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 출산 적령기는 30대 초반…나이 많을수록 위험성 높아져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4.07.22 15:49
  • 여성이 첫 아이를 출산하는 가장 적절한 시기가 30대 초반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보다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성 고혈압(임신 중독증)이나 당뇨병, 조산 등 각종 위험이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성지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조주희·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2005년 1월~2019년 12월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첫 아이를 낳은 여성인 초산모 368만5817명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나이에 따라 ▲25세 미만 그룹(15만3818명) ▲25~29세(84만5355명) ▲30~34세(173만8299명) ▲35~39세(78만7530명) ▲40~44세(15만1519명) ▲44세 초과(9296명)로 나눴다.

    연구에 따르면 초산모의 나이는 갈수록 증가했다. 고위험 임신의 기준이 되는 35세 이상 초산모의 비율은 2005년 18.15%였으나 2019년에는 38.42%로 두배 이상 많아졌다. 40~44세 초산모는 2005년 기준 15.96%에서 2019년 30.44%로 늘었다. 44세 이상 초산모도 2005년 2.06%에서 2019년 7.47%로 3배 이상 뛰었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시기가 늦춰지면서 그에 따른 임신 합병증 위험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산모 연령의 증가에 따라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과 제왕절개 수술률도 비례했다. 임신성 고혈압 발생률은 25세 이하에는 2.5%였으나 44세 이상에는 10.2%로 4배 높았다. 제왕절개 수술률도 25세 이하에서는 29.5%였으나 44세 이상에서는 74%로 나타났다.

    조산 역시 25~29세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30~34세에서 7% 늘었고 35~39세는 26% 증가했다. 40~44세 55%, 44세 초과에선 85%로 올랐다.

    이번 연구에서는 초산모 연령에 따라 출생아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예후도 확인됐다. 출생아의 질환별 발생 위험을 장기간(중앙값 10.4년) 살펴본 결과 자폐와 뇌성마비가 산모 나이에 따라 증가했다.

    25~29세를 기준으로 비교 시 자폐는 40~44세 출산에서 29%, 44세를 넘어서면 50% 이상 증가했다. 뇌성마비 역시 40~44세 출산에서 29%, 44세 초과인 경우 54%로 위험도가 커졌다.

    이를 종합해 연구팀은 첫 번째 임신의 최적 출산 연령을 30대 초반으로 꼽고, 이 시기를 넘어서면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산모 및 출생아의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밝혔다.

    오수영 교수는 22일 “출생아의 장기 예후에 관여하는 요소에는 산모의 나이뿐 아니라 남편의 나이도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해외 연구들에서 잘 알려진 부분”이라며 “국가 빅데이터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나이를 같이 분석할 수 없었던 것이 이 연구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전했다.

    성지희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초산모에 해당되는 연구임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고령 산모라도 두 번째 이상의 임신(경산부)은 저위험 임신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산모 연령 증가에 따른 조산 및 장기 예후에 대한 영향은 최근 여성들이 선택하는 난자 동결 같은 방법만으로는 대처가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지 최신 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