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의 입시를 아는 엄마] 공부‘만’ 잘하는 아이 vs. 공부‘도’ 잘하는 아이
김하나 조셉교육그룹 대표
기사입력 2024.05.22 10:23
  • 아이들의 자살률과 자퇴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며 많은 부모가 고민에 빠집니다. 왜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까요? 단순히 학업 성취만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일까요? 최근 전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의대생의 살인 사건’이나 ‘서울대 N번방 사건’만 보더라도 공부만 잘해서는 바람직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제는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많은 학생을 만나본 결과,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과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부만 잘하는 아이들은 ‘학업 성취’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며, 성적과 시험 결과에만 크게 의존합니다. 더불어 친구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공감 능력이 부족해 사회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은 ‘자율성’이 결여됐다는 점입니다. 부모나 교사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많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자기 주도 학습보다는 타인의 기대에 맞추려는 경향이 강하죠. 이런 학생들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많이 받고 있으며,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친구와의 관계 형성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다루는 데 어려움을 느끼죠. 높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으로 인해 불안이나 우울증 등의 정서적 문제를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자기 자신을 학업 성취와 동일시해 학업 성과가 부진할 경우 자기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성적이 곧 자아 존중감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성적이 떨어지면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하죠.

    이 같은 아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나아가 사회 현상의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먼저, 학교와 가정에서 균형 잡힌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학업과 여가, 가족과의 시간을 균형 있게 배분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해야 하죠. 특히 공부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권장해 아이들이 다방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특히 팀 프로젝트나 동아리 활동 등 협동과 소통을 요구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공동체 활동은 자연스럽게 친구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고, 갈등 해결 능력을 키웁니다.

    또한,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감정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때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의 관심과 애정은 아이가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는 자양분입니다. 부모는 아이들의 성취를 칭찬하고, 실패에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줘야 하죠.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자율성과 책임감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자기 결정권’을 부여해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할 일과 목표를 계획하는 등 작은 결정에서부터 큰 결정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으로 자율성을 키워주세요. 이와 함께 아이가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도록 지도합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고, 실수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죠. 

    공부도 잘하고, 인성과 인품도 훌륭한 학생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 교사,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가 모두 협력해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교육과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학업 성취 외에도 정서적 안정, 사회적 기술, 자율성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