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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 대한 도서를 읽고 ‘하얀 거짓말’에 대한 의견을 쓰는 시간이 있었다. 한 학생이 “만약 엄마가 사 주신 선물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속상해하시니까 마음에 든다고 거짓말을 해도 돼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바로 말했다. 다른 학생은 약간의 고민 후 “마음에 안 든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해요. 하얀 거짓말도 거짓말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수업하다 보면 이처럼 생각을 묻는 물음에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학생들을 종종 만난다. 그럴 때는 있는 그대로의 생각을 써 보라고 한다. 하얀 거짓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답한 학생은 하얀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 모두 있는 그대로 썼다. 그러다가 생각이 정리되었는지, “남을 속이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기분을 나쁘지 않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니까 하얀 거짓말은 해도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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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학생은 정말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 사안에 대해 단지 깊은 고민을 안 해봤을 뿐이다. 그저 자신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쓰면서 내면에 있던 생각을 이리저리 조합해 정리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책을 읽고 글 쓰다 보면 생각을 새롭게 발견하고 정리하게 된다. 내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깨닫게 되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탐독(耽讀)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글이나 책 따위를 열중하여 읽는다.’이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단 한 문장이라도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만든 책을 만나기도 하고, 삶의 철학을 관통하는 깨달음을 얻게 한 ‘인생 책’을 만날 수도 있다.
이렇게 책을 읽는 행위는 자기도 모르던 내면의 생각을 꺼내 주기도 하고, 자신이 무지했던 영역에 대해 새로운 배움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이 삶의 태도, 생각하는 기준이 되며, 나아가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간다. 다시 말해, 탐독(耽讀)은 탐자아(耽自我) 즉 ‘자아에 열중하는 행위’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또는 탐자아(探自我) 즉 ‘자아를 찾는 행위’로 연결된다고 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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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탐독을 통한 탐자아를 더욱 확실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쓰는 것이다. 만약 ‘하얀 거짓말’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했던 학생이 책을 읽은 후 던져진 그 질문을 깊이 고민해 보지 않고, 쓰는 과정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여전히 자신의 생각을 알지 못한 채 그 책을 읽은 경험은 그저 ‘도서 목록’ 한 줄을 채우는 정보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탐독(耽讀)과 함께 ‘열심히 쓰는 행위’ 즉 탐작(耽作)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무엇이 더 알고 싶은지 그냥 쓰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당장 책을 읽고 쓰게 하자. ‘탐독’하는 과정에서 ‘탐자아’를 하고 ‘탐작’을 차곡차곡 쌓게 하자. 그 행위와 사유들이 모여 ‘하얀 거짓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와 같은 질문뿐 아니라 앞으로 학생들 앞에 던져질 수많은 질문에 대해 자기만의 삶의 기준과 철학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삶의 목적과 의미를 발견하게 해 주고,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게 하는 힘을 서서히 길러줄 것이다. 자신이 꿈꾸는 삶이 무엇이든 그렇게 살 수 있는 힘을.
[리딩엠의 독서논술] 아이의 자아를 찾아주는 가장 쉬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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