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한글 소장품 특별전 ‘봄이 되는 글’ 개최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기사입력 2024.04.19 11:57
  • 예술의전당 제공.
    ▲ 예술의전당 제공.

    한글 서예를 주제로 하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이 지난 1988년 개관 이후 지속적으로 수집해 온 서예 작품들을 오는 6월 9일까지 특별 전시한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 한글 소장품 특별전 ‘봄이 되는 글’에서는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이 수집해 온 작품들 가운데, 특별히 엄선한 한글 서예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선보일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한글을 가장 아름다운 글씨로 남긴 우리나라 대표 서예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서예계의 대들보로 손꼽히는 ▲원곡 김기승 ▲일중 김충현‧여초 김응현 형제 ▲궁체의 미를 계승한 갈물 이철경‧꽃뜰 이미경 자매 ▲한글 서예의 새로운 지평을 연 평보 서희환 등 20세기 한국 서예사를 빛낸 거장들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김기승(1909~2000)과 김충현(1921~2006)은 한문은 물론 한글 서예에서도 20세기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대가들이다. 성경책과 찬송가 표지, 심지어는 길거리 노포의 간판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김기승의 원곡체는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대표적인 한글 서체라 할 수 있다. 일중 김충현은 독립기념관, 유관순 기념비 등을 비롯해 전국에 가장 많은 현판 글씨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며 한글 고체를 창안하기도 했다.

    이철경(1914~1989)과 이미경(1918~2022) 자매는 한글 궁체의 대모다. 이들은 한글 궁체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크나큰 족적을 남겼는데, 이철경이 창설한 ‘(사)갈물한글서회’는 한글 궁체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한글 서예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의 맥을 잇는 늘샘 권오실, 난정 이지연, 산돌 조용선 등의 아름다운 궁체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평보 서희환(1934~1995)은 1968년, 국전(國展)에서 최초로 한글 서예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한글 서예가 단순히 전통적인 가치를 이어가는 것을 넘어, 현대적인 감각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적 영역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예는 한문을 중심으로 발전해 일반인들이 작품을 감상하기에 큰 어려움이 있다. 이에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서예를 조금 더 쉽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한글’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또한, 유지원 글문화연구소 소장과 황정수 미술사가 전시의 감상 포인트를 안내하는 특별 전시 가이드를 마련하며 쉬운 이해를 돕는다. 

    이번 전시는 무료 관람으로 진행되며, 별도의 전시 관람 예약은 필요하지 않다. 그 밖의 전시 관련 자세한 사항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