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어휘의 폭을 넓히면 좋은 점
염보윤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부원장
기사입력 2024.04.24 09:00
  •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어휘를 사용한다. 글을 쓸 때도 어휘를 사용하고, 말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도 어휘가 사용된다. 우리의 고유어를 비롯한 외래어, 지역적인 방언과 전문 분야에서 사용하는 전문어, 새로 생기는 유행어와 신조어, 관용어 모두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들이다. 인간들의 어휘 체계가 있듯이 동물도 동물들끼리 사용하는 언어체계가 있다. 그러나 동물과 인간의 언어에는 다른 점이 있다.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세차게 흔들면서 주인에게 달려온다. 이때 우리는 강아지의 상태를 보고 어떻게 표현할까? 보통 주인을 향해 뛰어오는 강아지를 보고 강아지가 주인을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강아지가 반가워서 꼬리를 흔든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처럼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는 것은 ‘반갑다’라고 약속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염보윤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부원장
    ▲ 염보윤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부원장

    반면 학생이 우유를 마시고 있는 것을 본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할까? ‘우유를 마신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우유를 먹는다’라고도 말할 것이다. 우리 인간의 언어는 기존에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한 표현을 만들어 낸다. 액체 음식의 경우 보통 ‘마시다’라는 어휘를 사용하지만 ‘우유를 먹다/마신다’를 모두 사용할 수도 있다. 

    인간의 언어와 동물 언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창조를 할 수 있느냐와 없느냐에 따라 나뉜다. 창조는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인간 고유의 독창적인 능력이다. 동물은 일정한 표현만 반복한다. 그래서 새로운 상황을 다양한 행동으로 표현할 수 없다. 인간은 언어를 창조할 수 있다. 그래서 없던 말이 새로 생기기도 하고 있던 말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양한 언어를 익히고 사용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면 늘 아쉬운 점이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 그것이다. 언어학 연구자들의 정설에 의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기본어휘는 대략 1500개~3000개 정도에 이른다. 그러나 이 많은 어휘를 두고도 항상 같은 어휘를 반복해 사용한다. 이것이 어휘력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이 쓴 문장을 보면 아래와 같다.

    - 요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지구과학적 현상은 여러 가지가 있다.

    -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의 과학적 현상이 있다.

    -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아이들이 쓴 글을 보면 하나 같이 비슷하다. 모두 다 ‘여러 가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많은’ 등의 어휘를 사용할 수 있지만 하나의 어휘만 골라 쓴다. 

  •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목동교육센터.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해내기 위해서는 어휘력이 중요하다. 적절한 어휘를 사용할 때 나의 주장이 더욱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또 더욱 생동감 넘치는 글을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어휘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책만큼 좋은 것이 없다. 책을 읽으면 다양한 어휘를 습득할 수 있다. 또 사전적 의미와 문맥적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모르는 어휘는 찾아보는 습관을 기른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어휘가 나오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내용을 이해할 수 없게 되면 당연히 책을 읽는 행위가 재미가 없다. 직접 뜻을 찾아보고 정리를 해두면 나만의 어휘 사전을 만들 수 있다.

    세 번째, 신문/칼럼을 본다. 신문은 세상을 알게 하는 창이다. 시사 상식은 물론 상황에 맞는 어휘까지도 공부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독자에게 전달하므로 더욱 생동감 넘치는 어휘를 공부할 수 있다. 덧붙여, 속담이나 관용 표현을 함께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말과 글은 그 사람의 삶을 드러낸다.” - 법정 스님

    “글은 그 사람이다.” - 프랑스의 철학자 뷔퐁

    우리는 다양한 어휘 체계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어휘는 자신의 가치관과 인품을 드러낸다. 그만큼 어휘가 중요하며, 결국 어휘의 폭을 넓혀 문장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면, 자신의 생각을 더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