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 학습지 시장이 기존 외국어 학습 중심에서 직무 관련 학습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화와 맞물려 외국어 학습에 대한 수요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특정 직무 역량 강화와 전문 기술 습득이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이처럼 직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다양한 직무 역량이 요구되면서 성인들이 자기계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다. 이에 성인 학습지 시장은 지식습득뿐만 아니라 직무와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데이원컴퍼니의 레모네이드 CIC가 선보인 ‘가벼운학습지’이다. 더 가벼운학습지는 기존의 제공해왔던 외국어 학습지뿐만 아니라 작사가, 웹소설 작가, 카피라이팅, 성우, 사주풀이, 굿즈 제작, 마케팅, 구매대행 등 실용적인 직무·기술 관련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이 중 ‘12주 완성 작사가 데뷔 학습지’(이하 작사가학습지)와 ‘10주 완성 웹소설 작가 데뷔 학습지’(이하 웹소설학습지)를 직접 살펴봤다.
-
◇ 언제나, 어디서나 배울 수 있어
우선 가벼운학습지는 학습지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접근성’이 뛰어나다. 기존의 직무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교육 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학습지의 경우, 강의가 온라인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에 거주하거나, 물리적으로 교육 기관에 참석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작사가학습지는 총 3권, 웹소설학습지의 경우 총 4권으로 구성됐다. 두 과정 모두 인터넷강의가 함께 제공되며, 직무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강의 없이 학습지 단독으로 공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강의는 15분에서 20분 내외로 구성돼 짧은 편이다.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 짬을 내서 간편하게 직무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게다가 강의를 다 들은 후에는 반드시 스스로 학습하도록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강의보다는 학습지 구성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다. 단순히 이론을 정리해 놓은 것이 아닌 ‘내 이야기를 가지고 과거를 압축하는 프롤로그 써보기’라거나 ‘비유법에 집중하여 빈칸 채워보기’ 등 배운 내용을 실제 적용해보고, 실습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강의 시간은 20분 내외로 짧지만, 학습지를 채우는 시간은 1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등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
◇ 직무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괜찮아
해당 직무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초급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작사가, 웹소설 작가를 꿈꾸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경우에 알맞은 커리큘럼이다. ‘웹소설이란 무엇인가?’, ‘작사란 무엇인가?’처럼 기본 개념부터 다루기 때문에 비전공자라도 두려움 없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 특히 학습지 과정을 모두 마치면 미흡하게나마 나만의 창작물을 완성할 수 있어 성취감과 만족감을 모두 채울 수 있다.
반면 중급자나 고급자에게는 지나치게 쉽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 웹소설 작가로 데뷔를 앞둔 A씨에게 학습지를 보여주자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에게 맞는 커리큘럼”이라는 의견을 내보였다. 작사가로 활동하는 B씨 역시 “작사가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취미로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이라고 평했다.
-
◇ 저렴한 가격으로 전문가의 노하우 배울 수 있어
가벼운 학습지의 다양한 장점 중 단연 최고는 전문적이고, 유명한 ‘강사’다. 웹소설학습지부터 살펴보면 <오만한 전남편의 결혼제안>, <남편의 첫사랑이 돌아왔다>, <이리와 안아줄게> 등 다수의 유명작품을 집필한 7년 차 웹소설 작가 이정은이 강의한다.
작사가학습지는 <EXO Tempo>, <태연 Gravity>, <NCT 127 Whiplash>, <레드벨벳 Little Little> 등 다수의 유명 가수 앨범에 참여한 17년 차 작사가 ‘JQ’(제이큐) 메이큐마인웍스 대표가 강의를 진행한다.
-
업계에서 상당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전문가가 자신들의 노하우와 업계 프로세스를 알려준다는 점만으로도 메리트는 분명하다. 아울러 오프라인 학원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강의는 물론 이들의 노하우가 담긴 교육 자료나 연습용 데모곡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율성도 매우 높다.
또한, 인터넷강의와 학습지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과정 외에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면 이들에게 1:1 코칭을 3회 받을 수 있는 과정도 있다. 해당 과정은 직접 수강하지 않아 분명한 판단이 어렵지만, 강사에게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세심한 티칭을 받고 싶은 학습자라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학습 과정 내내 실습한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어 아쉬움을 여실히 느꼈다.
-
◇ 동기부여 요소가 부족한 점은 다소 아쉬워
학습지가 매력적인 교육자원으로 여겨지는 이유 중 하나는 학습자에게 자기 만족감을 심어준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을 투자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자기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학습자로 하여금 학습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제고하고, 꾸준히 자기주도학습이 행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아동, 성인할 것 없이 대다수의 학습지 업체가 ‘꾸준한 자기주도 학습’을 끌어내기 위해 환급, 상품, 포인트, 학습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동기부여 요소’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가벼운학습지의 경우, 일부 외국어 과정에는 환급 패키지 등 동기부여 요소를 적용하고 있으나 직무관련 과정은 론칭한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동기부여 요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강사와의 상호교류나 별도의 학습관리 시스템 등도 부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무 부담과 가사, 육아 등 시간 관리가 어려운 성인들이 공부 동기를 꾸준히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습자가 제품을 구매한 후, 방치하지 않고 꾸준히 학습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좋은 방안이 모색되기를 희망한다.
성인들은 대체로 가사나 업무 등으로 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고, 비용 역시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새로운 학습에 대해 불안감이나 자신감 부족을 겪기도 한다. 가벼운학습지의 작사가, 웹소설학습지는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직무교육’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세분화된 직무관련 학습지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사용기] “학습지로 작사가·웹소설 작가 될 수 있을까?”…가벼운학습지 풀어봤다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배울 수 있어
- 초급자를 제외한 중급자나 실무자에게는 쉽게 느껴질지도
관련뉴스
Copyrightⓒ Chosuned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