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도서관 오픈런! 도서관에서 여름 나기
김은경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대치도곡교육센터 부원장
기사입력 2025.07.09 11:17
  • 오픈런.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서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 들어가는 행위를 뜻하는 신조어로, 기사를 검색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백화점 오픈런, 마트 오픈런, 얼마 전 대선에서도 오픈런 기사가 났다. 그럼, 오픈런 앞에 도서관을 붙여 보면 어떨까? 

    애석하게도 영 어색한 느낌이다. 하지만 도서관 오픈런이 있긴 있었다. 백창민의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한겨레출판, 2025)’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개관 이후 남산도서관 입장을 위해 새벽부터 이용자가 길게 줄을 섰다는 기사가 신문에 종종 실렸다.”

    성인의 독서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소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도서관협회와 함께 발표한 ‘2025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2024년 실적 기준)’ 결과에 따르면 공공도서관 연간 방문자 수는 1관당 17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8.7% 증가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이참에 도서관 방문자 증가율을 더욱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마침 무더운 여름도 찾아왔겠다, 이참에 도서관으로 피서를 가는 것이다. 

  • 김은경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대치도곡교육센터 부원장.
    ▲ 김은경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대치도곡교육센터 부원장.

    뭐? 도서관으로 피서를 가자고? 거기서 할 게 뭐 있나? 하는 이들을 위해 도서관 이용 꿀팁을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도서관은 호캉스가 부럽지 않을 만큼 쾌적한 곳이다. 본디 도서관은 겨울이면 따듯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곳이다. 카페도 시원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가뜩이나 얇은 주머니를 헐어 카페 자릿세로 지불하기보다 시민 모두를 위한 민주적인 공간, 도서관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자료실에서 재미난 책도 보고, 정기 간행물실에서는 과학, 패션 등 각 분야의 최근 동향도 발 빠르게 접할 수 있다. 

    두 번째, 재미난 영화도 볼 수 있다. 설마, 아직도 도서관을 책 읽는 곳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까 싶어 노파심에 적어본다. 도서관마다 디지털 자료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재미있는 DVD를 감상할 수 있다. 심지어 가족실이라고 해서 폭신한 소파에 여럿이 앉아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까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세 번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시원하게 책도 보고, 재미난 영화도 봤다면 슬슬 허기가 질 텐데, 바로 이때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맛있는 메뉴가 준비돼 있고, 매점에서 달고 시원한 디저트도 먹을 수 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하나 더 있다. 어쩌면 도서관의 핵심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바로 연결과 소통이다. 도서관은 어린이, 성인, 그리고 시니어 이용자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꽉꽉 채워져 있다.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사서 선생님들이 도서관을 연결과 소통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고군분투 중이다. (이 자리를 빌려 전국의 많은 사서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열람실이나 자료실의 적요함 속에서 사색을 즐기고, 디지털 자료실에서 흥미진진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도 느끼고, 출출한 속을 맛 좋은 구내식당에서 채우고, 도서관의 크고 작은 모임 속에서 하나됨을 누린다면 이보다 여름을 잘 났다고 할 수 있을까?

    역사 속의 도서관 오픈런, 이번 여름에 재연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