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T ‘교육자료’ 격하되며 막 내려… 교육부 “혼란 없이 지원하겠다”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기사입력 2025.08.06 09:00
  • 최근 몇 년간 교육계를 뜨겁게 달군 AI 디지털교과서가 교과서 지위를 잃으며 교육자료로 격하됐다. 시행 한 학기 만에 사실상 폐지 절차를 밟는 것이다.

    지난 4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디지털교과서의 교과서 지위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로써 AI 디지털교과서는 공식적으로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됐다. 시행 시기는 공포 후 즉시다.

    앞서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조국혁신당 등 당시 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그러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됐다. 해당 법안은 이번에 두 번째로 국회 문턱을 넘으며, AI 디지털교과서 지위에 대한 논란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은 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교과용 도서의 범위를 법률로 명시하고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는 교육자료로 규정한다. 또한, 학교가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 선정할 때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사실상 장관이나 교육감 등에 의해 강제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교육부는 올해 3월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AI 디지털교과서를 향한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전면 도입을 유예하고 학교 자율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선회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지난 2023년 정부의 전면도입 발표 이후 오랜 시간 진통을 앓아왔다.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 현장에서는 찬반 대립이 팽팽했으며, 성급한 개발 일정과 도입 시기로 인해 신뢰를 얻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매진해 온 개발사 및 발행사들은 AI 디지털교과서가 선택 도입으로 전환되자 어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거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자해 개발을 마쳤지만, 이를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AI 디지털교과서의 사실상 폐기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지난달 10일 국회 교육위가 AI 디지털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교과서 발행사들은 즉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위 유지를 촉구한 바 있다. 또한 이들은 대통령실에 찾아가 입장문을 전달하고, 국회 앞 총궐기에 나서는 등 지속적으로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번 법안 통과와 관련해서도 오는 6일, AI 디지털교과서 주요 발행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교육 현장의 혼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속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 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 통과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우려와 혼란을 표했다.

    지난 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측은 “아직 교육부는 2학기 신청을 독려하고 있으며, 학교 현장 또한 취소 절차에 대한 안내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혼선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2학기 사용 신청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학교에 취소 절차를 명확히 공문으로 안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교사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취소 절차에 대해 묻는 민원을 작성하거나, 자발적으로 취소를 진행하고자 하지만, 이에 대한 교육 당국의 공식적인 절차 안내는 부재해 혼선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5일 즉시 시도교육청과 관련 협의회를 개최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후속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2학기가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질의응답 게시판 등을 통해 신속히 안내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현재 진행 중인 2026학년도 AI 디지털교과서 검·인정 절차는 중단하고, 시도교육청과 기존 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로써 계속 사용하기를 희망하는 학교에 대한 지원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며 “향후 AI 기술이 교육을 발전시키는 도구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교사·학생·학부모 등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학교 현장의 수용성이 높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다만 2학기 개학을 코앞에 두고 법안이 통과되면서, 학부모와 학교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정적인 교실에서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 당국의 대책이 시급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