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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글쓰기 시대
뉴스를 보면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책이나 신문 같은 인쇄 매체보다 영상 매체를 접하는 비율이 현저히 증가한 결과다. 이에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초 문해력 향상을 목표로 초등 1~2학년의 국어 수업을 34시간 늘렸다. 고교 과정에서는 논·서술형 능력 향상을 위해 ‘주제 탐구 독서’, ‘독서 토론과 글쓰기’ 등 독서·작문 연계 활동을 강화하는 과목도 신설했다. 위 교육과정은 올해부터 학교 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 중이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도 주목할 만하다. 고교 내신체제에서 지식암기 위주 평가(5지 선다형)를 지양하고 사고력·문제해결력 등의 미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도록 논·서술형 내신 평가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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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해력을 넘어 문장력으로
이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뿐만 아니라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의 잣대인 ‘문장력’도 필수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 능력들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문해력 향상의 키워드는 독서다. 영상 매체의 유혹을 뿌리치고 진득하게 앉아서 수많은 활자를 밀고 나가는 바로 그 시간에 문해력은 향상된다. 그러나 아이들의 집중력이 아직은 단단하지 않다. 독서습관 형성을 위해 어른들의 지도가 필요한 이유다.
문장력 향상의 키워드는 글쓰기 훈련이다. 원고지 앞에 처음 앉은 아이들의 첫 번째 느낌은 막막함이다. 그 낯선 감정을 허물고 익숙해져야 비로소 실력이 쌓이는데 자신의 논리를 세우고 허무는 과정을 반복하며 아이들의 문장력이 견고해질 수 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앉아서 글을 쓰는 아이는 드물 뿐 아니라 독서와 달리 글쓰기는 고도의 창조 활동이므로 전문가의 지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골고루 읽어야 한다. 문학과 비문학을 종횡무진 오가며 책을 읽어 두면 그게 다 글쓰기의 재료가 된다. 평소 중등부 신문칼럼 수업을 준비하다가 비문학적 소재를 문학적인 언어로 전달하는 칼럼을 접할 때면 독자의 지성과 감성을 고루 자극하는 글쓴이의 필력에 감탄하곤 한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의 책 읽기도 마찬가지다. 오늘 무심코 읽은 문장 하나가 수년 후 불현듯 찾아와서 원고지를 아름답게 혹은 예리하게 수놓을 수 있다. 이처럼 독서란 마음속에 마르지 않는 화수분을 만드는 일이다.
둘째, 고쳐쓰기에 공을 들여야 한다. 초고를 완성한 다음에는 글의 허점을 찾아서 메우는 게 순서다. 그런데 눈에 익은 자신의 글에서 오류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전문가의 첨삭 지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반복된 오류를 바로잡고 상투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 참신한 글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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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문장력을 키우는 시간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사실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여름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전국 공공도서관 대출량 통계에 따르면 2010~2019년 기간 동안 대출량이 가장 많은 달은 7~9월이었다. 최근의 자료를 살펴봐도 2021년에는 7월(957만여 건), 2022년에는 8월(1199만여 건)의 대출량이 가장 많았다. 그만큼 독서를 피서의 방편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그리 길지 않은 여름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학기 중 못다 한 독서량을 채울 절호의 기회다. 그리하여 이번 여름방학 오전 시간은 오로지 독서에 양보해 보자. 독서량이 뒷받침되어야만 글을 잘 쓸 수 있다. 만약 평소에 책을 꾸준히 읽어 왔다면 글쓰기에 집중해 보자. 그렇게 여름 농사에 땀 흘리다 보면 어느새 문장력이라는 열매가 알알이 여물어 아이들의 미래를 살찌우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여름방학은 문장력을 키우는 시간이다.
[리딩엠의 독서논술] 여름방학, 문장력을 키우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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