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논술 개런티(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논술 쓰기)’ 이순영 작가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4.04.19 10:39
  • 책 ‘논술 개런티(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논술 쓰기)’.
    ▲ 책 ‘논술 개런티(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논술 쓰기)’.

    “논술을 공부하는 순간, 생각하는 힘이 커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

    논술은 단순히 글을 잘 쓰는 능력을 넘어, 문제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 논리적으로 주장을 전개하고 설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이다. 논술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지만, 국어나 영어, 수학처럼 구체적인 공부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학부모와 학생이 고충을 겪고 있다. 

    조선에듀는 대치동 논술 강사 출신이자, 책 ‘논술 개런티(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논술 쓰기)’ 저자 이순영 작가와 논술 공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논술이 중요하다는 말은 정말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럼에도 크게 와닿지는 않는 것 같아요.

    “논술은 새로운 학문이나, 사회적 논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서술하는 능력이에요. 특정 학문이 아닌 역사, 사회, 문화, 철학, 과학, 법, 미디어, 의학 등 모든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능력이라 할 수 있죠. 논술은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통합해 내는 과정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와 해결 능력을 길러줘 현실에서 어떠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논술은 자기 생각을 사회 공동체에 제시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논술은 교과목처럼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잖아요. 그래서인지 유독 논술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아요.

    “논술을 가르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 중 하나가 ‘선생님, 생각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글을 쓰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입니다. 많은 학생이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는 것을 낯설게 느끼고, 논제에 대한 답변을 대부분 단답형으로 작성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독서를 해야 합니다. 

    독서는 정보와 지식, 간접 경험을 제공하고 지혜를 쌓아주죠. 독서는 문제 상황에서 선택지를 넓혀줄 뿐만 아니라, 글을 작성할 시 배경지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독서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되도록 다양한 종류의 글을 두루 읽는 것을 추천하고, 논술 실력을 집중적으로 늘리고자 한다면 여러 편의 논술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또 논술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이 써 봐야 합니다. 근육도 자주 사용해야 단단해지듯이 글도 계속 써야 실력이 늡니다. 이런 훈련들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어떤 논제이든지 간에 자신의 논리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 이순영 작가.
    ▲ 이순영 작가.

    ─ 논술 실력을 빠르게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논술은 단편적인 지식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단기간에 완성할 수 없어요. 입시를 앞둔 시점에서 촉박하게 시작하는 것보다 이전부터 오랜 기간 실력을 다져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죠.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두고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을 추천해요. 

    특히 한편의 완성된 논술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글을 읽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혼자 공부하기보다 또래 친구들 또는 선생님, 부모님과 함께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이를 통해 프레임을 넓혀 나가야 지적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는 것이 논술 실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까요?

    “논제라는 것은 본래 우리 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하거나 혹은 현재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들이 대다수예요. 우리가 고민하는 사회 문제들은 구성원들의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절차가 필요하죠. 교과서뿐 아니라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최대한 이를 많이 접해보는 것이 좋아요. 

    글로벌한 시각을 키우기 위해 CNN 10과 같은 학생들을 위한 시사뉴스 시청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CNN 10은 전 세계 이슈를 10대들의 시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시의성 있는 시사 상식을 쌓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봉사활동이나 각종 사회 참여 활동들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 역시 풍부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 되어 줄 거예요.”

    ─ CNN 10 외에 논술 준비 시 추천할 만한 자료가 있나요?

    “평상시 시간이 날 때마다 신문, 잡지, 인터넷 매체를 활용해 다양한 논제들을 다루는 것이 좋아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논제에 대한 입장이 편협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죠. 논제에 대한 자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현명한 글쓰기가 가능하고,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해집니다. 또 반대 의견에 대한 근거들을 예측할 수 있어 이를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힘이 생기죠.”

    ─ 논술이 다른 교과목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수능이나 내신과 같은 시험은 제시된 글의 본문을 이해하고 객관식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이지만 논술고사의 경우는 제시문을 읽고 나서 이에 관련된 자기 생각을 서술해 내는 시험이에요. 즉 논술은 주어진 답안 중 하나를 고르는 여타의 시험 방식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해력이 요구됩니다. 논술을 많이 접한 아이들이 수능 언어 영역과 국어 시험의 성적이 향상되는 것은 필연적 인과라고 볼 수 있어요. 그만큼 지문을 분석하는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또한, 논술은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하고 이를 통합해서 논리적으로 풀어내야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문제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들을 내가 가진 지식과 통합해야 하므로 단편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폭넓은 시야 속에서 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죠. 이러한 활동들은 뇌 기능을 활발하게 만들고 지능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 끝으로 논술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하자면?

    “무엇이든지 처음은 힘들고 어렵기 마련이에요. 다년생 꽃을 정원에 심으면 첫해는 비실비실하고 약하지만, 한 해를 잘 지내고 나면 그 이듬해는 더 아름답고 튼튼하게 자라납니다. 이처럼 모든 것에는 적응하는 시기가 필요해요. 논술은 다루는 분야가 방대하다 보니 어떨 때는 안개 속에 갇힌 것처럼 막막할 수 있습니다. 논술을 공부하는 모든 순간 생각하는 힘이 커지는 경험하게 될 것이라 믿어요. 그리고 이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더 빛나고 멋진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한편, 책 ‘논술개런티(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논술 쓰기)’는 이순영 작가가 오랜 시간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며 쌓아온 논술 수업 내용과 노하우를 집대성한 책으로, 지난 2월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