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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입시전문가 “학생부 핵심은 ‘세특’입니다”(인터뷰)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기사입력 2025.03.14 09:00
  • 대한민국은 교육열이 뜨거운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대학 입시’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을 거치는 주제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한민국 교육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첨단 분야의 모집단위가 대규모 증원되고, 수능 킬러 문항 배제, 무전공 선발 확대에 이어, 아직 끝나지 않은 의대 증원 이슈까지 학생과 학부모는 적지 않은 혼란을 겪어왔다.

    대입 변동에 대한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028 대입 개편안에는 ‘수능 선택과목 폐지’, ‘내신 5등급제’ 등 굵직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나 계획은 아직 선명하지 않은 모양새다. 어렵고 복잡한 대한민국의 입시제도. 학부모들은 이를 어떻게 어떻게 따라가야 할까.

    조선에듀는 대한민국 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 이종환 대치명인 입시센터장을 만났다. 그는 20여 년의 시간 동안 입시전문가로서 대한민국 입시의 희로애락을 지켜봐 왔다. 이 센터장은 “내신 5등급제와 고교학점제 등에 따라 결국 학생부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은 학업역량과 진로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인 ‘세특’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이종환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 이종환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 지난해 입시는 변동이 많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를 되돌아본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2024년 입시 현장은 의대 정원 확대, 수능 난이도 논란, 무전공학부의 급격한 확대 등으로 입시 혼란이 극대화된 한 해였습니다. 특히 고3 재학생 입장에서는 의대 재학생을 비롯한 상위권 N수생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커지기도 했죠.

    한편으로는 대규모 의대 증원으로 인해 지역 의대와 최상위권 공대의 관문이 결과적으로 넓어진 측면도 있어요. 이에 ᄄᆞ라 혜택을 본 수험생들도 존재합니다.

    ─ 올해는 고교학점제가 처음으로 도입되는 해죠. 교실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학생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고교학점제는 스스로의 선택과 책임이 중요한 제도입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관심 분야를 미리 고민하고 계획적으로 과목을 선택할 줄 알아야 해요. 오는 1학기 말 전후로 차년도에 공부할 선택과목을 정하게 될 텐데, 자신이 선택한 과목이 대학 입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충분한 이해가 먼저입니다. 대학에서 필수로 하는 교과목이 무엇인지를 알고, 제대로 선택하고 공부해야 입시에 유리해집니다.

    ─ 그런데 수능에서는 통합사회, 통합과학이 시행한다고 합니다. 결국 진로역량이 아닌 수능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하는데요. 

    문·이과 구분 없이 모두 정해진 수능과목을 응시하게 되는데요. 1학년 때 내신과목으로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접했다면, 3학년이 되어서는 수능과목으로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학교별 교육과정을 보면, 대부분 학교가 3학년에 통합사회, 통합과학이 아닌 사회 또는 심화 과학 교과를 상대평가 과목으로 배정하고 있어요. 수능 공부할 시간이 태부족인 고3 현실에서 과연 사회 또는 과학 교과 수업이 무리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우려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 내신 5등급제 시행, 자기소개서 폐지 이후 학종의 변별력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내신 5등급제에 따라 전국 고교에서 내신 1등급대 학생이 급증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1등급 인플레이션 시대’가 되는 거죠. 이제 내신등급만으로는 학종 변별력 확보가 힘들어진다고 봅니다. 자기소개서가 부활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지 않습니다. 결국 학생부 내용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올해 고1부터 적용되면서, 고2·3학년 때 수강하는 과목 수가 기존 24과목 정도에서 30과목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더불어 학기제의 적용으로 교과세부능력특기사항(이하 세특)도 학기 말마다 마감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여러 이유 등으로 세특의 자수가 늘어났습니다.

    과목별로 쓰이는 세특은 대학 측에서 해당 학생의 학업역량과 진로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학생들은 내신성적 관리와 더불어 더욱 적극적으로 수업 활동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 진로역량, 전공적합성 등이 강조되면서 특목고 선호가 더 높아질 것 같은데요. 어떻게 고등학교를 선택하면 좋을까요?

    특목고는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을 학생부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학교별 프로그램도 다양하므로 특히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유리한 편입니다. 다만 내신성적 체계가 학점제인 ‘영재고’를 제외하고는 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는 여전히 등급제를 적용하고 있어요. 내신이 5등급제로 완화된 상황이라 할지라도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특목고를 지원하는 학생들이라면 고교 학습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특목고에서 배우게 되는 교육과정을 미리 숙지하고, 이를 수행할 의지와 더불어 철저한 예습이 필요합니다. 특목고 수업에 대한 준비가 미숙하고 의지만 왕성하다면 고교 진학 후에도 자신의 성적에 대해 다소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무전공 선발이 늘어나면서 자연계열 학생 위주로 덕을 보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는데요.

    서울대, 고려대 등 대학에서 최근 3개년 동안 2학년 무전공학부생들의 전공선택 순위를 보면 ‘컴퓨터공학, 전기전자공학,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이 상위를 차지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볼 때 대학들은 아무래도 수학 과목 등에 대한 학업역량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대학 측에서는 무전공학부 학생들이 결국 선호하는 학과들과 관련된 교과목과 성적을 고려할 가능성이 클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학별로 무전공학부 선발에 대한 입장은 각각 다를 수 있어 이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무전공 선발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진로역량이나 전공적합성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요?

