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여고 130주년 기념식 개최… 항일운동·여성교육 잇는 부산 명문사학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5.05.30 11:51

- 개화기 설립된 일신여학교서 출발… 3·1운동과 항일정신 계승
- 유치원부터 예술고까지 6개교 운영… 지역 교육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 동래학원 개교 130주년 행사. / 강여울 기자.
    ▲ 동래학원 개교 130주년 행사. / 강여울 기자.

    학교법인 동래학원이 운영하는 동래여자고등학교(구 사립일신여학교)가 개교 130주년을 맞았다.

    이에 동래학원은 30일 교내 우창회관에서 ▲동래여고 ▲동래여중 ▲부산예술고 ▲부산예술중 ▲동래초 ▲동래초부속유치원 재학생·동창회원 등과 함께 ‘제1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을 비롯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백종헌 국회의원(국민의힘·부산 금정구) ▲윤일현 금정구청장 ▲한덕희 조선교육문화미디어 대표 ▲장준용 동래구청장 등 내빈과 재학생, 동문, 교직원이 참석했다. 

    기념식 이후에는 축하 공연과 함께 산하 각급 학교에서 연주회·무용제·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 동래학원 개교 130주년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의 모습. / 강여울 기자.
    ▲ 동래학원 개교 130주년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의 모습. / 강여울 기자.

    동래학원은 부산의 대표적인 명문 사학으로 꼽힌다. 현재 동래여고를 비롯해 동래여자중학교, 부산예술고등학교, 부산예술중학교, 동래초등학교, 동래초 부속 유치원 등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총 6개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개교 130주년을 맞은 동래여고의 전신인 일신여학교는 지난 1895년 부산진 좌천동에 설립됐다. 개항기 근대화를 추구하던 개화운동의 흐름 속에서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하던 시기에 문을 연 우리나라 초기 여성 교육기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일신여학교는 개교 이래 한국 근대 여성 교육의 선구적 역할을 해왔으며, 3·1운동을 포함한 항일운동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일신여학교의 학생과 교사들은 3·1만세운동을 주도했으며, 1925년 동래구 복천동으로 이전한 이후에도 항일과 구국의 의지를 실천했다.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박차정 의사를 비롯해 부산 지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40년 일제가 강요한 신사참배를 거부한 사건을 계기로 재단법인 구산학원(현 동래학원)이 설립됐고, 일신여학교를 인수했다. 구산학원은 ‘애국·애족·애향’을 건학이념으로 삼아 해방과 6·25전쟁, 4·19혁명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치며 교육 기반을 확대해 왔다. 그 과정에서 정계·학계·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인재를 길러내며 부산을 대표하는 사학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 강여울 기자.
    ▲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 강여울 기자.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은 “동래학원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학교와 학생이 중심이라는 마음으로 걸어가겠다”면서 “단순히 지식 전달을 넘어 우리 아이들 모두가 각자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오정석 이사장은 “학부모님들과 지역사회 여러분께서도 아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과 동행을 부탁드린다”면서 “동래학원은 늘 그래왔듯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로 성장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오용남 동래여자고 교장은 “개교 130주년을 맞아 본교와 학교법인의 성장·발전에 도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라며, “건학이념의 숭고한 뜻을 되새겨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