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AI 시대에 책읽기와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기사입력 2024.12.11 09:00
  • ◇ AI 기술 발전의 특징

    AI 기술의 발전속도가 경이롭다. 2022년 말 챗GPT의 등장 이후 우리는 전에 비해 AI 기술 발전에 관한 뉴스를 더 많이 접하고 있다. 1990년대 인터넷 보급과 2000년대 스마트폰의 등장이 세상을 바꾸어 놓은 것처럼, AI도 세상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꾸고 있고 앞으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AI 기술 발전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생성형 AI’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미리 학습한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맞춤형 답변을 조합·생성하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덕분에 사용자는 정확도 높은 정보를 간편하게 얻을 수 있다.

    둘째, ‘검색 AI’다. 키워드를 입력하고 여러 결과가 나오면 그중 원하는 정보를 선택하던 기존의 검색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후 짧은 시간 안에 맞춤형 답변을 제공해 주는 게 검색 AI의 특징이다.

    셋째, ‘다중모드 AI’다. 사용자가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분석하여 이미지 속 사물을 텍스트로 설명하는 것처럼 오디오, 텍스트, 이미지 등 여러 형식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AI 기술이다.

    넷째, ‘AI 에이전트’다. AI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의 비서가 되어 업무보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일정 관리, 이메일 작성 등 일상 업무를 AI가 담당하면 사용자는 단순 반복 작업을 줄이고 더 중요한 창의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 AI 시대에 책읽기가 필요한 이유

    이처럼 AI가 우리의 삶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제 인간의 독서는 쓸모를 다한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어쩌면 AI 시대의 유일한 생존법이 독서일지도 모른다.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그중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독서를 하지 않고서는 가치 있는 정보를 판별하고 점검할 수 없다.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한 생성형 AI가 그럴듯하게 포장된 가짜 정보를 내놓은 사례는 허다하다. 독서를 통해 향상된 비판적 사고력이 정보의 바다에서 옥석을 가려줄 지혜를 키워줄 것이다.

    또한 생성형 AI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얻어내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 질문이 두루뭉술하면 답변 역시 그러하다. 매우 구체적이고 명료한 질문이 AI의 능력을 극대화하여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정확하게 질문하는 능력은 독서의 토대 위에 쌓인다. 우리는 AI에 종속되지 않고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AI 시대에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

    AI의 위력이 막강한 건 사실이나 AI는 완벽하지도 않고 인간도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다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글쓰기는 단순히 문장을 나열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 안에는 글쓴이의 경험이나 감정, 사유가 담긴다. 자녀를 향한 무한한 모성,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희로애락,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심연, 무한에 가까운 상상력, 꿈과 좌절,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감정을 AI가 온전히 표현해낼 순 없다. 설령 흉내를 낸다 해도 그 글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AI의 글이 인간의 글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AI가 인간의 글쓰기를 도와줄 수는 있다. 앞으로는 AI를 잘 활용하는 인간이 더 훌륭한 결과물을 창작해낼 것이다. 그러나 그뿐이다. 인간의 경험이나 감성에서 비롯된 창의성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AI가 빅데이터 학습을 통해 정보의 패턴을 인식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인간처럼 완전히 새로운 것을 상상하거나 창조하지는 못한다.

    이제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인간의 손에 달렸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인간다움의 영역을 확보하는 자만이 AI에 종속되지 않고 AI를 도구로 활용할 줄 아는,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