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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실내 놀이 공간 ‘디키디키’는 수준 높은 자체 놀이 프로그램과 특색있는 공간 조성을 통해 수많은 키즈카페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확고히 다졌다. ‘놀이가 아이를 키운다’는 철학 아래, 어린이의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주체적이고 유기적인 놀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신수지 디키디키 관장은 “놀이는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는 가장 본질적인 언어”라며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놀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놀이의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문화예술과 어린이 콘텐츠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신 관장은 디키디키의 이용객으로 시작해 현재의 총괄 자리에 올랐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그리고 문화예술 콘텐츠 기획자로서 경험이 담긴 그의 놀이 프로그램은 부모들의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었다.
조선에듀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위치한 디키디키 현장을 방문해 신수지 관장을 만났다. 그가 설명하는 디키디키에 대해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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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이 꽤 넓고 설계에도 많은 공을 들인 것처럼 보입니다.
디키디키의 공간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출발해, 문화기획자, 디자이너, 교육자 등 분야별 전문가 집단의 협업을 통해 설계됐습니다. 동선, 구조, 소재, 색감 모두 아이의 감각과 움직임을 고려해 안전하면서도 몰입감 높은 놀이가 가능하며, 열린 시야와 자연 질감의 재료 사용, 비정형 구조물의 도입 등은 아이에게는 자유로운 탐색의 기회를, 보호자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이와 같은 공간 설계는 보호자들의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이용객들은 “실외 같은 탁 트인 공간이라 아이가 마음껏 뛰놀 수 있었다”, “한눈에 아이가 보여서 안심된다”, “친환경적 디자인과 놀이가 만족스럽다” 등의 후기를 전해주곤 합니다.
공간은 곧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디키디키의 공간 자체가 아이의 감각과 발달을 존중하는 하나의 놀이 철학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곳곳에 섬세한 손길이 닿아있어요.
─ 시기별로 새로운 주제를 기획해 공간에 변화를 주고 계시죠. 현재 운영 중인 테마는 무엇인가요?
디키디키는 계절의 흐름, 사회적 감수성, 어린이의 발달 특성을 반영해 시기별로 새로운 테마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대표 콘텐츠인 ‘몽클한 촉감놀이터’는 감각 놀이와 이야기 기반 창작활동이 결합된 테마로, 지금까지 누적 1만3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참여했어요.
오는 7월에는 생태전환교육을 테마로 한 신작 ‘정글숲을 지나서 가자’를 선보일 예정인데요. 해당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는 생태 환경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고, 놀이를 통해 공존의 태도와 사회적 책임을 체득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놀이 프로그램 또한 놀이심리, 감각통합, 예술교육을 기반으로, 아이들의 자율성과 몰입에 중심을 두고 있어요. 특히 방학 시즌에 운영되는 ‘디키캠프’는 놀이와 문화예술, 창의교육을 균형 있게 설계한 고품질 프로그램인데요. 지난 시즌에는 예약 오픈 40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높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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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들이 아이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중심으로 구성된 듯합니다. 공간 특성상 가족 구성원의 방문도 많을 텐데요.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나요?
아이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만큼이나 ‘가족이 함께 놀이하는 경험’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기획 운영하고 있어요. 매년 연말에는 가족 맞춤형 활동 ‘해피패밀리파티’를 운영합니다. 특별한 공연과 감각 놀이가 결합된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보호자와 아이가 감정과 시간을 공유하며 가족 간 유대를 깊이 있게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가족 놀이 워크숍’에서는 보호자가 아이의 놀이를 도와주는 조력자이자 공동 창작자로 참여하는데요. 놀이 재료, 이야기 구조, 연출 방식까지 온 가족이 함께 경험하는 것에 집중해 기획·구성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어린이들과 함께 기부를 진행하기도 했다고요,
키마키마 프로그램을 통해 기부를 진행하게 됐는데요. 키마키마는 ‘키즈 플레이 마켓에서 키우는 마음’의 줄임말로, 환경, 경제, 나눔의 가치를 놀이를 통해 체험하는 어린이 ESG 프로젝트입니다. 어린이들은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직접 판매하고, 일부 수익금과 함께 기부하면서 자원 순환과 나눔을 실천하게 됩니다. 플리마켓을 넘어 워크숍, 창작활동, 환경교육, 경매 프로그램이 포함된 축제 형식으로 구성되며, 아이는 판매자이자 기획자, 소비자이자 나눔의 주체가 되는 다차원적 경험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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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마키마는 놀이의 사회적 가치를 확장하기 위해 지난 2022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31회에 걸쳐 약 950명의 어린이와 1만4000여 명의 방문객이 참여했어요. 누적 기부금은 디키디키 운영사 이즈피엠피와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사단법인 트루에 투명하게 전달됐습니다. 앞으로 키마키마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놀이 기반 ESG 교육 프로젝트로 확장해나갈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디키디키는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놀이를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어요. 지역아동센터와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무료 초청 행사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특수교사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이 상주하며 장애 아동 맞춤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이처럼 디키디키는 ‘놀이를 통한 사회적 책임’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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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적 놀이 중심의 교육 콘텐츠를 꾸준히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요?
