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요강, 꼭 봐야 할 핵심은 무엇일까?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5.06.10 13:13
  • 최근 대학들이 일제히 올해의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했다. 모집요강은 대학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필수 자료다. 그러나 분량이 50~100페이지에 달할 뿐만 아니라, 생소한 입시 용어와 복잡한 표도 많아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모든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기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모집요강에 담긴 방대한 정보 중 어떤 내용을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 핵심 사항을 정리해본다.

    ◇ 전형 요약·주요사항

    대학들은 모집요강의 앞부분에 ‘전형 요약, 주요사항’ 항목을 배치해 각 전형의 핵심 포인트나 전년도와 달라진 변경사항 등을 안내한다. 예를 들어, 이화여대의 수시 모집요강에 담긴 ‘2026학년도 입학전형 주요사항’을 보면, 학생부종합(미래인재전형-면접형)이 신설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학생부교과(고교추천전형)의 전형 방법이 변경되어, 단계별 선발에서 일괄합산 선발로 바뀌면서 면접이 폐지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이처럼 ‘주요사항’ 항목을 통해 중요한 변경 사항이나 핵심내용을 간략히 확인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 전형별 모집단위 및 모집인원

    희망 대학의 해당 모집단위가 개설되어 있는지, 어떤 전형으로 선발하고 있고 모집인원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은 대입 전략 수립의 기본이다. 특히, 전년도와 모집인원의 차이가 있는 경우 수험생들의 지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관심 학과의 선발인원까지 꼼꼼히 확인하며 원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연세대는 올해 무전공 학부인 ‘진리자유학부’를 신설하여 교과, 종합, 논술전형으로 선발한다. 인공지능융합대학에서는 첨단학과 증원에 따라 ‘모빌리티시스템전공’이 신설되었다. 신설 학과의 등장으로 기존 학과의 모집 인원에 변화가 있을 수 있으므로, 관심 학과의 전형별 선발 인원 변동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전형일정

    수시 원서접수 일정이나 서류 제출시기 등은 대학별로 큰 차이가 없지만, 유의 깊게 확인해야 할 부분은 대학별 고사나 면접 일정이다. 특히, 해당 일정이 수능 전인지, 후인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수능 전에 치러지는 고사의 경우, 수험생의 컨디션에 따라 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수험생에게는 부담이 적고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려대(계열적합전형), 성균관대(성균인재, 과학인재) 등이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을 수능 전에 실시하고, 연세대, 서울시립대, 홍익대(서울) 등은 논술고사를 수능 전에 치른다.

    또한 목표 대학들의 고사 일정이 서로 겹치지 않는지도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많은 대학이 대학별 고사나 면접을 주말에 진행하기 때문에 서로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건국대, 경희대(의·약학계), 고려대, 서강대 등이 자연계열 논술고사를 수능 직후인 11월 15일(토)에 실시한다. 이처럼 일정이 중복되는 경우에는 각 대학의 출제경향 등을 미리 파악해 본인에게 좀 더 유리한 대학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지원자격

    지원자격은 해당 전형에 본인이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확인 요소이다. 예를 들어, 학교장 추천이 필요하거나 학생부 교과 성적이 정량적으로 반영되는 전형의 경우, 예술/체육고, 마이스터고, 특성화고(일반고/종합고 전문계과정 포함) 등 성적 체계가 다른 고교 출신 학생은 지원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졸업 시기에 따라서도 지원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을 비롯하여 고려대 학교추천전형, 서강대 지역균형, 성균관대 학교장추천, 연세대 추천형에는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서울시립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이화여대 고교추천전형, 중앙대 지역균형, 한국외대 학교장추천전형, 한양대 학생부교과(추천형) 전형은 졸업생도 지원할 수 있으나 재수생까지만 지원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다. 경희대 지역균형전형, 홍익대 학교장추천자전형은 삼수생까지 가능하다. 

    ◇ 수능최저학력기준

    지원자격이 ‘원서 접수 가능 여부’를 좌우한다면,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최종 합격’의 필수 조건이 된다. 최저학력기준은 원서접수 이후 수능을 치른 뒤에야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수시 6회 지원 기회를 낭비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각 대학의 전형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확인하고, 본인의 모의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충족 가능성을 예상해 보며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고려대는 2026학년도 수시 다양한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학생부교과전형인 학교추천전형에서는 기존의 최저 적용 시 탐구영역을 2개 과목 평균 등급을 활용하지 않고, 상위 1과목 등급만 반영한다. 또한 경영학과 논술전형은 전년도 ‘4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로 매우 높았던 기준에 비해, 최저기준을 ‘4개 영역 등급 합 8 이내’로 크게 완화했다. 반면, 한양대는 올해 논술 전형 모든 모집단위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 전형 방법

    전형 방법은 각 전형이 어떤 요소로 학생을 평가하는지를 보여준다. 성균관대의 학생부종합전형중 ‘융합형’과 ‘탐구형’은 학생부 100%로 선발하지만, ‘성균인재’와 ‘과학인재’는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하여 30% 반영한다. 논술전형에서는 언어형과 수리형으로 분리 선발하여, 자신이 희망하는 유형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서강대는 논술전형의 전형 방법을 기존 ‘논술80+교과10+출결10’에서 올해 ‘논술 100%’로 변경했다.

    이렇듯 수시 요강을 통해 평가 요소, 요소별 반영 비율, 대학별 고사 실시 여부 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의 평가를 진행하는 대학/전형에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 학생부 반영 방법

    학생부 반영 방법에서는 대학의 교과 및 비교과 영역 반영 방법과 점수 산출 방식을 알려준다. 학생부를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따라 자신의 경쟁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학별 모집요강을 통해 세부적인 평가 방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외대는 그동안 계열에 따라 반영 교과 및 교과별 반영 비율을 다르게 적용해왔으나, 올해에는 계열 구분 없이 동일 교과를 반영하고 학년별/교과별 반영 비율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교과 성적 반영 방법이 타 대학들과 달라, 공통/일반선택과목의 경우 등급환산점수 또는 원점수환산점수 중 상위값을 적용한다. 원점수 90점 이상은 1등급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타 대학들과 내신 산출값이 다를 수 있어 반드시 한국외대 기준으로 내신을 산출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모집요강은 지원 전략 수립에 있어 필수 자료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다 볼 필요는 없다”며, “목차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고, 희망 대학과 경쟁대학의 전형 방식, 모집 인원, 일정 등을 정리한 나만의 전형표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인 대입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