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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는 말 그대로 자신을 소개하는 글이다.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글을 쉽게 쓸 수 있을 것 같으나 막상 작성을 시작하면, “저는 자상하신 아버지와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의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외에 더 이상 쓸 말이 없다. 이는 글의 주제가 되는 ‘자신’이 객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관계주의적 특성이 강한 한국에서는 자신을 관계주의적 맥락에서 인식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소개하기 어려워한다.
AI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제는 AI를 활용하면 자기소개서 작성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비교적 손쉽게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챗GPT 소식이 전해진 이후,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AI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3년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20대 취준생 10명 중 4명이 자기소개서 작성에 챗GPT를 사용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AI기술이 산업 전반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요즘, 생성형 AI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에는 두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생성형 AI의 특징상 생성된 표현이 두루뭉술한 경우가 많다. 이는 생성형 AI의 학습 과정에서 틀린 답을 내놓으면 페널티를 받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는 최대한 ‘틀렸다’라고 평가받지 않기 위해 두루뭉술하게 답변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는 ‘본인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다. 이는 자기소개서 평가의 핵심 요소이므로, 두루뭉술한 내용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둘째, 자기 객관화에 대한 고민 없이 생성형 AI가 써 주는 글을 그대로 제출했다가는 각 기업에서 구축하고 있는 GPT 탐지 시스템에 걸릴 수 있다. 챗GPT 작성 의심 자소서로 판단되면 해당 기업의 내부 규정에 따라 탈락 처리될 수도 있다. 또, 서류 전형에서는 합격하더라도 자소서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대면 면접에서 면접관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AI기술을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그대로 작성하게 하기보다 AI를 통해 자신을 주제로 한 다양한 글쓰기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글이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객관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애편지를 A4용지 한 페이지 분량으로 써 보면, 상대방에 대한 감정과 실제로 글로 표현된 감정 사이에서 매우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이는 글쓰기 과정에서 일어나는 객관화 현상 때문인데,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한 글도 많이 써 봐야 자기 객관화가 가능해진다. 평소 일기를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신에 대한 생각’은 매일 넘쳐나도록 하겠지만 자신에 대한 글을 쓰는 일은 미미할 것이다.
이때 생성형 AI는 글쓰기 연습에 큰 도움을 준다. 자신을 나타내는 핵심 키워드만 서너개 생각해 낸 후, 생성형 AI에게 나머지 맥락들을 채워주도록 요청하면 쉽게 글이 완성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한편으로는 자기객관화를 해 보고, 다른 한편으로는 적절한 문장들을 수집하면 최종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
즉,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AI시대 효과적인 자기소개서 작성의 핵심이다.
[신동호의 AI시대 취업과 교육] AI시대 자기소개서를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방법
- AI시대 취업과 교육을 대비하는 현명한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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