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민 데이원컴퍼니 대표 “성인은 이유 있는 배움을 원하죠” (인터뷰①)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5.07.03 10:25

-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교육이 핵심”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AI와 디지털 기술의 고도화는 교육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온라인 교육이 일상화된 지금, 성인들의 자기계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실무 역량'에 대한 갈증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런 시장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포착하고 선도해온 기업이 바로 ‘데이원컴퍼니’이다. 데이원컴퍼니는 2013년 예비 창업자를 위한 오프라인 캠프로 시작해 패스트캠퍼스, 콜로소, 제로베이스, 마이라이트 등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성인교육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성인교육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데이원컴퍼니의 성장 배경에는 명확한 교육 철학이 있다.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교육'이라는 핵심 가치 아래, 자격증이나 어학 점수 같은 가시적 성과가 아닌 현업에서의 생산성 향상과 커리어 전환이라는 실용적 가치를 추구해왔다. 이러한 방향성은 취업을 목표로 하는 20대부터, 디지털 역량을 다시 갖추려는 50~60대 중장년층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수요에 대응하며 지속 가능한 교육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데이원컴퍼니는 어떤 전략으로 ‘배움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을까. 창업 12년차를 맞은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를 만나, 성인교육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최근 몇 년 사이 성인들의 자기개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데이원컴퍼니가 성인교육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데이원컴퍼니는 2013년에 예비 창업자분들을 위한 오프라인 교육, 일명 ‘캠프’로 첫 발을 내디뎠어요. 창업이라는 게 처음 해보는 분들에겐 시행착오가 참 많잖아요. 저희는 그런 공통된 실수를 줄이려면, 제대로 된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그 당시에도 많은 예비 창업자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어요.

    막상 현장에 나가보면 실무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이 거의 없더라고요. 일선에서 일하는 분들은 실전적인 지식을 정말 간절히 원하고 있었는데, 정작 시장엔 그런 교육이 너무 부족했던 거죠. 저희는 그 간극을 보면서 ‘이 분야에 분명히 가능성이 있겠다’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본격적으로 성인 실무교육 시장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그즈음에 사명을 ‘패스트캠퍼스’로 바꾸고,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디뎠죠.

    ─  초창기 수강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요?

    회사가 상장되던 날 오후였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더라고요. 받았더니 2014년 저희 창업 캠프 3기 수강생분이셨어요. 무려 10년 만에 연락을 주신 거죠. 교육 당시에 그분은 회사원이셨는데, 캠프를 수강한 뒤 2~3개월 만에 퇴사하시고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드셨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120명 규모의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하신 뒤, 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시래요.

    그날 갑작스러운 축하 전화를 받으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참 벅차고 감사하더라고요. 물론 그동안 저희 교육을 통해 창업에 성공하신 분들이 여럿 계세요. 예를 들면 아이디어스의 김성원 대표님 같은 분들도 계시고요. 그런데 이렇게 예상치 못한 순간,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해주시고 직접 연락까지 주신 분의 이야기는 유독 오래 남습니다.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그런 변화의 사례들을 직접 마주하면서, 지금 이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누구보다 체감하고 있을 것 같아요. 대표님께서 바라보시는 지금의 성인교육 시장은 어떤 모습인가요?

    국내 성인교육 시장은 한마디로 ‘계속 성장 중’이라고 봐요. 산업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보니, 현장에서는 늘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거든요.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려면 해마다 트렌드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게 사실상 필수가 된 셈이에요.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인구 변화예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40~60대 이상 분들 사이에서도 자기계발이나 평생학습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예전에는 젊은 층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중장년층에서도 ‘나도 배워야겠다’는 흐름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결국 중요한 건 이런 새로운 수요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포착해서 콘텐츠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 하는 거죠. 저희는 늘 실무자들의 ‘숨은 니즈’를 먼저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걸 실질적인 교육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기획력을 강화하고, 관련 인재 확보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  성인교육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배워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지금 성인 학습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지점은 어떤 걸까요?

    맞아요.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망설여지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끝까지 할 수 있을까?”, “정말 도움이 될까?” 같은 불확실성 때문이죠. 자격증이나 어학 시험처럼 결과가 눈에 보이는 교육은 동기부여가 비교적 쉬운 편이에요. 반면에 실무 역량 교육은 내가 지금 이걸 배워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그 효과가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삶을 조금 더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어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실제 업무에 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도구나 템플릿까지 함께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ChatGPT 프롬프트 강의에는 실무용 템플릿 1만3천 개를 같이 제공하고 있어요.

