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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희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제목부터 독자들의 생각하기를 자극한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접하는 제목을 통한 호기심 유발은 독자에게는 행복한 자극이자, 더 몰입할 수 있는 독서를 가능하게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며 찾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해답을 찾아주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1970년대 산업화 시기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가난과 불평등 속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재개발로 집을 잃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난장이’ 가족의 비극을 중심으로, 노동 착취, 빈부격차, 인간 소외 등의 문제를 사실적이면서도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은 억눌린 약자의 저항과 인간의 꿈을 상징하며,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이 작품에 대한 감상 활동을 할 때, 생각할 거리를 만나게 되며, 그 생각할 거리에대한 접근은 크게 외재적 관점과 내재적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꼭 하나의 관점만 고집하지 않고 두 관점을 모두 동원해 감상을 할 수도 있다.
먼저 외재적 관점이란 작품을 해석할 때 작가, 작품의 시대적·사회적 배경, 독자가 글을 어떻게 읽게 될지에 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반면 내재적 관점이란 작품 안에 나타나는 주제, 구조, 비유, 상징 등 다양한 표현 기법을 찾고 해석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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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훌륭한 읽기를 위해서 우리는 외재적, 내재적 관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먼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등장인물은 난장이와 그의 가족들과 그 주변 인물들이다. 시대적사회적 배경은 노동자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던 시대, 우리나라의 1970년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같은 인간이지만 자본을 가지고 있는 기득권과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사용되는 인간의 모습을 대조시키며 그 시대의 사회적 문제를 보여준다.
소설 속 장면 하나, 하나는 그 시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갖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를 이해하게 되고 그러한 사회를 만들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처럼 작품의 시대적사회적 배경을 알고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 작품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고 생각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두 번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은 바로 ‘난장이’이다.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난장이는 시대적 상황에 밀려 결국 최후를 맞이하고 만다. 우리는 작품을 읽으며 난장이를 그냥 불쌍한 사람 정도로 취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유’와 ‘상징’이라는 표현 기법과 더불어 작품을 해석하게 되면 작품을 의미 있게 읽을 수 있게 된다. ‘난장이’는 소인과 뜻이 다르다. ‘난장이’는 작은 사람이지만 소인과 다르게 비정상적인 성장으로 작아진 것을 뜻한다. 그래서 낮잡아 표현하는 의미를 지녔다.
또한, 소설에서 많은 사람이 ‘난장이’로 비유된다. 난장이 가족들은 아버지가 난장이여서 자신들을 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설의 억압받고 핍박받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난장이와 같다고 말한다. 난장이는 작고 비정상적이고 낮잡아 여겨지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난장이로 비유되는 난장이의 가족들과 억압받고 핍박받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작고 비정상적이고 낮잡아 생각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난장이라는 상징을 통해 우리는 그들을 가엾고 연약한 사람들로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상징’된 난장이는 그 시대 소설의 인물들이 얼마나 참혹하고 괴로운 삶을 살았는지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그들을 가엾고 연약한 사람들로 생각하게 되고 그들을 공감하고 그들을 살려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소설의 표현 기법을 알고 해석하게 되면 작품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게 된다.
‘잠시 후에 판결받을 피고인의 아버지는 사실은 굉장히 큰 거인이었다고 단숨에 말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난장이를 거인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이 소설을 읽고 시대적사회적 문제에서 해법을 찾고 인물의 삶에 공감하여 난장이를 거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처럼 사고하며 읽기는 매우 중요하다. 작품의 바깥에서 그리고 작품의 안에서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면 그 안에 숨겨진 것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작품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고하며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글의 내용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읽으면, 글쓴이의 의도나 중심 생각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글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이 말이 옳을까?”와 같이 질문을 던지면 스스로 판단하는 힘이 자라나게 된다. 특히 사고하며 읽으면 글의 내용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자기 생각이 생기고, 그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좋다. 생각하며 읽은 경험은 다른 책을 읽을 때나 일상생활에서 정보를 판단할 때도 도움이 된다.
[리딩엠의 독서논술]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사고하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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