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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서 학교 현장과 입시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학생 스스로 학습을 설계하고 탐구력을 키우는 ‘자기주도적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민과 혼란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조선에듀는 20여 년간 진로진학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 온 박정준 팀유니온 대표 소장과 만나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탐구 역량을 기르고 입시에 성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박 대표는 “탐구력을 키우는 것이 단순한 입시 전략을 넘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역량”이라면서 “성공적인 입시를 위해서는 막연한 불안감 버리고, 자기 역량 믿고 묵묵히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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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책 <합격 생기부 절대 원칙, 탐구력>을 출간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면서 꿈이 없거나 탐구 방법을 몰라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많이 봤습니다. 꿈을 찾는 방법을 모르는 학생들에게 스스로 꿈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고, 탐구력이 미래 사회의 필수 핵심 역량임에도 탐구력을 키우는 구체적인 과정과 절차를 몰라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주제탐구와 독서를 통해 탐구력을 키우는 방법을 안내하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됐죠. 이 책을 통해 학술적 탐구의 구체적인 과정과 방법을 배우고,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는 것이 대입뿐 아니라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 올해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시행됩니다. 기존 교육체제와 비교했을 때, 가장 본질적으로 변화한 부분은 무엇이며, 대학입시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는 학생 중심 학습, 역량 기반 교육, 디지털 전환 대응, 지속가능성을 위한 공동체 의식 함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질적 변화의 핵심이죠.
대학입시의 경우, 우선 수시와 정시 비율이 현행대로 60:40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신은 사회/과학 융합선택과목과 과학탐구실험과목을 제외한 전 과목에서 5등급 상대평가가 시행된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수능 평가 방식은 국어, 수학, 탐구는 상대평가,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 체제가 유지되지만,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통합형 과목 체계로 치러지게 됩니다.
대입전형 별로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 학생부를 정성평가 하는 대학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면접의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체적으로 수시 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은 현행 유지 또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또한, 정시에서는 내신 성적을 정성적 혹은 정량적으로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 주도적 학습 설계’가 중요하잖아요.
“맞습니다. 결국, 교육과정과 교과목에 대한 이해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죠. 이와 더불어 대학에서 발표하는 ‘학과별 권장과목’을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진로분야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과목을 잘 선택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활동을 디자인해야 하죠. 앞으로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들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마다 입학처 등을 통해 전형 및 학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를 많이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내용을 숙지한 상태에서 학교생활에 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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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학생이 선택과목에 대한 고민이 커요.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요?
“과목 선택은 단순한 학업성취를 넘어, 대학 진학 후 학생이 희망하는 전공 분야의 학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하죠. 따라서 자신의 진로 분야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과목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러한 과목 선택은 ‘전공 관련 교과 이수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노리는 학생이라면 더욱 그 중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죠.”
─ 그렇다면 고등학교 재학 중 진로를 변경할 경우, 학생부 기록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나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진로가 바뀌는 것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계열 내에서 전공을 변경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으며, 계열 자체가 바뀌는 경우라도 서브 학과 등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죠.”
─ 최근 대학입시에서 무전공 선발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무전공 선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무전공 선발은 전체적으로 선발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봐야 해요. 유형1은 인문/자연 구분 없이 선발하고, 유형2는 단과대나 인문/자연을 구분하여 선발하죠. 특히 유형1은 자연계 학생의 합격이 대부분인 대학도 있으므로, 무전공 선발하는 대학별 특징도 잘 파악해야 하죠. 마지막으로 무전공 선발을 노리는 학생들은 수학+과학, 국어+사회 등 융합탐구주제를 잘 선정해 활동하기를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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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평가 방식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나요?
“대입전형자료 제공 방식의 변화로 인해 향후 학교생활기록부 평가 방식은 이전보다 더욱 정교화되고 세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지필평가와 수행평가의 비중, 수행평가 영역 명칭, 성취도별 분할점수와 같은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되면서 대학은 학생의 학업성취와 평가방식에 대해 더 면밀하고 세부적인 평가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정보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의 적정한 비중을 점검하고, 학생 개개인의 학업역량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죠.
특히 수행평가 영역 명칭 제공은 학생이 수행한 활동에 대한 질적 평가를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입니다. 이는 교육과정의 정상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해요. 대학은 학생의 수행활동이 교육과정의 목적과 방향에 부합하는지, 교사의 평가 의도와 일치하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취도별 분할점수와 성취도 비율 등의 정보를 통해 대학은 학교와 학생의 학업적 수준을 더욱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평가 과정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비록 표준편차는 제공되지 않지만, 이러한 세부 정보만으로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충분한 자료가 될 거예요.
결국, 향후 학생부 평가 방식은 보다 정교화되고, 평가의 질적 수준도 높아질 것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단순한 성적관리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의 본래 목적과 교사의 의도를 명확히 이해하고, 교과별 성격에 맞는 의미 있는 활동을 설계하고 참여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대학이 학교생활기록부 주요 항목 가운데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는 무엇일 것으로 전망하나요?
