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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Edu Tech)라고 하면 영유아,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기술 기반 학습 콘텐츠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대학과 HR(Human Resources) 교육 현장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대학에서는 AI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공하고, 학습자들의 성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있다. HR 교육에서도 AI는 직원 교육 프로그램의 개인화를 지원하며, 각자의 역량에 맞춘 학습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AI 플랫폼이 바로 ‘클라썸’(CLASSUM)이다. 클라썸은 지난 2018년 KAIST 출신의 이채린, 최유진 대표가 함께 만든 AI 기반 교육 및 지식 공유 플랫폼이다. 구성원 간 소통을 기반으로 교육부터 지식과 노하우 공유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클라썸은 성인 교육에 집중해 대학과 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과 LG, 현대, 서울대, KAIST, 연세대, 고려대 등 현재까지 전 세계 32개국 1만 1000여 개 기관에서 사용됐다. 최근에는 AI와 대화하며 개인별 맞춤형 성장 계획을 설계하는 ‘AI 러닝패스’와 교육이 현업에서 성과로 연결되도록 역설계하는 ‘스킬 기반 육성’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채린, 최유진 클라썸 대표를 만나 오늘날 대학과 HR 교육 시장에서 AI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봤다.
─ 대학이나 HR 교육에서 ‘에듀테크’, ‘AI’의 활용은 다소 생소하다.
최유진: 대학과 HR 교육에서 AI 기술은 개인 맞춤형 학습과 자동화된 평가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대학에서 AI는 학생의 학습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학습 경로를 제시하고, 성과를 기반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거나 자료를 추천하기도 한다. 과제나 시험에서는 AI가 답변을 자동으로 평가하고 피드백도 주고, AI 기반 챗봇이 상담이나 학사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채린: HR 분야에서는 맞춤형 교육과 코칭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AI는 직원의 성과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교육 경로를 설계한다. 또, AI 코칭 시스템이 멘토링 역할을 하기도 하고, 경력 개발이나 성과 관리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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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썸은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나.
최유진: 클라썸은 AI 기술을 통해 학생들과 직원들의 학습과 질문을 관리하고, 이를 데이터로 축적해 사용자별 맞춤형 학습 경험을 추천한다. 대학을 예로 들어보자. 학생들이 비슷한 질문을 할 경우, AI가 이를 연결해 다른 학생들이 한 유사한 질문을 함께 보여준다. 단순히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된 다른 질문을 제시해 학생들의 학습범위를 확장하고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학생의 목표에 맞춘 AI 기반 학습 경로를 제시한다. 만약 ‘데이터 분석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 있다면,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나 학습계획을 AI가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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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린: HR 교육에서는 HR 담당자들이 학습 경로와 콘텐츠를 설정하면, AI가 각 직원에게 맞춤형 학습 콘텐츠와 계획을 추천한다. 직원들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스킬을 학습하고, 실시간으로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학습 과정 중 퀴즈, 영상, 챌린지 등을 통해 재미와 동기부여를 제공하며, 학습 내용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반적인 AI 시스템과 달리 사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는 점이 클라썸의 특징이다. 회사별, 직군별 사용하는 용어와 정보를 바탕으로 더 정확한 결과를 받아볼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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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적용되면서 사용자들의 학습 방식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
이채린: AI의 적용은 성과를 높이는 데 있어 ‘효율성’보다 ‘효과성’에 더 가까운 변화를 가져왔다. 직무 관련 진단이나 평가에서 AI가 자동으로 맞춤형 분석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 과거에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인력이 투입됐고, 시간이 지나면 업데이트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AI 덕분에 적은 리소스로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AI는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학습자의 스킬 수준에 따라 맞춤형 학습이 이루어지며, 이를 위해 먼저 진단과 평가가 진행된다. 예를 들어 특정 스킬을 잘하는 정도를 5단계로 나눠 정의하면, AI가 이에 맞춘 평가 문항을 생성한다. AI는 학생이 제출한 과제를 평가하고,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피드백도 제공한다. 이처럼 AI는 대학과 HR 교육에서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학습자의 성취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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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이나 HR에서는 명확한 평가지표가 없어서 사용자 수준을 구분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이채린: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에서는 평균을 기준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 수업에서도 교수가 학생들의 평균 수준에 맞춰 난이도를 조정했다. 하지만 평균은 어디까지나 관리 목적을 위한 수치일 뿐이다. 실제로는 학생 저마다 다른 능력과 배경을 가지고 있고, 학습 방식과 경로 또한 매우 다양하다. 반면, AI는 각 학습자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AI와의 상호작용에서 학습자들이 더 솔직하게 자신의 상황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HR 담당자들이 AI가 도입되면서 팀장이나 HR 담당자와 학습계획을 세울 때보다, 직원들이 더 솔직하게 자신의 학습 상태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기존에 HR 교육이나 대학에서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것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가 학습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는 이러한 솔직한 대화를 촉진해 맞춤형 학습을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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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프로그램들이 일률단편적이고, 실제 학업 성취도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이채린: AI 프로그램이 단순히 형식적인 도구가 아니라, 실제 성취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다수의 AI 교육 프로그램이 기존 역량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학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클라썸의 경우, 먼저 AI는 각 직무에서 요구되는 스킬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직무 설명서(JD)를 참고하고 있다. 