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입시큐] 케이스로 풀자! 2026 의대 수시 지원 전략
이종환 입시전문가, 이오스 러닝 대표,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기사입력 2025.07.21 14:20
  • 2026학년도 대입 수시 특징을 한 마디로 줄이자면, “기회는 줄었고 지원 전략은 더 정교해져야 한다.”라고 할 수 있다. 매해 반복되는 대학입시지만, 올해 수시에는 의대 정원 축소, 수학. 탐구 지정 과목 폐지, ‘사탐 런’ 대폭 증가 등 결정적 변곡점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상위권 수험생이라면 단순히 ‘내 점수에 맞는 대학’이 아니라, 대학마다 전형별로 요구하는 조건에 자신이 부합하는지를 세밀히 살펴보는 눈이 필요하다. 아래 선배들의 수시 합불(합격· 불합격) 케이스를 점검하다 보면, 내게 맞는 수시 지원 전략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 입시 상담을 하다 보면 혹시 심화 교과를 이수하지 않아서 원하는 대학에 불합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작금의 입시에서는 ‘고교정보 블라인드제’가 시행돼 알 수 없지만, 지원한 수험생들의 학교 교육과정을 대학 측에 공개하고 있다. 해당 고교의 3개년 교육과정을 대학 입학 담당자는 모두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지원자마다 학교의 조건과 상황이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 과목의 이수 여부에 따라 일반적인 가중치를 두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학 입학 관계자들의 공통된 답변이다. 하지만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진로 선택과목이나 전문교과 등의 심화 과목이 충분히 개설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소극적인 행태를 보인다면 대학마다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1번 케이스의 학생은 지역 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학교에는 심화 과목에 해당하는 수학 또는 과학 교과가 전혀 개설돼 있지 않았다. 내신성적이 상당히 높기는 하지만 서울대가 지정한 수능 필수 선택과목 등의 이유로, 당시에 과감하게 일반전형을 선택했다. 소위 화려한 학생부는 아니었지만, 수학 관련 성적과 평가가 매우 탁월했고, 3년 내내 일관성 있는 노력이 돋보였다. 학교 내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음을 학생부에서 엿볼 수 있었다.

    반면 3번 케이스의 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에 거의 모든 심화 과목이 개설돼 있었다. 하지만 독보적인 전교 1등이라 다소 어렵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선택하지 않았다. 당시 “수능 공부할 시간도 확보하고, 선택과목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원점수를 받고 싶었다.”는 게 학생 본인의 표현이다. 한편 학생부의 세부능력특기사항(이하 세특)과 진로활동란에 언급된 독서 후속 활동이 같은 소재로 두 번 이상 중복됐다. 학생부에서의 중복된 ‘소재 재활용’이 대학 입학 담당자 입장에서는 다소 성의가 없어 보이는 흠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2번 케이스의 학생은 이른바 ‘성적과 학생부가 흠잡을 데가 없는 학생’으로, 학교에서 개설한 심화 과목 등을 적극적으로 선택했고, 세특에서의 과목별 교사의 평가가 대단한 일관성을 지니고 있었다. 일반선택, 진로 선택을 망라해, 예를 들면 스포츠 생활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과목에서의 원점수가 100점이었던 것이 필자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4번 케이스의 학생은 자사고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진로 선택 등 심화 과목을 충실히 이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학생부를 가지고 있었으나, 자사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교 내 내신 석차에 의한 자체적인 의대 지원 조정이 본인의 수시 지원 전략에 다소 걸림돌로 작용했다. 또한 경쟁이 매우 심한 학교에서 내신 고사 준비와 학생부 관리에 온 힘을 쏟다 보니, 매우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에 부합하거나 의대 정시 준비를 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

    상기 학생들의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의 특성상 어느 하나의 요소가 당락을 결정짓지도 않는다. 다만 수험생들이 수시 전형에 지원할 때 혹시 놓치는 부분을 위 사례 등을 통해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각건대 수시는 정말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높은 내신성적, 깊이 있고 일관된 내용의 학생부, 수능최저 충족 여부 등 소위 수시 합격의 기준들은 유효하나, 대학마다 다른 수시 전형, 매해 달라지는 경쟁 집단의 지원, 급변하는 입시 환경 등은 수시 합격에 생각하지 못한 변수로 작용한다. 100% 합격은 없지만, 내가 지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확률을 올리기 위해서 지금도 고민하고 노력하는 수험생들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