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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24/25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이하 IRO)’ 지난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17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총 5일간 개최된다. 총 20개국 회원국 대표 3400여 명이 참가했으며, 15개 종목 35개 부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특히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 부산에서 개최돼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김종환 IROC 위원장은 “국제 대회가 부산에서 개최하게 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로봇을 설계하고,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미래를 위한 큰 밑거름을 형성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조선에듀는 김종환 위원장과 IRO 개최 소감과 의의, AI·로봇 교육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김종환 위원장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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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올해 26번째 대회입니다. 전회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죠. 당시 근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에서 대회를 개최해 매우 뜻깊었습니다. 다만 부산엑스포 유치가 좌절됐다는 소식에 아쉬운 마음이 컸죠. 이번 대회는 규모는 작지만, 부산에서 개최됐어요. 로봇올림피아드 같은 국제대회를 부산에서 개최하게 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로봇을 설계하고,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미래를 위한 큰 밑거름을 형성할 것으로 믿어요. 지난 26년 동안 대회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현재는 교수나 로봇 분야 전문가로 성장했습니다. 이들을 통해 이 대회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미래를 여는 발판이라고 확신합니다.”
─ 이번 대회는 다른 올림피아드 대회와 어떤 차별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가장 큰 차별점은 대회의 본질적인 목표와 구성 방식에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우열을 가리는 방식을 넘어, 미래 산업을 위한 교육과 창의력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이를테면, 수학 올림피아드나 물리 올림피아드는 주어진 문제를 푸는 시험 형태로 진행되지만, 로봇 올림피아드는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직접 구현하며, 성능을 시험하고, 창작 콘텐츠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대회 종목이 시간 경쟁을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 테스트와 창의력을 발휘하는 종목으로 균형 있게 구성돼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특히 창작 종목은 특정 도시, 예컨대 부산의 모빌리티와 해양도시 이미지를 어떻게 로봇 시스템으로 표현할지 도전하게 합니다.
이뿐 아니라, 국제 로봇 산업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특색이 있죠. 대회에서 사용되는 교육용 로봇 키트 대부분은 우리나라 기업의 제품입니다. 이는 우리가 전 세계 교육용 로봇 시장을 선도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죠.
마지막으로, 대회의 철학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로봇 개발 기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미래 AI와 로봇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인재를 키우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대회 참가자들이 창의적인 사고와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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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 종목들을 살펴보니 정말 다양하더군요. 특별히 눈에 띄는 종목이 있나요?
”특별히 한 종목만 꼽을 수는 없고, 다양한 종류의 종목이 구성됐다는 점이 IRO의 장점입니다. 대회의 종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주어진 미션을 시간 내에 완료하는 ‘퍼포먼스 대결’이고, 두 번째는 창의적인 로봇 설계를 선보이는 ‘창작 부문’입니다. 로봇 시스템을 설계하는 종목이나, 로봇 무비 제작과 같은 영상 촬영 및 프레젠테이션 종목도 있었죠.
또, 특정 키트나 시스템에 국한되지 않고, 참가자가 원하는 기술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부터 교육용 로봇 산업을 시작하면서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대회에서 사용되는 많은 키트와 시스템 역시 국내 기업의 작품입니다. 최근에는 AI와 자율주행 기술, 사족 보행 로봇을 활용한 새로운 종목들도 준비 중입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종목과 아이디어를 도입해 대회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국내 기업들의 키트와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이 인상 깊어요. 산업적으로나, 교육 콘텐츠 개발 측면에서도 IRO의 중요성이 클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IRO는 단순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창작 활동뿐 아니라, 학원, 콘텐츠 산업, 교육 키트 개발 등 여러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대회입니다. 이 때문에 IRO를 ‘산업을 일으키는 올림피아드’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대회가 K-푸드, K-컬처에 이어 ‘K-로봇’을 알리는 데 기여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 교육용 로봇을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이를 통해 글로벌 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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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로봇 교육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AI는 이제 단순히 언어 처리나 영상 인식에 국한되지 않고, 사고력과 추론 능력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단순 기능 수행을 넘어,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선 머신지능학습(Machine Intelligence Learning)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가 교육용 로봇을 선도해왔듯 앞으로는 ‘K-로봇’을 중심으로 AI 로봇 교육을 전 세계로 확장해나가야 합니다. IRO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미래를 이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를 바랍니다.”
─ 끝으로 AI시대를 대비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역량을 준비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학과 공부를 충실히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주말 활동이나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IRO같은 대회를 통해 로봇이나 과학 기술에 대한 흥미를 발견하고, 자신의 적성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학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미래 진로를 함께 고민하시길 바라요. 아이들이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즐겁게 배우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IRO2024/25] 김종환 위원장 “국제로봇올림피아드는 미래를 여는 발판”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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