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서·논술형 평가 대비는 초등학생 때부터 준비해야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기사입력 2024.10.23 09:48

- 서·논술형 평가 확대 예정

  •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확정 발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는 고교 내신체제 개편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지식암기 위주의 5지선다형 평가를 지양하는 대신 사고력·문제해결력을 평가할 수 있는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 그 골자다. 앞으로 단순 개념암기 방식만으로는 학교 시험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지므로 서·논술형 평가가 요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서·논술형 평가 준비는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의미와 방법을 정확히 알고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 서·논술형 문항의 의미와 차이점

    학교 시험은 크게 선택형 문항과 서답형 문항으로 나뉜다. 선택형 문항은 흔히 객관식으로 불리는 5지선다형이다. 서답형 문항은 학생이 직접 그 답안을 글로 작성하는 유형으로서 크게 서술형 문항과 논술형 문항으로 구분된다.

    서술형 문항은 개념이나 원리를 얼마나 이해했는가를 평가하는 데에 필요하다. 답안의 길이는 한 문장 이상으로 논술형 문항에 비해 짧은데, 서술 요소나 방식에는 조건이 붙는다. 즉 긴 분량의 글보다는 요구 내용이 모두 담긴 정확도 높은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술형 문항은 서술형 문항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수준의 글쓰기를 요구한다. 별도로 정해진 답안의 양식은 없으나 최소 한 문단 이상의 길이로 논리적 완결성을 갖춘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이때 서론-본론-결론이나 도입-전개-결말, 상황-문제제시-대안1-대안2-기대효과 등의 구성 단계는 글의 갈래에 따라 자유롭게 정하되 탄탄한 짜임새를 갖추어야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 서·논술형 평가에 대비하는 방법

    서·논술형 평가에 대비하는 첫 번째 방법은 서·논술형 글쓰기를 많이 연습하는 것이다. 이때 질문의 내용인 ‘발문’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필자가 서·논술형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열심히는 쓰고 있으나 질문에 맞지 않는 답안을 작성하는 학생들을 흔히 발견한다. 그런 경우에는 출발선으로 돌아와서 발문의 의미를 정확히 짚은 후 다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논술형 문항에서는 글감을 생성하고 짜임새 있게 조직하여 통일성 있는 답안을 완성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감 생성 및 조직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답안 작성에 돌입하면 완성도 높은 짜임새의 답안은 기대하기 어렵다.

    두 번째 방법은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꾸준한 독서다. 서·논술형 문항에서 제시하는 자료를 읽고 주어진 시간 내에 발문의 의미를 정확히 해석하려면 높은 수준의 문해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초등 때부터 하루에 삼십 분이라도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남을 때나 할 일이 없을 때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과로 잡고 문학과 비문학, 신문 등을 오가며 다양한 글을 읽고 이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세 번째 방법은 발표와 토론이다. 발표나 토론 수업 중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데에 공을 들인다. 친구들에게 소리 내어 말할 시간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학생들이 보여 주는 집중력은 글쓰기 수업 중 고쳐쓰기를 수행할 때와는 또 다르다. 실제로 발표나 토론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자신이 정리한 글을 말로 옮길 때 주춤하는 학생들이 많다. 자신의 글에서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허점을 뒤늦게 발견한 탓이다. 이처럼 발표와 토론은 문장이나 문단을 견고히 설계하는 논리력을 키우는 데에 특효다.

  • ◇ 서·논술형 평가 대비는 초등 때부터

    비단 국어나 사회 교과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과학이나 수학 교과에서도 서·논술형 문항이 출제될 수 있다. 특히 수학 교과에 있어 서·논술형 평가는 풀이 과정의 요소별, 단계별로 채점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문제 풀이의 과정을 단계별로 나눈 뒤 글로 자세히 옮기는 연습, 문제를 해결하는 여러 방법을 각각 구분하여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수학 문제는 잘 풀 수 있으나 정작 그 과정을 글로 옮기지 못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처럼 서·논술형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려면 다양한 능력이 요구된다.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는 문해력과 글감 생성에 활용되는 풍부한 배경지식, 글감을 조직하고 표현하는 논리력 등 말이다. 따라서 서·논술형 평가 대비는 초등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책 읽기와 글쓰기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