    무전공 선발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자신이 선호하는 전공 분야를 생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선호하는 전공과 관련된 교과 내신과 선택과목에 대한 성취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기를 권해요. 

    진로역량과 전공적합성을 드러내는 시작점은 관련 교과 내신과 관련 교과 세특입니다. 진로와 관련된 교내 활동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공 관련 교과 내신성적과 적극적인 수업 활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노력을 게을리 한 학생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전공 선발이라고 해서 다양한 전공에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보다, 선호하는 전공에 대한 꾸준한 노력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 합격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종환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 이종환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 2026학년도 입시 트렌드를 살펴보자면요?

    2026학년도 입시 트렌드의 전반을 요약하면, ▲수능 응시 인구의 증가로 인한 경쟁률 상승 ▲의대 정원 동결로 인한 의약계열 ▲공대의 수시·정시 컷 상승 ▲수능 난이도 유지로 인한 고득점자 양산으로 탐구 선택과목의 중요도가 높아짐 ▲‘사탐 런’ 현상의 보편화입니다.

    의대 정원 동결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치대·한의대·약학대·수의대 등의 경쟁률이 치솟고, 더불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최상위권 공대 입시 경쟁이 전년도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봅니다. 선택형, 통합형의 현행 수능체계가 2년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의대 정원이 동결되더라도 N수생 규모가 그리 줄어들 것 같지는 않아요. 더욱이 올해는 ‘황금돼지띠’라 불리는 고3 재학생 수도 늘었으므로 수능 응시자가 수만 명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과 수험생들의 ‘사탐 런’ 현상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의약계열, 서울대, 국립대 일부 학과 등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이 수능 선택과목 제한을 폐지했습니다. 자연계 지원 시에 과학탐구 가산점을 주기는 하지만, 사회탐구로 수능과목을 변경하는 이과 수험생들의 증가는 이제 놀랄만한 일은 아닙니다.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은 2025학년도 수능 난이도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어요. 올해 또한 작년의 수능 기조가 이어질 것 같아요. 국어·수학은 전반적으로 평이하지만, 탐구과목에서 적당한 변별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어에서는 지난 2022학년도 수능 이후 현재까지 2등급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도 주목해야 해요. 절대평가인 영어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 수험생들이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대학별로 수시 종합전형에서 면접을 신설 또는 확대(한양대, 중앙대 의학, 이화여대 등)하는 대학이 늘었습니다. 수능최저기준도 변경이 꽤 있고요. 의대 정원 동결, 무전공학부의 신설 등으로 인해 전년도에 발표한 2026학년도 대입전형 계획과 오는 5월 말 확정될 수시 요강의 모집단위 정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변경된 수시 확정 요강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9월 모의평가 결과에 치우쳐 지나친 상향 지원으로 수시 실패를 겪는 경우가 많은데요. 올해처럼 변수가 많은 경우에는 모의고사 결과를 더욱 보수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 지원 시에는 의대 정원 동결로 인한 파급효과(의대 유사점수대 자연계 입결 상승)가 클 것으로 예상돼요. 군별 모집 중 하나의 군에서 확실한 카드 하나는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무작정 재수하는 것이 아닌, 우선 대학을 다니며 반수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정시 지원 시 모의지원을 보다가 갑작스럽게 모의지원 합격선이 하락하면, 오히려 ‘쏠림 현상’으로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어요. 지원에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합니다.

    ─ 서울대를 비롯한 몇몇 상위권 대학에서는 정시에서도 학생부를 보겠다고 발표했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정시에서 내신 또는 학생부를 보는 대학이 느는 것은 2028 대입 이후의 선발을 대비한 입시변화 과정 중 하나입니다. 특히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의 경우, 예년에 비해 학생부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요. 일부 학과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서울대 예상 커트라인에 근접한 수험생 중 우수한 학생부에 힘입어 합격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현재 고1 학생이라면 학생부 관리를 철저하게 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 수시와 정시 중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할지 정하지 못하는 수험생도 있을 텐데요.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학생부와 모의고사 등을 검토하면서 한 번이라도 자신을 제대로 객관화해 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현재 모의고사 점수로 어느 대학 정시에 지원 가능할지, 지금의 내신성적과 학생부로 수시에는 어느 대학을 지원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교과전형 또는 종합전형으로 합격 가능한지를 검토해 보고, 가능하지 않다면 논술전형 또는 정시전형 준비를 해야 하는지 집중 탐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과 학과를 먼저 정하기를 권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시와 정시 중 무엇을 어떻게 집중할지도 명확하지 않으니 입시 여정에서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 입시분석가로서 우리나라 입시제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입 4년 예고제가 있지만, 잦은 입시 변화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무릇 행정은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어느 덕목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시제도도 교육행정의 일환이므로 교육 수요자인 수험생과 학부모가 불안하지 않게 안정적인 입시 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랍니다. 

    ─ 끝으로, 고3 수험생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전하자면요?

    너무나 힘든 과정을 겪고 있을 수험생 여러분, 지금 이 순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수험생들의 밝은 내일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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