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미디어 노출 시대, 주도적 필터링 하는 책 읽는 아이
김현아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지도교사
기사입력 2024.09.11 09:00
  • 유튜브, 인스타그램, 각종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 과부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이다. 각종 미디어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다. 그리고 2010년대, 스마트폰이 대다수의 소비자들을 강타하면서 미디어 콘텐츠가 성행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도 점점 늘어났다. 그러면서 구독자에게 흥미를 끌 만한 소재들을 이용해 직접 방송, 또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크리에이터’라는 직종 또한 생겨났다. 크리에이터는 기존에 미국, 유럽 등의 국가에서 방송 제작자를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창작자’, ‘제작자’로서 그 뜻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같은 대명사가 현대의 새로운 직업이라고 인정받으면서 ‘미디어 과부하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게 잦은 미디어 노출은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 세계 곳곳의 소식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등 우리에게 많은 편리성을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뇌에 중독을 일으키는 치명적 요소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미디어는 우리에게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하며 일장일단의 성질을 보여준다.

  • 김현아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지도교사.
    ▲ 김현아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지도교사.

    요즘 2030 청년들에게는 ‘도파민 다이어트’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미디어 노출에 대한 위험성은 이미 널리 경고를 받아 왔다. 지난 1월 대표적 육아 방송인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도 미디어 중독인 아이가 ADHD에 걸릴 위험성 또한 크게 늘어난다는 내용이 송출되었다. 이런 미디어 노출과 ADHD의 상관관계는 도파민 분비로 이어진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인간은 즉각적으로 쾌락을 느낀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뇌의 활동에 있어 효율성을 끌어내기도 한다. 문제는 도파민에 중독되면 자극적이지 않은 일에는 쉽게 재미를 느끼지 않게 되고,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도파민이 너무 과해지면 ‘ADHD’ 또는 조현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또 동탄 성심병원의 김성구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자폐증을 앓는 소아청소년들의 대부분이 2세 전부터 티브이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2시간 이상씩 노출되어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세대의 공통 과제가 되었다.

    이에 대해 경각심을 느낀 많은 학부모는 아이와 미디어를 분리하고, 주도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독서 교육’을 시작한 데에 그 시사점이 있다. 여기서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제대로 된 독서 교육’이다.

    독서 교육을 통해 사고와 인지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증명되어왔다. 세종대왕은 실제로 ‘백독백습’을 일군 역사적 인물이기도 하며, 이덕무, 김득신뿐 아니라 나폴레옹, 링컨, 에디슨, 헬렌 켈러 등 세계에 기록된 위인들 또한 독서를 중요한 것으로 여겨왔다. 

    독서는 미디어와는 다른 자극을 준다. 도파민 분비로 중독 증세를 일으키는 미디어와 달리, 독서는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다. 독서를 하면 신체를 불안으로부터 안정시킬 뿐 아니라 정신을 맑게 유지해 주는 효과가 있어 알츠하이머(치매)를 조기 예방하기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공감 능력을 향상시켜 주어 사회성 발달, 의사소통에도 도움이 된다. 독서는 그림, 음악과는 달리 ‘문자’라는 인식의 단계를 한 번 거친 후에 수용되는 것이므로 단순히 감상에서 그치지 않는 데 그 핵심이 있다.

  • 또한 독서를 하면 주도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증가한다. 독서를 할 때 사건의 인과관계를 생각하듯,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거나 혹은 여러 가지 사건들을 접할 때도 주도적 사고력이 발휘된다. 문제 사건에 대해 그 인과 관계와 관련 소스를 생각해 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뉴스, 토론, 갑론을박,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차별화한 강점을 기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듯 미디어 노출이 과도하게 잦은 현시점에서, 미디어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우리 세대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서야 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이 현 세대가 원하는 ‘제대로 된 독서 교육’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