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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가 시작된 지 약 2주가 지났다. 학생들은 저마다 이번 방학을 잘 활용하겠다고 다짐했겠지만, 마음에 비해 몸이 따라주지 않거나 막상 공부하려니 마음처럼 진전되지 않아 연초 의욕적으로 세운 공부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칼럼에서는 방학 계획을 학생의 입장에 맞게 점검하고 실천 능력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 학습계획표 리폼하기 : ‘내 공부 체력’에 맞는 학습 계획으로
1과목당 30분 이상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 학습 계획 또한 이를 고려해서 만들어야 한다. 의욕만 앞서 거창하게 만든 계획은 학생 본인이 지키기 어려워 작심삼일만에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교육 현장에서 수업의 중요성에만 치중하다 보니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스터디카페, 학원의 자습실,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계획을 세우고 이를 버티지 못해 딴짓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 대부분 수업 효과가 유지되기 어려워 방학 내내 몸과 마음만 지친 채 신학기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했듯이 ①친구들, 인터넷에 떠도는 모범생들의 학습 계획과 비교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학습 계획을 세우고 충분히 적응되었다 싶었을 때 조금씩 학습량을 늘리는 것을 권한다. 특히 ②집중력이 부족하다고 10시간, 12시간 학습 계획을 세우지 말란 법은 없다. 하지만 10시간이든 12시간이든 하루 동안의 학습 총량을 의식하기보다 그 속에서 각 과목당 소화할 수 있는 학습 시간과 학습량을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가장 간단하게 비교한다면 학교 수업시간(50분)이다. 배우는(수업) 시간과 비교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자기주도) 경험도 같은 시간만큼 유지할 수 있는지 점검해보고 이를 토대로 학습 계획을 재설계한다면 실천 가능성이 높아지는 학습 계획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학습의 정의 : 배우고, 정리하고, 점검하고
학생들의 학습 루틴을 살펴보면 보통 학교, 학원, 과외, 인강에서 이뤄지는 ‘배움’의 요소와 이를 내 것으로 만드는 ‘정리’의 요소, 그리고 문제 풀이와 결과에 따른 재정리라는 ‘점검’의 요소로 나뉜다. 흔히 말하는 ‘학’과 ‘습’의 영역이다. 시대가 바뀐다고 해서 공부법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학’과 ‘습’의 역할을 조금 더 학생의 입장에 맞게 배움-정리-점검을 통해 자기주도학습이 만들어진다는 점을 조언하는 역할과 조언을 받는 학생 사이에 충분한 상호작용이 이뤄지면 공부로 인한 갈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알아듣게 쉽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학생 본인들에게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래서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스스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장시간 붙잡기만 하는 학원보다 학원과 자기주도학습이 조화를 이루는 환경 마련해야
방학이다 보니 학원, 과외를 통해 정규수업 외에도 특강을 진행한다. 방학 동안 학습량을 높이는 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과 학부모가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과목 간 균형을 이 시기 많이 놓친다.
입시는 특정 과목만으로 진학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과목이 적용되는 만큼 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요즘 같은 단과, 전문학원에서는 학생의 실력이 부족하니 방학동안 많이 해야 한다는 논리하에 한 학원에서 학생을 한 과목만으로 적게는 5~6시간 많게는 8~10시간까지도 잡아두는 경우도 요즘 비일비재하다. 공부를 많이 해야한다는 입장은 이해되지만 장시간 상주한다고 실력이 느는 것을 무조건 장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방향은 생각보다 입시적 관점에서 과목 간 균형을 붕괴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입시는 과목만으로 가는 것이 아닌 만큼 과목 간의 학습 균형을 고려할 수 있는 사교육 활용과 더불어 한 과목을 배우더라도 수업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배움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과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을 고려할 수 없는 학원과 과외는 선택 과정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 아직 가능성이 있을까요? “충분히”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봐야 한다. 재수, N수 친구들이 현역보다 상대적으로 왜 뛰어날 것이라 생각할까? 그들은 그만큼 학습량이 많았고 실패 경험 또는 더 나은 도전을 위해 자기 공부에 충분한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학습 고민을 다양하게 해결해보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기 고찰과 노력은 자신에게 맞는 학습 루틴을 찾고 실천으로 이어져 우리 주변의 입시 성공사례로 소개되었던 만큼 지금의 내 모습에 대입해보며 나를 보완해보자.
필자는 입시 현장 속 학생들의 ‘과정’을 지켜보며 스스로 변화하고 성공으로 이어졌던 사례를 매년 옆에서 체감했던 만큼 학생들 모두 자기 출발 위치에서 부족한 계획, 실천, 정리, 점검을 끊임없이 보완하고 노력해본다면 시간과 속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수시든 정시든 입시에서 지금보다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방학은 학원 방학 특강에만 매여있기보다 학원과 자기주도학습이 서로 시너지를 낼 방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설 연휴가 지나고 신학기가 다가올수록 가능성은 조금씩 줄어드는 만큼 지금부터 시작하자.
[정영주의 도란도란 입시톡] “이번 방학도 작심삼일?” 실천할 수 있는 학습 계획 설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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