    결국 핵심은 “이걸 배우면 뭔가 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을 만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콘텐츠 하나하나가 바로 실행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데 정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요.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성인학습자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브랜드별로 어떤 차별화 전략을 갖고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강의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끝까지 완주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죠. 그 이유는 단순히 강의가 재미없거나 품질이 낮아서라기보다,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거나, 그 목표가 흐릿해져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저희 실무교육 브랜드인 패스트캠퍼스는 완강률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건 만족도가 낮아서가 아니라, 수강생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파트만 골라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목적이 분명한 학습자일수록 ‘선택적으로’ 듣는 경향이 있어요.

    반면에 취업 준비를 위한 제로베이스는 이야기가 좀 달라요. ‘취업’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분들이 오시다 보니, 전담 멘토가 끝까지 붙어서 함께 가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요. 덕분에 완주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지죠. 

    이처럼 저희는 브랜드마다 학습자의 목적과 학습 방식에 맞게 콘텐츠 기획과 운영 방식을 차별화하고 있어요. 중요한 건 어떤 학습자든 ‘스스로 끝까지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교육 시장에서 데이원컴퍼니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대부분 플랫폼은 누구나 강의를 올릴 수 있는 구조라 콘텐츠의 품질을 일관되게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요. 강의 하나하나의 수준 차이도 클 수밖에 없고요. 저희는 그 부분에서 조금 다르게 접근하고 있어요. 모든 교육 콘텐츠를 저희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인하우스 방식’을 고수하고 있죠. 시장에서 어떤 교육이 정말 필요한지를 먼저 분석하고, 그 필요성을 직접 검증한 뒤에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단순히 인기 있는 주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실제 수요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설계하는 거죠.

    또 하나의 강점은 현업 전문가들과의 협업이에요. 과거 경험을 들려주는 강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분들이 직접 참여해 콘텐츠를 만듭니다. 그래서 수강생들이 ‘지금 바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지식’을 얻어갈 수 있는 게 저희 콘텐츠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봅니다.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데이원컴퍼니 이강민 대표. / 장희주 기자.

    ─ 실무 중심 콘텐츠를 직접 기획·제작하신다고 하셨는데요. 강의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기준은 어떤 걸까요?

    무엇보다 먼저 고민하는 건 ‘이 강의가 정말 현업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점이에요. 그리고 누가 가르치느냐, 강사분의 신뢰도도 정말 중요하죠. 다만 브랜드마다 콘텐츠를 기획하는 방식엔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예를 들어 패스트캠퍼스는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업계에서 지금 요구되는 역량이 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걸 가장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모셔서 커리큘럼을 구성하죠. 하나의 과정에 10명 넘는 강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있죠.

    반면, 콜로소는 ‘사람’이 중심이에요. 수강생분들이 정말 ‘업계 최고’에게 배우고 싶어 하시거든요.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을 배운다고 하면, 디즈니나 픽사에서 실제 일하고 있는 분들에게 배우고 싶은 거죠. 그래서 한 콘텐츠에 한 명의 연사가 자신의 노하우를 깊이 있게 전하는 데 집중합니다.

    제로베이스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분들을 위한 브랜드예요. 실무 경험이 없더라도 끝까지 완주하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심화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어요. 작년 기준으로 제로베이스 취업스쿨의 취업 성공률이 84%였으니까, 정말 많은 분들이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셨죠.

    그리고 마이라이트는 자기계발에 더 가까운 브랜드죠. 어학은 물론이고, 드로잉, 공예, 음악, 다이어트까지. 일과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단순히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취향과 리듬에 맞춘 배움을 제안하는 브랜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 ☞ 데이원컴퍼니(Day 1 Company)

    2013년 창업자 교육 프로그램으로 출발해 실무 역량 중심의 플랫폼 ‘패스트캠퍼스’, 크리에이티브 교육 ‘콜로소’, 어학 및 취미 학습지 ‘레모네이드’ 등을 운영하며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해온 한국 대표 에듀테크 기업이다. 특히 2021년 CIC(Company‑in‑Company) 체제 전환과 사명 변경을 통해 조직 전문성을 강화했으며, 누적 학습자 13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외 시장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