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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3학년을 앞둔 학생이 현시점에서 2026학년도 대입을 어떤 전형 중심으로 준비할지 정하지 못했다면 다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입시에서 어떤 전형이 자신에게 유리할지 확인해 보고, 이에 최선인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
◇ ‘나는 어느 전형을?’
고3을 앞둔 학생이라면 1·2학년 학생부와 학력평가 성적표를 두고 몇 가지 분석을 먼저 해야 한다. 3학년 선택 과목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때 얻을 수 있는 각 과목의 등급으로 5학기 교과 성적이 얼마인지 계산해 봐야 한다. 아마 대부분 아주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4학기 동안 이수한 과목의 이수 단위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1·2학년 학생부의 특기사항을 검토해 봐야 한다. 물론 2학년 부분에 기재될 특기사항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학생들은 자신이 1년 동안 수행한 창체별·과목별 수행평가, 발표 수업, 제출한 탐구 보고서, 활동 보고서, 자기 평가서 등을 정리해 본다.
세 번째로는 2학년 학력평가 성적을 백분위로 산출하도록 한다. (국어 백분위+수학 백분위+(탐구1 백분위+탐구2 백분위)/2)3으로 산출한다. 그러니까 국수탐 성적의 평균 백분위인데, 여기서의 탐구 백분위는 탐구 과목 두 개의 평균 백분위로 하는 것이다. 재학생의 경우 실제 수능에서는 보통 백분위가 4~5%는 하락함을 감안한다. 2학년 맨 마지막 성적이 현재 전국 상대 위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학년 내내 각 과목의 성적이 들쑥날쑥하다면 백분위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교과 성적, 특기사항에 기재된 탐구 내용, 학력평가 백분위를 정리한 후에는 수시에서 진학을 기대할 수 있는 대학·모집단위와 정시에서 기대할 수 있는 대학·모집단위를 비교한다. 수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와 정시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소치’를 비교할 때, 정시의 최소치가 상대적으로 아주 높은 경우가 아니라면 수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만약 정시의 최소치가 훨씬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면 정시 수능전형을 중심으로 준비하되, 국어나 수학의 성적이 우수하다면 논술전형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 수시에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면?
수시를 중심으로 준비해야 한다면, 반드시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할 만한 학생부인지 판단해야 한다. 1·2학년 학생부를 평가해 본 결과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도저히 경쟁력이 없겠다 싶으면, 3학년 교과 성적과 수능 성적 향상에 매진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교과 성적을 올리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더 높은 대학의 전형에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 대부분은 지난 2년간 학생부 특기사항을 어느 정도는 관리해 왔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을 미리부터 포기하는 것은 이르다. 학생부를 꼼꼼하게 분석해서 3학년 특기사항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학생부 평가하기
학생부 평가는 우선 다음을 확인하도록 한다.
(1) 미인정 결석·지각·조퇴·결과가 있는지, 얼마나 있는지 파악한다. 그리고 질병 결석·지각·조퇴·결과가 아주 많다면 당연히 질병이나 사고 때문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10회 전후의 질병 지각이 있다면 늦잠 후 병원에 들르고 등교한 것은 아닌지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 한다.
(2) 타인과 공동체를 위한 활동의 흔적이 여기저기 있는지 확인한다. 봉사활동을 한 학기 내내 꾸준히 했다거나, 학급에서 1인 1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거나, 동아리에서 부장·차장으로 기획과 집행에 기여했다거나, 모둠활동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거나 하는 내용이다.
(3) 진학을 희망하는 모집단위와 관련성이 큰 과목들을 이수했는지, 3학년 때 이수하게 될지 확인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는 뒤집어서 3학년 1학기까지 이수하게 될 과목들을 권장과목으로 요구하는 대학과 모집단위가 어디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물리학Ⅱ를 이수하지 못할 상황, 그러니까 2학년 때 물리학Ⅰ도 이수하지 않았다면, 기계·전자·반도체·화공과 같은 모집단위 지원은 무모하다. 역사학과에 진학하는 데에는 동아시아사와 세계사를, 지리학과에 진학하는 데에는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를 이수해야 유리하다. 대학별 이수 권장과목은 각 대학 입학처 사이트에서 <2025학년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4) 대학의 이수 권장과목의 성적이 다른 과목들보다 성적이 더 우수한지 살펴본다. 생명과학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고자 하는데, 생명과학Ⅰ의 등급이 다른 과목의 등급보다 2등급이나 낮다면 곤란하다.
