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전문가 칼럼

[리딩엠의 독서논술] AI 시대에 질문하기
김은경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대치도곡교육센터 부원장
기사입력 2025.04.02 09:00
  • “질문 있는 사람?”

    누구나 학창시절 자주 들었을 법한 말이다. 보통은 선생님이 수업 끄트머리에 던지는 질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대부분 학생은 위 문장을 다음과 같이 자체적으로 해석했다. 

    “수업 다 끝났는데 눈치 없이 질문하는 사람은 없겠지?”

    질문을 이끌어야 할 교사가 적절하지 못할 때에 질문을 유도함으로써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셈이다.

  • 김은경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대치도곡교육센터 부원장.
    ▲ 김은경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대치도곡교육센터 부원장.

    요즘의 부모 교육 경향은 수업을 마친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오늘 선생님께 질문 많이 했니?”

    글쓴이 역시 하교 후 바로 등원하는 학생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소수로 꾸리는 교실에서는 질문도 넘치고, 장난도 많이 치는 역동적인 아이들인데, 의외로 다음과 같이 답하는 아이들이 다수다.

    “아니요, 안 했어요. 저 원래 학교에서는 조용해요. 여기서만 질문하고 말 많이 하는 거예요.”

    윗세대나 요즘 아이들이나 여전히 질문하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질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왜 자식은 부모를 닮을까?’라는 질문이 있었기에 멘델의 법칙이 나왔고, ‘땅이 움직이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있었기에 갈릴레이가 손수 망원경을 만들어 지동설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늘날은 인공지능 시대로 접어들면서 질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바로 프롬프트 때문이다. 프롬프트란 인공지능에게 수행할 작업을 지시하는 명령어 텍스트를 일컫는 말이다. 프롬프트를 효과적으로 입력할 줄 알아야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에, AI 시대에 질문하는 힘은 한결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AI에 어떻게 질문하는 것이 좋을까?

  • 첫째,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AI는 한마디로 눈치가 좀 없다. 사람과 대화할 때는 몸짓, 표정, 음의 높낮이 등의 비언어적 요소도 활용할 수 있지만, AI는 오로지 프롬프트만 제공받기 때문에 명확하고 구체적인 문장으로 질문해야 한다. 

    <김대식 교수의 어린이를 위한 인공지능>에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불이 난 상황에서 기계에 엄마를 구출하라고 하면 엄마를 밖으로 던져서 구출할 수도 있고, 다친 상태로 구출할 수도 있으니 엄마를 구하되 던지지 말고, 안전하게 살아 있는 상태로 구출하라고 자세히 명령해야 한다고 말이다.

    둘째, 질문할 때 맥락을 같이 언급해야 한다. 단순 질문보다는 내가 어떠한 상황에서 무엇에 대한 답을 듣고 싶은지, 질문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 한층 더 관련성 있는 답을 들을 수 있다. 이를테면, 

    “요즘 황사가 심해졌다고 하는데(맥락 설명), 황사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알려줘요.(질문)”

    와 같이 말이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피드백을 제시하는 것이다. 답변을 들었을 때 모호하거나 더 알고 싶은 점이 있다면 처음 질문에 이어서 더욱 자세히 답해줄 것을 요청한다. 

    가만 보니, 이 세 가지 모두 일반 대화에서도 유용한 방법인 듯싶다.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질문의 맥락을 밝히고, 마지막으로 추가 질문을 하는 것. 이 세 가지 방법만 잘 활용해도 AI와는 물론 사람과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퍼블위즈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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