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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진의 본투비 지구과학 이야기] 우리 모두는 별들의 파편에서 태어났다
안성진 이투스 지구과학 강사
기사입력 2025.03.18 16:30
  • 안성진 이투스 지구과학 강사.
    ▲ 안성진 이투스 지구과학 강사.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아주 오래된 질문이다. 인류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인류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인류는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 왔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답을 내려보자면, 우리는 모두 별들의 파편에서 태어났다. 즉, 우리는 모두 별의 자식인 셈이다.

    우리 몸은 대부분 탄소, 질소, 산소 등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원소들은 또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주의 탄생은 약 138억 년 전, 빅뱅과 함께 이루어졌다. 빅뱅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우주에는 존재하는 원소가 거의 수소와 헬륨뿐이었다. 그리고 이런 가벼운 원소들로부터 별이 만들어졌다. 별은 인간의 관점에서는 영원불변해 보이지만, 사실 탄생과 죽음을 경험하는, 즉, 일생을 거치는 존재이며 이러한 과정을 별의 진화라고 한다. 

    별은 대부분의 일생을 ‘주계열성’이라는 단계로 보낸다. 이 단계에서 별은 수소를 헬륨으로 융합하는 수소 핵융합 반응을 통해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생성하여 방출한다. 그러다 별이 일생의 막바지에 다다르면 주계열 단계가 끝나며 질량에 따라 다양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태양 정도의 질량을 갖는 별들은 이후 별의 외곽부는 부풀어 오르고, 중심부는 수축하면서 ‘적색거성’이라는 단계로 진화하는데 이때 별의 내부에서는 헬륨을 탄소로 융합하는 탄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이후 적색거성의 외곽부는 팽창하여, 우주 공간에 흩뿌려져 ‘행성상 성운’을 형성하고, 중심부는 수축하여 백색 왜성이 된다.

    한편 태양보다 충분히 큰 질량을 갖는 별들은 주계열 단계가 끝난 이후 마찬가지로 외곽부는 부풀어 오르고, 중심부는 수축하여 ‘초거성’이라는 단계로 진화한다. 이때 별 내부에서는 헬륨 핵융합 반응은 물론, 탄소를 산소나 네온, 마그네슘 등으로 융합하는 탄소 핵융합 반응을 넘어 원자량이 큰 원소들이 순차적으로 핵융합된다. 이후 초거성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핵융합했던 물질을 우주 공간에 흩뿌리며, 초신성 잔해를 형성한다. 이러한 초신성 폭발 과정에서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헬륨보다 원자량이 큰 원소들은 별이 일생을 거치는 과정에서 생성되며, 우주 공간에 흩뿌려지는 것이다.

    한편, 별들이 최후를 맞이하며 형성한 행성상 성운이나 초신성 잔해에서는 중력에 의해 다시금 물질들이 뭉쳐지며, 새로운 별이 만들어지는데 이처럼 별의 생성과 소멸은 순환하며 이루어진다. 

  • 이투스 제공.
    ▲ 이투스 제공.

    우리가 사는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도 마찬가지로, 태양 이전에 존재하던 별의 파편으로부터 만들어졌다. 따라서 지구에서는 이전에 존재하던 별이 형성한 탄소, 산소, 질소 등의 물질이 포함될 수 있었으며, 수십억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원소들은 생명체의 근본적인 구성 요소가 되었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탄소, 질소, 산소 등의 원소는 물론 혈액 속의 철이나 뼈를 구성하는 칼슘 등 모두가 먼 옛날 우주 어딘가에서 찬란히 빛나던 별의 흔적이며, 결국 우리 몸은 우주에서 일어난 드라마틱한 별의 역사를 품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별을 올려다보며 느끼는 아련함은 이 때문이 아닐까?

    가끔 공부에 지칠 때면 밤하늘을 올려다보자. 우리는 결국 별에서 왔고, 별의 먼지로 돌아갈 존재이며, 우리의 존재는 우주의 오랜 역사와 함께하는 자연의 일부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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