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너스의 EDU톡] 사고력 성장을 이끄는 문해력과 영어 학습법
이현주 플래너스어학원 덕양원 원장
기사입력 2025.07.02 09:00
  •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룬 하룻밤의 성공”이라고 부르고 싶다. 

    지난 6월 2일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가 유튜브 성공에 관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때로 성공한 사람, 성과를 내는 기업을 볼 때 ‘운이 좋아서’, ‘원래 머리가 좋아서’ 또는 ‘열심히 해서’라는 단순한 잣대로 판단해 버리곤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물리적으로 쏟아 부어야 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자리하고 있다. 성과의 순간은 화려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수없이 많은 고민과 도전, 사고의 흔적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문해력과 사고력은 절대 한순간에 자라나지 않는다. 문해력이 사고력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은 마치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룬 하룻밤의 성공’처럼, 오랜 시간 사고를 연마해가며 완성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해력이란 글 속 의미를 파악하고 문맥 속 사고를 확장하는 능력이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은 글 속 핵심 메시지를 쉽게 찾아내며, 다른 사람의 생각과 관점을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수용하는 강점을 갖게 된다. 문해력이 사고력의 문을 여는 ‘열쇠’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영어 학습이 사고력의 관문인 문해력과 어떻게 연결될까? 

    영어는 ‘읽기의 자료’를 통해 사고를 발전시킨다.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학습은 새로운 사고의 틀과 사고방식을 접하는 과정이다. 한국어 문장과 영어 문장을 비교해보면 문법과 사고의 흐름이 다르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러한 사고의 ‘방향 전환’을 연습하면서 우리는 사고의 폭과 유연함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영어 학습에서 가장 효과적인 ‘인풋(Input)’은 바로 읽기이다. 수학 교육이 기호와 숫자로 사고를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면, 영어교육은 ‘읽기 자료’를 통해 영어로 된 글의 문맥 속 흐름을 사고하고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다. 영어학습을 통해 수많은 비문학·문학 작품과 접하게 되고, 그 속에는 역사, 과학, 철학, 심리학 및 여러 형태의 사회 현상이 농축되어 있다. 이러한 ‘읽기 자료’는 다양한 사고의 자극과 도전을 경험하며 문해력 뿐 아니라 사고력 개발에도 매우 큰 자산이 된다. 원서로 문학 작품을 접하면서 사고의 경계가 점점 넓어지고 사고하는 ‘근육’이 자라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사고력 개발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어 학습을 통한 문해력 연습을 해야 할까?

  • 이현주 플래너스어학원 덕양원 원장
    ▲ 이현주 플래너스어학원 덕양원 원장

    ◇ 원서 소리 내어 읽기(Read aloud)

    원서 속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활동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해 뇌를 다감각적으로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소리 내어 읽으며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문맥과 문법 구조를 글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러한 ‘말하면서 사고하는 연습’을 통해 사고의 속도 뿐 아니라 사고의 정교함까지 함께 발전시킬 수 있다.


    ◇ 글 속 핵심 어휘 및 문구 찾아 정리하기

    긴 지문 속에서 주제를 포함하는 핵심 어휘와 핵심 문장을 찾아 노트에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독서를 하다 보면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어휘와 표현이 있다. 소설 노인과 바다의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라는 메시지와 같이, 그 책을 관통하는 주제를 포함한 문구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훈련을 통해 글 속 메시지를 파악하는 문해력이 자라며, 문맥 속 사고의 힘도 함께 강해질 수 있다.

    ◇ 영어 문장 한국어로 재구성해보기 

    보통 영어 학습은 영작에만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다시 구성하면서 사고의 ‘방향 전환’을 연습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모든 언어는 본질적으로 소통을 목표로 하지만, 각기 다른 문화와 역사를 통해 저마다 고유하게 발전해 왔다. 영어와 한국어 역시 본질적인 공통점을 지니면서도,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존중하며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재구성하는 과정은 사고의 폭뿐 아니라 사고의 유연함도 함께 키워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처음엔 “이 문장을 어떻게 한국어로 바꿀 수 있을까?”라는 일차원적인 단계에서 출발해 점차 “이 문장 속 화자의 메시지, 감정, 의지를 어떻게 한국어로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더욱 복합적이고 깊은 사고의 단계로 발전해 나가게 된다.

    ◇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과정 중심 교육

    최근 교육 패러다임도 이러한 사고력의 중요성을 점점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점수나 성적보다 ‘과정’이 중요해졌다. 고교학점제가 이를 대표하는 사례다. 예전처럼 암기 위주로 성적을 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결과를 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가 교육의 핵심이 되고 있다. 암기식 학습 대신, 학생 스스로 사고하고 찾아서 학습하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과 문해력’을 함께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된다.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점은 학습자가 지식을 수동적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찾아서 학습하는 힘을 기른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문해력은 사고력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즉, 글 속 의미를 통해 사고하고 사고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사고력은 절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는다’. 문해력은 오랜 시간 동안 문장을 통해 사고를 단련하면서 점차 성숙해지고, 특히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로 된 다양한 글을 읽으며 사고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쌓일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고로 판단을 하며 창조적인 대안을 내놓는 인재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