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거지’라고 놀림받는 韓 아이들… 외신도 주목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4.07.09 11:08
  • 초등학생 사이에서 해외여행을 갈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을 비하하는 표현인 ‘개근거지’가 최근 외신으로부터 조명받았다. 

    지난 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개근 거지는 누구인가? 일하고 공부만 하며, 즐기지 못하는 한국 젊은이를 이른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SCMP는 “개근은 전통적으로 자기 절제와 의무에 대한 헌신을 인정받아 미덕으로 여겨졌다”면서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개근은 돈과 시간이 없어 여행을 갈 수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이 매체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 A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A씨는 당시 “어제 아들이 ‘친구들이 개거라고 한다’고 울면서 말하더라. 개거가 뭔가 했더니 ‘개근 거지’더라”라며 “학기 중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그는 “외벌이로 월 실수령액이 300만~350만원이다. 생활비와 집값을 갚고 나면 여유 자금이 없는 형편이지만, 아들을 위해 해외여행 비용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A씨는 아들에게 국내여행을 제안했으나, 그의 아들은 ‘한국 가기 싫다. 어디 갔다 왔다고 말할 때 쪽팔린다’라고 했다. A씨는 “체험학습도 다른 친구들은 괌, 싱가폴, 하와이 등 외국으로 간다고 하더라”라며 결국 아내와 아들 둘이서만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로 하고, 저렴한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SCMP는 “전문가들은 ‘개근거지’라는 표현을 물질주의와 성공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의한 사회적 압박과 관련있다고 본다”며 “전문가들은 그것이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매체는 한 아동학 전문가를 인용해 “성장기에 ‘개근거지’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 낙인이 평생 흉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