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관석 플레도 대표 “연령마다 적합한 에듀테크 적용해야”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4.12.10 14:07
  • 플레도AI.
    ▲ 플레도AI.

    디지털 학습 도구가 교육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학습 효과성과 집중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날로그 학습의 장점과 디지털 기술의 혁신을 결합한 교구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추세다. 특히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논리력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을 통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플레도 AI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결합한 학습교구로, 3~13세 유아 및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다. 두뇌 발달에 필수적인 손으로 만지는 학습 방식과 디지털 플랫폼을 융합한 제품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학습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선에듀는 플레도AI를 개발한 김관석 플레도 대표를 만나, 디지털 학습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교육 방식과 플레도의 철학, 그리고 미래 교육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관석 대표는 디지털 학습 도입에 대해 “인공지능(AI) 시대에 아이들의 교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라면서 “전 세계 교육 시장이 변하고 있고, 세상이 원하는 인재상이 바뀌고 있다”라고 말했다. 

  • 플레도 제공.
    ▲ 플레도 제공.

    ─ 플레도AI가 ‘아들’로부터 시작됐다고요?  

    “그런 셈이죠. (하하) 처음부터 교육 사업을 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작은 단순한 일이었죠. 아내가 네 살 된 아들에게 한글을 빨리 가르쳐보라고 독촉하면서 시작됐어요. 당시 시중에서 판매되던 한글 학습 교구를 이용해 한글을 가르쳐보려 했으나, 기존 교구들은 글자를 단순히 외우는 방식이라 아이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결국 아이는 배우려 하지 않았고, 저 역시 한글 교육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방에서 레고 블록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기차나 집 같은 것을 만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블록을 활용하면 재미있게 한글을 가르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곧장 블록에 한글 자음과 모음을 쓴 종이를 붙여 그것들을 조립하고 분리하며 소리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보여줬어요. 아이는 블록을 가지고 놀이처럼 배우는 방식에 흥미를 느꼈고, 놀랍게도 단 2주 만에 한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험이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갖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던 방식을 특허로 출원했어요. 그 과정을 통해 교육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지금까지 이어오게 됐네요.”

  • 김관석 플레도 대표.
    ▲ 김관석 플레도 대표.

    ─ 지금은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 수학, 음악 등 다양한 과목을 제공하고 있잖아요.

    “처음에는 한글 자음과 모음을 레고 블록에 연결해 가르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영어, 수학, 심지어 음악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 알파벳 자음과 모음을 연결하거나 숫자와 연산 기호를 조합해 산수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3’과 더하기 기호, 그리고 ‘4’를 연결해 ‘3 더하기 4는 얼마일까?’ 하는 식으로 말이죠.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조합해 멜로디를 생성하거나, 미술과 같은 예술 학습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았습니다.”

    ─ 플레도AI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플레도AI의 가장 큰 차별점은 아날로그 블록과 IT 기술을 융합한 독창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아이들은 블록을 손으로 직접 만지고 조작하며, 학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블록을 조립하고 배열하는 과정을 통해 한글, 영어, 수학, 과학, 코딩 등 기본 과목은 물론, 음악, 미술, 요리와 같은 감성 놀이까지 다양한 학습이 가능하죠. 

    또한, 단순히 학습 도구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학습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직접 만지고, 학습 자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하며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특정 과목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으며, 아이들이 학습을 통해 삶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큰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 김관석 플레도 대표.
    ▲ 김관석 플레도 대표.

    ─ 손으로 만지는 학습을 강조하는데, 구체적으로 학습 효율성 측면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나요?