또 각 업계에 필요한 스킬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회사 맥락에 맞게 정의한다. 그다음 AI는 회사나 직군, 개인에 적합한 진단 및 평가 문항을 생성한다. 직군마다 필요로 하는 의사결정 능력은 다 다르므로 AI가 지식적 측면보다 각 상황에 맞춘 평가 문항을 만든다. 평가 후에는 AI가 채점하고, 그에 따른 피드백 리포트를 제공한다. 단순히 점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AI는 학습자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개인의 역량에 맞춘 학습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연결해주고, 학습 전 과정에서 지원한다.
─ AI가 ‘대학 간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교육격차’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채린: HR교육은 직무 분석, 스킬 정의, 진단 및 평가 문항 작성, 학습 콘텐츠 준비 등 다양한 단계에서 전문성이 요구된다. 대기업은 이러한 과정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원이 부족한 조직은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최근 AI 기반 플랫폼들은 직무 전문성을 반영한 높은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SaaS(Software as a Service)와 같은 임대형 플랫폼 덕분에 큰 비용 없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시스템이 없는 중소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더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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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기술을 대학과 HR 교육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한계는 무엇인가.
최유진: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즉시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 자체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사람들도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LLM(대규모 언어 모델)과 같은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초기에 전 세계가 벤치마크 사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현장에서는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은 단순히 AI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성공적으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클라썸의 경우, 고객성공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팀의 목표는 오로지 ‘고객이 성과를 높이는 데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도입 초기부터 고객의 상황에 맞춘 효과적인 기술 활용 방안을 컨설팅하고, 데이터를 추적하면서 향후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사례와 시행착오를 통해 고객이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노력 중이다.
─ AI가 진단, 평가, 콘텐츠 제공까지 담당하는 상황에서 사람의 역할은.
최유진: 대학에서도 이 질문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AI가 무엇을 담당하고,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학생들이 진로 상담을 받을 때를 생각해보면, 선생님과 직접 상담하기는 번거롭고 시간 조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AI와 상담하면 학생들은 자유롭게 본인의 시간에 맞춰 이야기할 수 있고, 타인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상담에서 경험과 공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따라서 AI가 인간의 상담을 대체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는 대학과 기업이 AI와 사람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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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린: HR 교육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직 AI와 사람의 역할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기술을 도입한 곳들을 살펴봤을 때, 개인이 보다 효과적으로 스킬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예전에는 새로운 분야가 등장하면 강사를 섭외하고 수강생을 모집하는 등 운영 업무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AI가 콘텐츠 추천과 분석을 맡게 되면서 HR 담당자들은 조직에 맞는 학습 설계와 사람들의 학습 경험을 더 정교하게 설계하는 데 시간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기술 기반의 양질의 콘텐츠와 학습 로드맵에 사람의 코칭이 더해지면서 보다 세심한 역량 개발이 가능해졌다.
─ 앞으로 대학과 HR 교육에서 AI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채린: 기존에 HR교육은 누군가로부터 정보를 얻거나 피드백을 통해 배움을 얻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AI가 적용됨에 따라 성과를 내려면 어떤 지식과 스킬이 필요한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정은 무엇인지 등 필요한 지식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학습 기회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최유진: 자율전공이 확대됨에 따라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 후 느끼는 혼란이 커졌다.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담당 교사와 규칙적인 시간표가 제공됐지만, 대학에서는 스스로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에도 비교과 프로그램과 지도 교수 제도가 있지만, 학생들 대다수가 처음에 무엇을 해야 하고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AI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학생들이 진로를 설계하거나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AI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학사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캠퍼스 라이프 전반을 설계해주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인터뷰] 최유진·이채린 클라썸 대표 “대학과 HR의 미래, AI와 함께 진화하다”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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