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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 한 초등학교의 특수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근 고인의 사망 원인이 공무 수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21일 공개한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심리부검 결과 ‘공무 수행 외 스트레스 요인’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공무수행에 따른 어려움이 고인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사망한 특수교사 A 씨는 법정 정원 기준을 초과한 총 8명의 학생을 담당했다. 그가 근무한 초등학교는 본래 2개의 특수학급을 운영 중이었으나 지난해부터 1개로 축소 운영했다. 6명이었던 A 씨의 학급은 2명의 학생이 추가되면서 과밀학급이 됐다.
이뿐만 아니다. A 씨는 평소 과도한 수업 시수에도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주당 최대 시수인 29시수를 전부 감당해야 했는데, 1교시부터 6교시까지 1시간도 쉬지 않고 매일 꽉 채워 수업을 진행한 셈이다. 정해진 수업 외에 처리한 행정 관련 업무 또한 방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진상조사위원회는 “A 씨는 법정 정원을 초과한 과밀학급에서 중증장애 학생을 맡은 유일한 특수교사였다”며 “과도한 수업 시수와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등 업무 과중이 상당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자 인천교육청은 지난 2월, 특수교육 전담기구를 발족하고 인천시 내 특수학급 134개 신·증설에 나섰다. 과밀 특수학급 해소를 위해 특수학급 설치 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인원 초과 시 즉시 특수학급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각급학교 신설 시 특수학급을 설치하고, 개축·증축 등 공간 재구조화 때에도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 전국 특수교사들 “업무 과중 심각해”
인천시의 특수교육을 받는 장애 학생은 ▲2021년 6541명 ▲2022년 7067명 ▲2023년 7648명 ▲2024년 8161명 ▲2025년 8566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전국의 전체 특수학급 학생 가운데, 스스로 거동이 힘든 중증장애 학생은 매년 평균 50% 이상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인천의 특수교육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경북 포항지역의 특수교사들도 고통을 토로했다. 이들은 “포항 내 특수학급 중 17곳이 과밀학급으로, 업무 과중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포항교육지원청의 발표에 따르면 포항지역 초등학교 특수학급은 총 76곳으로, 학생 6명당 특수교사 1명이 배치되고 있다. 특수교육 특성상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데, 이러한 특수성에 비해 전문인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중증장애 학생의 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충남교육청 또한 특수교사 인력 부족과 과밀학급, 지역 간 교육 격차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특수교육 의정 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 대한민국 특수교육 현실은?
비단 특수교사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만으로 볼 수는 없다. 교사 인력 부족, 과밀학급 등은 결국 장애 학생들의 교육권과 생존권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특수교육 인프라의 부족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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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서울 특수교육기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을 기준으로 서울시에 존재하는 특수학교는 국·공립과 사립을 합해 총 32교다. 이 가운데 특히 상황이 어려운 지체장애 학생들을 위한 학교는 ▲한국우진학교(마포구) ▲서울정진학교(구로구) ▲서울정민학교(노원구) ▲서울서진학교(강서구) ▲서울정애학교(강남구) ▲서울나래학교(서초구) ▲서울다원학교(성북구) ▲연세대학교재활학교(서대문구) ▲주몽학교(강동구) ▲서울새롬학교(관악구) 등 10교에 불과하다.
같은 해 기준 서울 내 특수교육대상 학생은 총 1만4546명이며, 이 가운데 4531명(31.1%)만이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8개 자치구에는 특수학교가 없어 원거리 통학, 과밀학급·일반학급 배치, 취학유예 등이 발생하고 있다.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지적하는 문제도 바로 이 부분이다. 특히 지체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경우 1시간 이상씩 소요되는 등·하교 거리를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특수학교 통학 현황’에는 올해 서울 지역 특수학교 학생 총 4270명 중 354명(순회교육 제외)의 등·하교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등교 시간에만 2시간 이상 소요되는 학생도 9명이었다.
한 지체장애 학생 학부모는 “집에서 1시간 거리의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아침에 아이를 깨우고 등교준비 시간까지 더하면 등·하교에만 3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유난히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먼 거리를 이동하며 힘들어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수도권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전 장애영역에 걸쳐 가장 많은 특수학교가 존재하는 곳은 수도권인 경기도(38교)였다. 경상북도의 경우 단 8교에 불과했으며, 가장 적은 곳은 세종특별자치시(2교)다. 비수도권 장애 학생들은 최악의 경우, 학교를 다니기 위해 본인이 거주하는 시·도를 떠나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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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목 잡힌 ‘성진학교’… 이유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특수학교 현황에 서울시교육청이 칼을 빼 들었다. 지난 2021년 서울시 내 특수학교를 추가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3년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공고의 폐교 부지에 서울의 동북권 지체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인 ‘성진학교(가칭)’를 설립한다고 발표하고, 이를 추진해 왔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이와 관련해 “특수학교가 부족한 동북권역 장애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별 특수교육 균형을 위해 성진학교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성진학교는 202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총 22학급(초6, 중6, 고6, 전공과4) 규모로 설립될 계획이다. 성수공고 폐교부지 분할을 통해 지역사회 연계 시설로 나누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포용적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성진학교의 설립 절차는 순탄하게 진행돼왔다.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 국토교통부의 중앙토지수용위원회 등의 절차를 모두 통과했으며, 최종적으로 서울시의회의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의결만 앞둔 상황이다. 이 모든 절차가 끝나면 성진학교는 착공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성수동 일부 주민들이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 설립을 요구하며 반발하자, 설립은 뜻밖의 난항에 처했다. 지난해 총선 당시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는 성동구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며 성진학교 부지에 특목고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바 있다. 이에 더해 황철규 서울시의원은 지난 6월 진행된 주민 설명회에서 “성진학교는 덕수공고로 부지를 옮기고, 성수공고는 우리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좋은 고등학교를 유치해 달라고 교육청에 요구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시의회의 심의만을 남겨두고 있던 성진학교의 설립이 보류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27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 등 4개 기관은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지체 없는 심의·의결과 성진학교의 빠른 설립 추진을 외쳤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이번 심의에서 성진학교 설립안을 보류할 수도 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며 “짧게는 한두 시간, 길게는 서너 시간까지도 걸리는 원거리를 통학하면서 특수학교 설립을 애타게 기다리는 장애학생과 가족들에게는 날벼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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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2017년 지역갈등을 불러일으킨 ‘서진학교’도 언급됐다. 강서구에 자리한 특수학교인 서울서진학교는 설립 당시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와 갈등에 부딪히며 설립이 위태로웠다.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호소한 후에야 겨우 설립을 확정할 수 있었다.
장애 학생 학부모들은 “강서구 서진학교 사태를 아직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또다시 그때와 같은 상황을 반복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한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특수학교는 설립을 추진할 때마다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중랑구의 동진학교 또한 12년 동안 여러 차례 부지를 이동한 끝에 올해 겨우 착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동진학교의 개교는 무려 10년이나 미뤄졌다.
장애는 없기를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애 학생의 부모라고 해서 내 자식의 장애를 예상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의 설립이 동네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집값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동네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정말 특수학교인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의회의 성진학교 설립안 심의는 다음 달 9일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성진학교 설립 추진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회 또한 유보 없이 빠른 심의·의결을 이어가길 바란다.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힘들다… 대한민국 특수교육 현실은?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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