    “디지털 학습은 좌뇌 발달, 즉 언어 능력, 계산 능력, 기억력과 같은 논리적 사고를 충분히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태블릿 기반 학습의 경우, 화면을 터치하는 수준의 단순한 상호작용에 그치기에 아이들이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죠. 반면, 손으로 만지는 학습에서는 실제로 물감을 섞거나 블록을 조립하며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기억, 탐색, 실행 등의 다양한 단계를 거치며 학습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어린아이들은 태블릿 화면의 정보를 기억하거나 요약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않았어요. 이런 연령대에서는 학습 내용을 손으로 직접 만지고 조작하며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경험이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결국, 손으로 만지는 학습은 단순히 정답을 맞추는 것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학습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체화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하죠. 이를 통해 창의력, 논리력, 문제 해결 능력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것은 물론, 놀이와 학습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학습의 즐거움도 느끼게 합니다.”

    ─ 유아의 경우, 사회화 교육의 측면에서 ‘교사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이때 태블릿 기반 학습은 이를 저해한다는 우려가 있죠.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 저학년의 경우, 정보 전달 중심의 티칭 방식보다는 자기주도 학습 능력과 사회성을 키우는 학습 환경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정보를 전달하는 ‘티칭(Teaching)’은 중·고등학생처럼 목표와 학습 방식에 익숙한 연령대에서 효과적이죠. 그러나 유아나 초등 저학년은 단순히 정답을 전달받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플레도의 AI 블록을 활용한 수업에서는 아이들에게 ‘강아지가 잔디밭에서 뛰노는 장면을 멜로디로 표현해보자’는 창의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아이들은 이를 직접 탐구하고 표현하며, 교사는 그 과정을 관찰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이에요. 

    즉, 교사와 아이 간의 상호작용과 소통이 더욱 강화된다는 점입니다. 티칭 방식에서는 교사가 정답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코칭 방식에서는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하며 교사는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로 인해 교사는 아이들의 개별적인 학습 상태와 감정을 더욱 세밀히 살피며, 필요한 피드백을 제공할 시간이 많아집니다.”

    ─ 실제 교육 현장에서 에듀테크가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에듀테크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연령별 맞춤 접근과 기술적 정교함, 그리고 학습 환경 설계가 중요합니다.

    먼저, 연령에 따라 적합한 방식으로 에듀테크를 운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생의 경우 AI와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해 학습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인화된 문제를 제공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반면,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 저학년은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부족하므로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학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죠. 이들에게는 디지털 도구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면서, 코칭 중심의 학습 방식이 필요해요.

    기술적으로는 세밀한 난이도 조정과 학습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디지털 교과서는 특정 학습 구간에서의 난이도 조정이 충분히 정교하지 않아요. 따라서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학습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특정 구간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필요합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예를 들어 2등급에서 1등급으로 도약하려면 완전히 다른 학습 접근법이 필요하지만, 기존 시스템은 이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또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초등 저학년 이하의 어린 학습자는 터치스크린 기반 학습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거나 학습 흐름이 끊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디지털 기기를 학습의 주도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대신 아이들의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코칭할 수 있는 보조 도구로 활용해야 합니다.”

  • 김관석 플레도 대표.
    ▲ 김관석 플레도 대표.

    ─ 올해 말에 로봇 저금통 출시도 앞두고 있다고요?

    “우선 12월 말에 로봇 저금통 삐뽀2의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삐뽀2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돈의 개념, 사용법, 그리고 투자와 계약 같은 경제의 기본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로봇 저금통이죠. 실제 저금통을 사용하며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소비와 투자 활동을 시뮬레이션하면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우는 거죠. 단순히 재미를 넘어서, 아이들의 경제적 습관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목표 설정 후 달성감을 느끼거나, 주식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이해하면서 합리적인 선택을 배워갈 수 있죠.”

    ─ 끝으로 플레도의 비전은 무엇일까요?

    “플레도는 어린이 교육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전 연령층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라이프 케어(Life Care)를 지향하는 회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르신들까지 포함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교육과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AI 블록을 활용한 통합 교육, 경제·금융 교육, 그리고 로봇 기술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풍부한 경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단순 교육이나 에듀케어(EduCare)를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행과 레저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도 검토 중입니다.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소규모 여행사를 인수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과 가치를 제공하려고 해요. 저희는 교육을 넘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고객의 삶을 케어하는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