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글쓰기의 토대’ 논리력을 기르는 방법은?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기사입력 2024.06.19 09:28
  • 초등학생들과 수업하며 느끼는 것은 모든 아이가 ‘논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 ‘논리력’이라는 것은 드러내어 사용할수록 더 다듬어지는 것이어서 말과 글로 표현해 볼 때 빛나는 옥돌이 된다. 논리력을 키울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해 보려고 한다.

    ◇ 문장을 끝맺는 말하기·쓰기

    질문에 대한 답을 쓸 때, ‘~여서/했기 때문에’등으로 마무리 짓는 경우들이 있다. 말로 하는 대답에서도 끝을 얼버무리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에 문장을 마무리 짓는 연습만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논리력을 쌓아갈 수 있다. 만약 말을 줄여서 한다면, 정확한 문장으로 고쳐 다시 한번 얘기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 시작한 생각과 말을 잊지 않기

    얼마 전에 ‘보금자리’라는 단어의 뜻과 활용에 대해 수업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선생님은 무슨 자리예요?”라고 물었다. 잠시 이 질문의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하다가 이 아이가 ‘별자리’를 물어봤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었다. 아마도 ‘보금자리’라는 단어 중 ‘자리’를 보고 ‘별자리’에 대한 생각으로 옮겨갔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경우 상대방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청자와 독자는 말하는 사람, 글 쓰는 사람의 뇌에서 어떤 연상 작용이 있었는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히 제 나름대로 어떤 흐름에 의해 생각이 옮겨간 것인데, 우리는 A에서 B, B에서 C로 넘어간 중간 과정은 보지 못하고 ‘C’라는 결과만 마주하기 때문에 생뚱맞다는 느낌이 든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비슷한 문제가 글에 나타난다면 한 가지를 염두에 두고 글을 고쳐보면 된다. 시작했을 때의 생각과 말을 붙들고 있는가?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진 않았는가? 처음에 했던 생각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가고 있는가?

    문장에서도 처음 말의 투가 끝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예를 들어 ‘이 일의 좋은 점은~’으로 문장을 시작했으면 ‘~했다’가 아니라 ‘~했다는 것이다’로 끝나야 한다. 

  • ◇ 생각이 정리되지 않을 때는 순서도나 개요를 그려 보기

    3주 전쯤 ‘정치는 필요악이므로 가능하다면 없애는 것이 좋을까?’라는 주제로 찬성, 반대 글쓰기를 했었다. 대부분 학생이 금세 입장을 정하고 써 내려가는데,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던 A가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더니 “칠판에 생각을 써 보아도 돼요?”라고 물었다. A는 ‘가능하다면’이라는 가정의 의미가 정리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가능하다면’이라는 표현이 ‘사회가 붕괴하지 않는다면’이란 의미인지, ‘갈등이 없고 평화로우면’이란 뜻인지에 따라 결론이 다르게 나므로 고민하고 있었다. 대화를 나누며 칠판에 두 개의 가지를 그리고, 각각의 경우에 대해 몇 번의 가지를 더 치더니 “정리됐어요!”라고 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만약 A가 순서도를 그리지 않고 글쓰기를 바로 시작했더라면 글을 쓰다가 모순에 부딪히거나, 지우고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수 있다. 복잡한 사고를 요구하는 경우라면, 순서도나 개요를 통해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는 것이 논리를 잃지 않는 길이 된다.

    이 외에도 어떠한 생각을 이야기했을 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물어보는 것, 별것 아닌 질문 같아 보여도 근거와 함께 성실하게 답변해 주는 것 등을 통해 논리력을 성장시켜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