놀이는 아이가 세상을 감각하고 해석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는 가장 본질적인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놀이 속에서 아이는 실패와 회복을 경험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내면의 질서를 형성해 가죠. 아이에게 놀이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서, 놀이가 곧 배움이고 회복이며 존재 자체이기 때문이에요. 단순한 유희가 아닌 존재의 기반으로서, 놀이는 아이의 감정, 사고, 관계, 신체를 통합적으로 성장시키는 힘을 지닙니다.
‘놀이가 아이를 키운다’는 디키디키의 철학은 아이에게 놀이할 권리를 돌려주는 일이며, 우리는 그 실천을 공간과 콘텐츠로 이어가고자 합니다. 놀이를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니라 아이의 삶의 기반이자 배움의 언어로 보고, 콘텐츠 개발, 공간 설계, 운영 전략 모두에서 놀이의 본질과 철학을 반영하고 있어요.
완성도 높은 이야기 구조를 중심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감각적 움직임과 신체 균형 발달을 도울 수 있는 공간 요소를 다층적으로 배치합니다. 또한 아이의 주도성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력자(스태프)의 개입 방식과 대화법, 환경 구성까지 세심하게 설계했어요. ‘아이의 삶을 키우는 놀이’를 실현하기 위해, 놀이의 질과 방향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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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전국적으로 많은 키즈카페가 존재합니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이 디키디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디키디키는 공간 자체가 콘텐츠고, 콘텐츠 자체가 배움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타 키즈카페와 차별화됩니다. 철학이 담긴 주제형 콘텐츠, 계절별 창작 테마, ESG 프로그램, 가족·단체 참여형 활동 등은 단순 소비형 놀이가 아니라 놀이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이에요.
몰입도 높은 콘텐츠 구성은 이용객들의 반복 방문을 유도하며, 현장의 모든 근무자는 ‘어린이가 마음껏 놀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로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거쳐 배치됩니다. 디키디키는 일회성 공간이 아닌, 아이와 가족이 기억하고 다시 찾는 ‘놀이 기반 교육·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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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키디키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재 공간 기반 운영에서 콘텐츠 중심 플랫폼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디키키트’가 있습니다. 디키키트는 현장에서 축적된 놀이 기획 경험을 키트로 확장해, 기관·가정·지역 어디에서든 주체적이고 감각적인 놀이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올인원 콘텐츠입니다. 오는 7월에는 생태 감수성을 주제로 한 ‘정글숲을 지나서 가자’ 놀이 키트를 출시할 예정이며, 실내 놀이터와 연동되는 복합 콘텐츠로 어린이의 몰입과 참여를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 끝으로, 앞으로 디키디키가 향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디키디키는 지금까지 75만 명이 넘는 어린이 가족을 만나며, 놀이가 삶을 지지하는 진짜 힘임을 직접 확인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놀이가 아이를 키운다’는 철학을 공간과 콘텐츠를 넘어 사회 전체로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교육, 복지, 문화, 정책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놀이 생태계의 중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모든 어린이가 존중받는 놀이 문화를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
“놀이는 모든 아이의 권리입니다” 디키디키가 말하는 ‘주체적 놀이 철학’ (인터뷰)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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