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6월 모평)가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영어영역이 작년 수능에 비해 쉬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EBS는 이번 6월 모평 영어영역에 대해 “작년 수능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면서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우리말로 해석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은 배제하였으며,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정확하게 이해하면 풀 수 있는 문항들을 다양한 유형에서 골고루 출제하여 전반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라고 4일 밝혔다. 

EBS에 따르면, 영어영역은 듣기 17문항, 읽기 28문항이 출제됐다. 신유형 없이 작년 수능의 출제 경향을 유지하며 소위 킬러문항의 요소는 배제됐다. 공교육을 통해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춘 수험생들이 정답을 맞힐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의 문항에서 지문의 정확한 해석을 요하는 문항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이다. 

EBS 수능 연계교재와는 25문항(55.6%) 연계됐다. 듣기 및 말하기 문항의 경우 EBS 수능 연계교재에 나온 대화/담화를 재구성하거나 소재, 그림 및 도표 등을 활용한 문항을 15개 출제했다. 

읽기와 쓰기 문항의 경우에는 EBS 수능 연계교재에서 지문과 안내문 등을 활용한 문항을 10개 출제했다. 30번(어휘), 32, 34번(빈칸 추론), 37번(글의 순서) 등의 문항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하고자 하면서도, 듣기 영역의 연계율을 높이고 그 외의 다른 문항들은 평이하게 출제했다. 

주요 문항으로는 30, 32, 34, 37번을 꼽았다. 먼저, 어휘 추론 30번 문항은 독창적인 가치로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들어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기업가의 전략을 학술 글쓰기에 적용한다는 내용의 글이다. 첫 문장에서 글의 중심 생각이 다소 추상적으로 제시되어 있으나, 뒤이어 이 내용이 기업 상황에서, 더 나아가 학술 글쓰기 상황에서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교하게 문맥을 파악하며 읽어 간다면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선지 어휘가 모두 공교육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으며 정답을 판별하는 데 필요한 근거가 지문 내 뚜렷하게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통해 언어적 지식 적용과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꾸준히 연습해 온 수험생이라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으로 판단된다. 

빈칸 추론 32번 문항은 작가가 작품 속 등장인물의 외모를 묘사한 것과 독자가 받아들이는 것의 차이를 다룬 글로, 독자가 이해하는 바를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내고 있어 수험생들이 글의 주제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답 선택지들에서는 지문에 언급되지 않은 표현들이 있어서 정답을 쉽게 고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양한 표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제를 파악하고 빈칸을 추론해야 한다는 점에서 변별력을 갖춘 문항으로 판단된다.

빈칸 추론 34번 문항은 지리(geography)에서 ‘어디에(where)’라는 질문의 의미를 설명한 글로, 요지가 글 전체에 걸쳐 반복적으로 설명되고 있어서 수험생들이 지문의 핵심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요지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나열된 정보들의 밀도가 높아 문장의 기본 구조 및 흐름에 집중하여 글을 읽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 보인다.

글의 순서 37번 문항은 magnetic pendulum에서 나타나는 chaotic systems의 원리를 설명하는 글로, 명시적 언어 장치와 특정 표현이 암시하는 의미적 단서뿐만 아니라 물체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글의 논리적 전개까지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항이다. 다만, 학교 수업에서 자주 다뤄지는 어휘와 표현으로 설명되고 있으므로, 문장 간의 유기적 관계를 나타내는 표현과 특정 원리를 설명하는 글의 논리적 전개 양상을 파악하는 연습을 성실하게 해 온 수험생이라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