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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을사년이 시작됐다. 아이들도 새 학년 새 학기 준비를 앞두고 신나는 겨울방학을 맞이하고 있으며, 겨울은 방학이 긴 만큼 학부모들도 맞춤형 교육을 자녀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특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도서판매가 급증할 정도로 독서에 대한 관심도 대폭 증가했다. 수능 최고 고득점자의 학업성취도의 뒷배경에는 적어도 초등~중학교때까지는 일정한 수준의 ‘독서량’과 ‘정독습관’이 자리잡고 있음도 늘 후기에서 종종 단골손님처럼 접하게 된다. 그만큼 독서가 중요하고, 독서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음의 반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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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을 하면 우선, 텍스트를 천천히 읽으며 의미를 곱씹기 때문에 내용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하다.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맥락과 세부 사항까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며, 자신의 생각과 비교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비판적 사고력을 강화해준다. 특히 초등학생이 경우, 글 속의 단어와 문장을 세심히 살피면서 어휘와 표현 방식을 익힐 수 있어 꼭 필요한 독서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다독은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책을 많이 읽게 되므로 세상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이는 창의적 사고를 자극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볼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특히 다독은 끊임없는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다양한 주제를 접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다. 어휘력의 확장, 배경지식을 두텁게 하는데 필수적이기도 하다. 아울러 다양한 사고방식과 이야기를 접하는 기회를 제공하므로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좋아진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정독과 다독 중 어느 쪽을 더 시켜야 할까? 리딩엠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님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한정된 시간을 쪼개어 공부를 하거나 독서를 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에 직면할 수도 있으므로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기본기 형성 단계에서는 정독을 우선시하고, 읽기 습관과 흥미를 위해 다독을 병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초등학교 1학년~3학년 시기에는 무엇보다도 정독이 되어야 한다. 초등학생의 읽기 능력을 키우고, 독해력과 이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하는데 이는 정독을 통해 달성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기 아이들은 정독을 통해 가벼운 이야기책이나 동화를 활용한 다독으로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6학년 시기는 어느 정도의 독해력이 갖춰지기 때문에 다양한 책을 보는 것이 가능한 시기이도 하고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스스로 만들어가기도 한다. 이 때 다독의 비중을 늘려 다양한 주제와 장르를 접하게 하면 큰 도움이 된다.
다독을 목적으로 하는 책읽기와 정독을 목적으로 하는 책읽기 습관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다독과 정독 중 더 폭넓은 사고를 기르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다독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성향과 학습 능력, 그리고 요구하는 능력에 따라 어떤 책읽기를 할지 방향성을 잡고 가야 한다. 그 방향성을 잡는 데 있어, 아이들의 글쓰기를 잘 관찰해보면 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아이는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잘 이해하고 맥락을 잘 파악하나, 글을 직접 쓸 때는 구조적으로 쓰는 방법에 대한 부족함이 있다. 이런 경우는 좀 더 정독습관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책의 표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어떤 흐름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지. 이것이 곧 문해력으로도 연결된다. 이를 위해 아이들은 모르는 단어 하나하나를 붙잡고 주도적으로 질문을 해야 하며, 여러 개의 문장을 머릿속에서 연결해야 하는 수고로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경우에 필요한 것은 정독이다.
'다독'과 '정독' 모두 글은 어떻게 써나가야 하는지, 그리고 비문이 아닌 적확한 문장을 쓰는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다독과 정독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다독은 단시간 안에 배경지식을 늘릴 수 있고, 다양한 작가를 접하며 문장의 감각과 문체의 다양함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글의 구조를 분석하거나 하나의 글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것에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을 채워주는 것은 바로 정독이다. 글을 정독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의 구조와 전체적인 개요를 파악하게 하며 체계적으로 어떤 뿌리와 가지, 잎을 이루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흐름으로 내용이 전개되는지를 잡아낼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글을 정독하는 것은 많은 책을 다독하는 것만큼의 배경지식이 늘지는 않을 수 있다.
아이가 스스로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흥미를 붙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면 독서와 친근해질 수 있을 것이다. 쉽게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책이 있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나 부모님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독서를 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교육 환경과 글쓰기 역량을 갖추고자 하는 니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2028년 대입 개편안부터 서술형, 논술형의 비중이 확대되어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더 ‘독서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리딩엠의 독서논술] 다독과 정독, 무엇이 더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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