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입시큐] 2025 대입 리뷰로 본 올해 입시 전망은?
이종환 입시전문가, 이오스 러닝 대표, 대치명인 입시센터장
기사입력 2025.03.04 14:36
  • 지난주 추가모집을 끝으로 25학년도 대입 여정이 막을 내렸다. 막판 수험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의대 추가모집은, 9개 의대, 12명 모집 정원에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여 여전한 의대 열풍을 실감하게 했다. 올해 의대 입시의 항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아직도 안갯속이다. 교육부와 의과대학 협의회, 보건복지부 간에 의대 증원에 관한 의견들이 엇갈리면서 대학 측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작년 입시의 결과를 돌아보며, 올해 대입 전망을 정리했다.

    대학들의 공식 합불 결과는 오는 6월 중순 이후에 입학처 홈페이지나 대교협 포털 등을 통하여 공개될 예정이다. 필자의 상담 사례와 학원가의 합불 표본들을 중심으로 전년도 대입 결과를 살펴보면, 주요 대학들의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합격생 사례에서는 예년보다 내신의 중요성이 부각 되었다.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이 없는 주요 대학들의 종합 전형 입시 결과에서 내신이 상대적으로 골고루 우수한 학생들의 합격 사례가 늘었다. 이는 상위권 대학 종합전형을 미리부터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학생부 수준이 점차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만큼, 우수한 지원자들을 서류만으로 변별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에 고려대를 비롯하여 수능 최저가 높은 대학들의 경우에는 선호도가 덜한 학과 중심으로 다소 낮은 내신 성적에도 불구하고 추가 합격하는 사례가 잦았다. 이는 수능 난이도가 예년에 비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능 최저의 영향력이 작지 않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한편 의대 증원의 파급효과로 인하여, 수도권 약대 등의 종합 전형에서는 예년에 비해 낮은 내신성적으로도 최종 합격을 한 사례가 늘면서 약대 수시 합격생의 내신 스펙트럼이 다양화됐다.

    수능 난이도 하락은 작년 정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수능 만점자는 곧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서울대 입시에서는 과학탐구(이하 과탐) Ⅱ의 가산점 외에도 선택한 과탐Ⅰ이 무엇인가에 따라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서울대 의대를 포함한 일부 모집단위의 과탐 선택과목 제한, 과탐Ⅱ 가산점 등은 올해 입시에서도 여전한 입시 변수다.

    수시 원서 접수 직전에 보는 9월 모의평가(모평)의 난도가 6월 모평에 비해 2개년 연속 낮아지면서 작년에도 고3 재학생들의 수시 상향 지원 움직임이 강했다. 모평 상위권 점수대일수록 상향 지원 경향이 뚜렷했다. 다만 9월 모평의 결과가 실제 수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9월 모평만으로 수시를 상향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무전공학부 확대는 올해 입시에서도 중요한 화두다. 연세대는 올해부터 ‘진리자유학부’란 이름으로 ‘무전공학부’를 신설한다. 유형Ⅰ의 무전공학부는 의학계열이나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학부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일반적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무전공학부 지원자 합격생 표본 중에서는 이과 수험생들이 다소 강세를 보였는데, 일부 상위권대 자유전공학부에서는 수학 과목의 성취도가 높은 문과 수험생들도 약진했다.

    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아직 확정 전이다. 올해 의대 모집 정원은 4,948명(정원 외 포함)을 예정하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24학년도 입시처럼 3천명 대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의대 정원이 동결(실질적으로는 26학년 전형 계획보다 감원)된다면, 의대 입시 경쟁률이 폭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대 반수생의 물결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고3 재학생들의 관심이 의대 수시로 일부 이동할 수도 있다. 더불어 의대 정원 동결로 치의예, 한의예, 약대, 수의대와 SKY 주요 공대의 경쟁률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흐름도 예상해보아야 한다. 올해 수능 난이도가 작년 수능과 유사하다면, 수능 고득점자 양산으로 의대 정시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정시 합격 컷도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입시도 작년 입시와 유사하게 이른 바 ‘사탐 런’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작년 수능에서 사회탐구(이하 사탐) 1과목, 과탐 1과목의 응시자는 도합 47,723명이다. 26학년도 입시에서는 의학 계열 일부와 지역 거점 국립대 중 일부 모집 단위, 서울대 등을 제외하고는 탐구 선택 제한이 대부분 풀린 상황이라, 수험생들의 사회탐구 선택 경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사회탐구로 수능 과목을 갈아타는 수험생들 중에서는, 특히 화학Ⅰ 수능 선택자의 감소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