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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1만이라는 매직 넘버는 상당히 직관적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유명한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언급한 이 개념은 절대적인 시간을 강조하여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면서 한동안 많은 부모와 교육자에게 회자됐다.
단순하게 빠짐없이 4시간씩 매일 연습한다면 1만 시간에 도달하는 시간은 2500일이 필요하다. 이는 약 6년 10개월이 되는데 아마 휴일까지 고려하면 대략 7~1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 될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1만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단순히 오래 한다고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며, 시간을 쓴다고 모두 다 성장하지 않는다. 진실은 단순한 시간 투자만이 아닌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이야말로 전문가를 만드는 요체다. 진정한 전문가의 성장은 의도적 연습이라는 고도의 훈련 방식을 통해 만들어지며, 이 과정에는 ‘적성’이 요구된다.
◇ 의도적 연습이란?
심리학자 에릭슨은 ‘의도적 연습’을 “현재의 능력보다 높은 과제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실수를 피하지 않고 취약한 부분을 정면으로 다루는 집중적인 훈련 방식.”으로 정의했다. 그냥 시간을 보내는 연습이 아니라 최고 수준으로 가기 위해서는 남다른 연습이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의도적 연습이라는 것이다. 의도적 연습의 5요소는 다음과 같다.
1) 명확한 목표 설정: 막연한 훈련이 아니라, “어디에서 막히는가?”, “어떤 능력을 개선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2) 즉각적인 피드백 수용: 실수와 결과에 대해 외부 피드백을 받거나 스스로 성찰하여 개선점을 찾는다.
3) 도전적 과제 설정: 현재 능력보다 살짝 높은 수준의 과제를 반복하며, 성장을 유도한다.
4) 지속적인 집중과 몰입: 깊은 몰입 상태에서 반복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5) 취약점 중심 반복: 가장 어렵고, 실수가 많고, 자신 없는 부분을 일부러 반복한다.
◇ 의도적 연습의 핵심: 기본기와 취약점의 극복, 피드백 체계
의도적 연습을 설계할 때 중요한 것은 1) 기본기를 잘하는 것 2) 잘하는 것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잘 안되는 부분’을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본기는 분야를 막론한 모든 전문가가 강조하는 것으로, 기본(태도, 지식, 기술 등)을 갖추지 않으면 사상누각과 다름이 없다. 또한 기본기가 부족할 경우, 이후 연습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떨어져 성장 속도가 더뎌진다는 점에서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취약점 중심 반복’은 전문가와 숙련자의 한 끗 차이를 가르는 척도가 된다. 잘 안되는 약점을 극복하는 것은 사실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잘 못 하게 되거나 늘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지고 더 이상 지속할 동기를 잃게 되어 대다수 포기하게 된다. 오히려 내가 잘하는 것이 뚜렷할수록, 못하는 영역을 마주하는 것이 더 껄끄럽고 회피하고 싶어진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이런 과정은 지난(至難)하고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다음 단계를 넘어가지 못하는 치명적인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적성은 성장단계에서 마주하게 될 ‘재미없음’과 ‘지루함’을 얼마나 잘 견뎌내느냐를 판가름하는 열쇠로 작용한다. 적성에 맞게 되는 일과 공부를 하게 되면 내면의 힘으로 지루함과 고통을 견디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경우 좌절과 정체감으로 인해 지속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최근에 강조되는 GRIT, 회복탄력성과 같은 마음 근육도 결국 적성과 맞닿아 있어야 훨씬 강해지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의도적 연습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코치가 필요하다. 자신이 스스로 매 순간 확인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에 수행 상태를 점검해주고, 적절한 다음 단계를 설계하고, 피드백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나보다 높은 코치, 멘토와 같은 존재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의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
◇ AI가 1만 시간의 법칙을 깨다
이러한 1만 시간의 법칙이 AI로 인해 깨지고 있다. AI가 실시간으로 피드백하고 개선 포인트를 제시하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수와 오류를 줄여준다. 입문단계에서 시행착오에 투입될 시간을 현저하게 줄이게 되어 시간을 보다 효율적, 압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 단계에서도 어떠한 문제든, 해결에 대한 접근도 빨라지고, 응용하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분야의 차이가 있지만 전 사회적으로 AI가 접목되기 때문에 의도적 연습의 속도 또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코치나 멘토의 존재 또한 AI가 대체할 수 있다. AI는 내가 인지하지 못한 약점을 실시간으로 찾아주고, 극복하기 위한 나만의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해줄 수 있다. 현재 수준을 면밀하게 진단하고, 다음 단계의 과제를 제시하는 것은 무엇보다 AI가 잘하는 일이다. 나만의 코치를 꼭 사람에서 찾는 것보다 AI를 활용한다면 질 높은 의도적 훈련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그 안에서 연습 과정의 어려운 실패 과정을 감당하고 꾸준하게 의미를 찾아가는 것은 여전히 수행하는 개인의 몫이다.
◇ 1만 시간과 87만 6천 시간의 활용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1만 시간의 법칙은 또 다른 의미를 제공한다. ‘1만 시간을 언제 다 채워?’라고 막연하고 조급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 따져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만약 수명이 100년일 경우 시간으로 환산하면 총 87만6000 시간이다. 그중 1/3을(292,000) 수면과 휴식으로 쓸 경우, 584,000시간이 남게 되고, 그중 유아 청소년기, 노년기를 포함한 30년(26만2800)의 시간을 제하면 32만1200 시간이 남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인생의 과업인 나만의 적성을 찾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셈이다. 평생학습의 시대에서 주어진 이 시간을 나와 자녀는 어떻게 의미있게 보낼 것인지 얘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동인의 커리業] 1만 시간의 법칙에 관한 오해와 성장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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