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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은 예비 고1 과정을 준비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매년 비슷한 당부가 이어지겠지만 올해 중3은 현재 고1 학생들이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고1 친구들이 ‘새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5등급제 내신 체제’를 경험하며 이전 세대와는 다른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보니, 중3 입장에서는 ‘고교 선택’이 가장 중요한 화두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 선택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고등학교 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는지를 이번 3학년 2학기 점검해보고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보완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크게 학습, 습관, 진로 3가지로 나누어 점검해보자.
◇ 학습 점검 : 전 과목 균형 잡힌 실력 확인이 우선
고등학교 입학 후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한국사 등 공통과목들이 모두 5등급제 내신 체제에 적용된다. 따라서 기존 영수 중심 또는 국영수에만 치우친 학습 경험 또는 중학교 현행을 제대로 소화하지 않은 채 특정 과목 선행만 집중했다면 고1이 되었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고1 시기 과목 간 편차가 큰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해당 과목의 문제점이 고등학교가 아닌 중학교 시기에 해결되지 못한 채 입학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단순 암기식 벼락치기로만 시험을 해결했던 학생들은 고등학교 입학 후 수업 시간에 배우는 개념, 원리, 응용에 대한 학습을 진행할 때 어휘 이해부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금이라도 자신이 상대적으로 약한 과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당 과목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탄탄히 다져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만, 학생들은 생각보다 교과서에 쓰여진 어휘를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편인데 이러한 점도 참고하여 보완해나가면 좋을 것이다.
◇ 학습 태도 점검: 성취 평가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중학교 내신은 성취 중심 평가다 보니, 학생들이 원점수를 통해 성찰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생각보다 미흡한 편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선행학습에 치우치거나 학교 내신이 쉽다는 이유로 현행 중3 과정을 소홀히 대하는 태도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중학교 과정을 벼락치기로 대하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단어를 눈으로만 훑어보는 등 학부모가 보기에 불성실한 학습 태도로 비춰질 뿐만 아니라, 실제 고등학교 입학 후 성적을 만드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등학교에서는 상대평가 속에서 정확하고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한 만큼 배우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학습), 이를 잊지 않게 복습하며(정리), 그런 후 문제 풀이를 꾸준히 이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전혀 새로울 게 없는 흔한 솔루션이지만 그만큼 다들 그 흔한 방법도 실천하기 어려워한다. 고1이 되어 태도를 바꾸는 시행착오를 겪기보다 지금부터라도 학습 태도를 점검하고, 고쳐야 할 것은 조금씩, 꾸준히 바꿔나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 진로/학과에 대한 관심 찾기 : 지금 진로를 정할 필요는 없지만 ‘넓게’, ‘흥미’ 정도는
점검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현행 입시를 고려한다면 생각해봐야 할 요소다. 진로나 학과는 사실 중3-고1 시기에 확정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성장하면서 공부하고 학교 생활하며 쌓인 경험들이 축적되어야 3년 후 진로/학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현재 학교 현장은 이를 충분히 탐색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고1 여름이 되면 고2, 고3 시기 선택과목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데, 그때가 되어서야 그동안 생각해보지도 못한 진로나 학과에 대한 억지 선택과 유불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시작된다. 이 문제는 사실 몇 년 전부터 계속 보여졌던 현상이나, 올해 고1의 경우 고교학점제와도 맞물려 그 스트레스가 학부모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도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바로 바뀌는 상황이 아니라면 지금 중3 학생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지금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큰 틀에서 생각해보고, 부모-자녀 간 충분한 대화를 나눈다면 앞으로의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실제 상담 과정에서 부모-자녀 간 충분한 대화를 나눠 본 케이스와 그렇지 않은 케이스가 이 문제를 대하는 온도 차가 컸던 만큼 뭐든 좋으니, 관심사부터 앞으로의 미래까지 거창하지 않더라도 자잘하더라도 차근차근 서로 들어보고 이해하는 시간이 지금부터 있으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 마무리: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따라온다학교 선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준비된 학생'이 되어야 한다. 위의 세 가지 점검을 통해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간다면,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하더라도 그 속에서 어떻게든 성장하고 좋은 입시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전과 다른 입시 환경이지만, 본질은 똑같다. 뛰어난 학생이 결국 좋은 입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만큼 탄탄한 기초 실력과 올바른 학습 태도,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명확한 목표 의식을 ‘스스로의 첫 선택이 시작되는 열여섯’인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해보면 좋겠다.
[정영주의 도란도란 입시톡] 중3의 예비 고1 준비, 고교 선택만큼 중요한 점검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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