(5) 창의적 체험활동과 교과발달상항의 특기사항 전체를 읽어보면서 특정한 주제와 흐름이 보인다면 좋다. 모든 특기사항이 마케팅과 관련이 있는 내용이 있을 필요도 없고, 오히려 모든 특기사항에 ‘마케팅’이 기재된 것도 어색하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마케팅’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고, ‘마케팅’과 해당 창체별·교과 내용이 연결된 주제 탐구가 다양하게 기재되어 있다면 좋은 학생부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하나의 탐구 대상만 두드러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1학년 때 관심을 둔 대상이 마케팅이고, 2학년 때 관심을 둔 대상이 심리라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 그리고 이 두 대상을 1·2학년에 걸쳐 탐구해 왔어도 문제될 것은 없다.
(6) (3)(4)(5)를 종합해서 판단할 것은 “내가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모집단위 지원에 적합한가?”보다는 “내 학생부가 어느 대학·모집단위에 적합한가?”이다. 대합입시를 코앞에 둔 수험생의 운명이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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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학년 학생부 업그레이드하기
2학년까지의 학생부를 평가했다면 3학년 학생부를 어떻게 만들어내야 할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위의 (2) 항목, 그러니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공동체역량’으로 표현되는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 부족한 점이 확인되었다면 3학년 1학기에 1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해야 한다. 수학 멘토로서 1학기 동안 멘티에게 최선을 다하든, 한 학기 내내 분리수거나 급식당번을 부지런히 하든 해야 한다.
이보다 더 까다로운 계획은 ‘학업역량’과 ‘진로역량’ 기준을 충족할 탐구 활동 계획이다. 이 두 가지 역량은 동시에 달성할 수 있으므로 굳이 별개로 생각할 이유는 없다. 위의 (5) 항목에서 1·2학년 학생부의 흐름을 바탕으로 1·2학년 때 부족했던 탐구나 이미 수행한 탐구를 심화할 수 있는 탐구의 주제들을 우선 뽑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3학년 때 수행할 주제 탐구는 ①구체적인 대상 선정(특정 분자의 결합, 특정 사건 등), ②대상과 관련성 있는 특정 원리 선택(물질 반응 이론, 사회 정의 개념 등), ③대상을 다루는 방법의 선택(실험·관찰·조사·표본 분석·비교·적용·통계적 예측·해결 방안 제시 등)을 각각 명확하게 구분해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주의할 점은 포괄적인 대상을 문헌 조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달 과정’, ‘갈등이론 정리’와 같은 주제의 탐구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이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탐구 대상-원리-방법을 여러 가지 구상해 보고, 각 주제들을 자율활동·동아리활동·진로활동·각 교과목·수업량 유연화에 따른 학교자율과정에 할당해 본다. 교육과정과의 연관성이 있도록 수정하면서 계획을 완성해야 한다. 공학계열을 준비하는 학생이 언어와 매체 과목과 공학을 연결하기 어렵다면 굳이 억지로 연결해서 주제를 선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언어와 매체 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심화하는 탐구를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학업역량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탐구의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연계열이라면 실험, 인문계열이라면 직접 하는 조사를 고려해야 한다. 모든 과목에서 그리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하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실험이나 조사 활동은 1회에 그치기보다는 꽤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더 좋다. 오랫동안 자신이 설정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한 탐구는 그만큼 가치 있게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적당히 좋아 보이는 주제를 선정해서 짜집기 결과물만 기재된 학생부는 그다지 경쟁력이 있지는 않다.
진로활동 특기사항에는 담임선생님과의 진로 상담의 과정을 빌린다면, 교육과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자신만의 주제 탐구도 기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하는 것도 좋다. 매력적이고 탐구하고 싶은 주제인데, 이 과목 저 과목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주제의 탐구를 이렇게 기재하는 것도 고려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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