“현재도 그러하지만, 특히 2028학년도 대입에서도 대학은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고려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교과 수업이 학교생활의 중심이라는 점에서, 대학이 교과별 세부능력과 특기사항을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수업량 유연화의 영향으로 인해 기존에 독립적으로 기재되던 ‘개인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축소되고, 대신 이러한 개별 맞춤형 활동 및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에 통합되어 기록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향후 교과 세특은 학생부 평가에서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학생들은 교과별 특성에 부합하는 깊이 있는 학습활동과 의미 있는 성취 내용을 효과적으로 기록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 학생부 기재 내용만으로 자신의 강점과 성장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태도와 역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구체적으로 학업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학생부에 명확하게 표현하고,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사물과 현상에 대한 탐구과정과 문제해결 노력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죠. 특히 수행평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과 수업의 내용을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탐구의 깊이와 폭을 확장·심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기소개서 폐지 이후에는 주제 탐구와 독서 활동이 학생의 개별적인 특성과 강점을 드러내는 핵심적 요소로 자리 잡았어요. 이에 따라 대학 전공과 고등학교 선택과목을 고려해 고교 1학년 때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폭넓은 탐구를 진행하기를 추천합니다. 2~3학년 때는 자신의 관심 분야로 세부 주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면서 관련된 깊이 있는 독서활동을 병행하면 학생부에 스토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효과적으로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탐구력을 학생부에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까요?
“결국, 지금은 ‘주제탐구’와 ‘독서’의 시대라 할 수 있어요. 탐구력을 학생부에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부의 필요한 자리에 적절한 주제탐구와 독서기록이 담기도록 활동을 잘 디자인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학생부의 디자인에는 대학의 학과 가이드북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학과 가이드북을 기반으로 주제탐구와 독서를 해나가면 자신의 ‘탐구력’을 학생부에 잘 드러낼 수 있습니다.”
─ 창의적 체험활동(이하 창체)의 각 영역(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에서 핵심 평가 요소는 무엇인가요?
“최근 창체는 교과에 기반해 활동하는 것과 각각의 영역에 걸맞은 활동을 넣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예전에는 자율·동아리·진로활동의 영역 성격과 관계없이 모든 영역에 자신의 진로 관련 내용을 기재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각각 영역의 성격에 맞게 활동을 넣어야 하죠. 자율활동에서는 공동체 역량과 주제탐구 활동을, 동아리 활동에서는 교과 기반 심화탐구와 독서를, 진로활동에서는 진로탐색의 노력과 주제탐구, 독서를 적절하게 분배해 기재한 학생부가 가장 좋게 평가되는 추세입니다.”
─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세특)을 구성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 원칙은 무엇일까요?
“국어, 수학, 영어는 대부분 대학이 기초학업역량을 평가하는 교과이죠. 따라서 무조건 자신의 진로에 주제를 맞추기보다 과목 자체에서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과학은 전공 분야에 대한 탐구활동을 통해 전공에 대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예체능 과목은 주로 공동체 역량과 학생 개인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교과의 성격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활동을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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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종과 정시를 병행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논술과 정시를 동시에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학종과 정시를 병행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요. 학생 입장에서는 학종과 정시가 서로 완전히 다른 전형처럼 느껴질 수 있죠. 하지만 학종 준비를 충실히 한 학생이 정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정시를 철저히 준비한 학생이 학종에서도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는 사례가 자주 있습니다.
탐구활동을 깊이 있게 수행한 학생이라면 수능 문제도 충분히 잘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신, 수능, 논술을 전혀 다른 별개의 영역으로 인식하기보다 서로 연관성을 갖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즉, 내신 성적 향상을 위해 기본 개념과 원리를 충실히 다지는 노력이 결국 수능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고, 내신과 수능 준비 과정에서 탄탄한 기초를 쌓은 학생이라면 논술 시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큽니다. 익숙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학종과 정시를 동시에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 것입니다.”
─ 학생들이 입시 준비 과정에서 흔히 하는 실수를 방지하고, 동시에 탐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가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보통 내신, 수능, 논술 전형 중 하나를 섣부르게 포기하거나 너무 일찍 한 가지 전형에 집중하는 실수를 많이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말까지는 모든 전형을 열어두고 충실히 준비하는 것이 좋죠. 이를 위해서는 자녀가 학교를 신뢰하고, 입시에 지나치게 예민해지지 않도록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 활동을 결과 중심이 아닌 즐거움 중심으로 지원하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일들로 불안해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 ‘합격하는 학생부’의 핵심 요건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인가요?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잘 드러내는 학생부이죠. 대학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학생 혹은 학생부의 키워드는 결국 ▲지적호기심 ▲문제해결능력 ▲지식의 확장 ▲학문에 대한 열의입니다. 이는 대학이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이미 보여준 내용이기도 하죠.”
─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현실적인 조언한다면?
“교육과정이 바뀌고, 대입제도에 변화가 있다고 해서 막연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뛰어난 학생을 선발한다는 기본 원칙은 바뀐 적이 없습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두려워하기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떤 전형으로도 성공할 수 있어요. 이번에 출간한 책 <합격 생기부 절대 원칙, 탐구력>이 학생과 학부모의 막연한 불안감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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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준 팀유니온 대표 소장
공교육에서 20여 년간 진로, 진학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전국 입학사정관 대상 의무 연수 강사 및 대학 공공사정관, 대교협 강사, EBSi 강사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팀유니온만의 진로, 진학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전국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팀을 이끄는 중이다. 팀유니온은 향후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다양한 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학생들의 탐구 역량 강화라는 교육 목적을 달성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교육뉴스 중등·고등·입시
박정준 소장 “고교학점제 시대, 자기주도적 탐구력 갖춘 학생이 이긴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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