지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국어와 같이 긴장도가 높은 1교시에서는 첫 몇 문제를 급하게 처리하다가 쉬운 문제를 틀리는 일이 잦기 때문에, 문항 요구 조건과 지문 구조를 정확히 확인하는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내가 어렵게 느끼는 문제는 다른 수험생도 어렵게 느낀다”는 기준을 세우고, 어려운 문항에 과도한 시간을 소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시 사이 쉬는 시간에는 친구와 정답을 맞춰보는 행동을 삼가고, 다음 교시에 꼭 맞혀야 할 개념·공식을 조용히 정리하는 것이 점수 유지에 유리하다.
다섯째, 시험 규정 준수를 마지막까지 의식해야 한다.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이어폰, 전자사전 등 전자기기는 시험장 반입 자체가 위험하므로 아예 가져가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탐구영역에서는 선택하지 않은 과목의 문제지를 보거나 동시에 두 과목을 보는 행위가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1년간 준비한 결과를 사소한 규정 위반으로 잃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수능 D-10 전후로 준비는 ‘무엇을 더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안 틀릴 것인가’에 초점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생활을 수능 시간표에 맞추어 몸을 안정시키고, 그동안 틀렸던 문제만 골라 재점검하며, 전날에는 컨디션을 조절하고, 당일에는 차분히 끝까지 읽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 이 네 가지를 지키는 수험생이 결국 자기 실력을 그대로 가져가 좋은 결과를 얻는 수험생이 된다.
“2026 수능 D-10” 수험생 준비 수칙 살펴보기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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