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찰떡 조합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다. 떡볶이와 어묵, 라면과 김치 등의 음식부터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처럼 사람 간의 관계일 수도 있다. 단순한 조합이 아닌 ‘찰떡’인 이유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이유, 함께 했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함께 있을 때 자연스럽고 가끔은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문장에도 다양한 조합이 존재한다. 일명 문장의 ‘호응’을 맞추는 작업으로, 아이들에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생각해낸 것을 글로 표현하기도 바쁜데 문장의 시작과 끝을 호응시키라니. 자유로운 글쓰기 중 덜컥 수학 공식이 등장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 찰떡 조합을 떠올리면 좋다. 햄버거에 콜라처럼 문장에도 떨어트려 놓기엔 완성도가 아쉬운 조합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아이의 관심사에 맞춰 설명하면 더욱 습득력이 올라간다.
-
A(8세)는 유아 때부터 ‘왜냐하면’과 ‘때문이다’ 사용을 지양하는 글쓰기를 교육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를 진행하며 이유와 설명이 담긴 문장은 없고 ‘주장’만 가득하다. 상투적인 표현을 피하기 위해 ‘때문이다’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학년의 경우, 이는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정확히 설명하기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과 ‘때문이다’는 하나의 찰떡 조합이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이유를 정확한 문장 안에 담는 연습이 시작이다.
문장의 호응을 방해하는 적 중 하나는 ‘동어 반복’이다. ‘그 이유는~ 이유다.’ ‘내 생각은~ 생각이다.’ 등 같은 단어를 반복하면 가독성을 떨어트리며 호응에도 맞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는 의식적으로라도 한 문장 안에서 같은 단어를 쓰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한다. 문장의 앞, 뒤 호응을 맞추며 동어 반복을 줄이되, 필요한 경우 동의어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예로, 한 1학년 중학생은, ‘의미는’으로 시작한 문장이 ‘~하고 있다’로 끝낸 글을 쓴 적이 있다. 다양한 끝맺음이 가능한 문장 안에서는 ‘다시 읽기’가 최고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문장을 다시 읽어보라고 하면, 더러 ‘제가 쓴 글이에요?’라고 묻고는 한다. 스스로가 어색한 문장을 쓴 것에 다소 놀란 것이다. 다시 읽어보는 것이 글을 써나가는 도중에 습관처럼 작용한다면 비문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글은 공식처럼 쓰는 것이 아님은 맞다. 자유로운 생각의 표현이 충분히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문장에서는 다르다. 아이들은 종종 이러한 사실을 모르곤 하기에 문장 속에도 찰떡 조합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만약에’로 시작한다면 ‘~일 것이다’로, ‘~점은’으로 설명하는 문장을 시작했다면 ‘~것이다’로 끝내는 등 호응을 맞추는 연습을 쌓아가면 된다.
햄버거를 먹다 목이 막힐 때, 콜라가 시원하게 뚫어주듯, 글쓰기를 하며 문장의 앞과 뒤도 서로 돕는 관계가 돼야 함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 아이들과 문장의 호응을 맞추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한다는 생각보다, 문장의 찰떡 조합을 찾아나간다는 생각으로 ‘다시 읽기’를 해보자. 자신의 글 속 어울리지 않는 한 조합을 발견하면, 스스로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리딩엠의 독서논술] 문장에도 필수 조합이 있다!
Copyrightⓒ Chosuned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