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엠의 독서논술] 다양한 갈래글 어떻게 구성할까?
이주영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도곡교육센터 원장
기사입력 2024.04.03 09:00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고 정리하여 쓸모 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음을 이르는 속담이다. 학생들은 평소 독서 감상문, 일기, 생활문, 기행문, 관찰기록문, 설명문, 논설문, 상상문 등의 갈래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럴 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하기 일쑤다. 그렇다면 독서와 경험, 관찰, 자료조사, 생각 발현을 통해 준비한 영롱한 구슬 서 말을 어떻게 꿰어서 보배를 만들도록 이끌어야 할까?

    글쓰기는 크게 네 가지 절차로 진행된다. 글의 목적과 주제 및 독자를 헤아리는 계획하기 단계, 쓸 내용을 수집하는 내용 생성하기 단계, 수집한 내용을 바탕으로 개요를 짜는 내용 조직하기 단계, 글쓰기로 표현하는 단계, 마지막으로 자신이 쓴 글을 살피고 수정하는 퇴고 단계다. 특히 ‘어떻게’ 쓸 것인가는 내용 조직하기 단계의 개요를 짜는 부분에 해당된다.

    현장에서 학생들은 독서, 도서 내용 및 생각 정리 단계를 마친 뒤 글쓰기 전 교사에게 주제와 개요 제시를 요청한다. 저학년, 글쓰기를 처음 진행하는 학생들은 교사가 제시해 주지만, 학년이 높아지고 글쓰기 경험이 쌓일수록 학생들이 스스로 개요를 구성하도록 이끌고 있다. 먼저 글의 갈래에 따라 처음, 중간, 끝, 또는 서론, 본론, 결론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리해 단락별 문장 개요를 구성한다. 이때 처음, 끝 문단은 각각 한 개의 문단으로, 중간 부분은 두 개 또는 세 개 정도의 문단으로 구성한다. 아직 한 문단을 길게 서술할 힘이 부족한 저학년의 경우 오히려 많은 문단으로 구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이주영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도곡교육센터 원장.
    ▲ 이주영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도곡교육센터 원장.

    먼저 독서 감상문의 경우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J.M. 바스콘셀로스, 동녘)를 예로 들어 보자. 해당 도서를 읽은 뒤 전체적인 내용, 등장인물의 특징, 상황 및 관계 분석, 인상 깊은 장면 등에 관한 생각을 나눈다. 소통, 가족, 우정, 철, 성장통 등 해당 도서 내용과 연관이 있는 여러 키워드도 도출한다. 이렇게 내용 생성하기 단계가 충실하게 이뤄져야 이중 초점을 둘 키워드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개요를 수월하게 구성할 수 있다.

    글쓰기에 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 첫 문단에 줄거리를 작성하도록 지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줄거리보다는 여러 경험들, 예를 들어 가족과 함께했던 순간, 우정을 나눈 대상, 소통이 잘 됐거나 그렇지 않았던 경험 등에 관해 소개하면서 시작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인상적인 장면이나 기억에 남는 특정 구절, 관련 사회적 이슈나 명언 등을 소개하면서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어서 제제가 친구인 라임 오렌지 나무 밍기뉴, 뽀르뚜가 아저씨와 함께 한 순간 및 영향, 제제의 입장에서 생각하거나 평가하기, 철이 든다는 것의 의미 및 앞으로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다짐 또는 뒷이야기 상상 등을 각각의 문단으로 구성할 수 있겠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구성한 개요를 바탕으로 순차적으로 접근하면 풍성한 독서 감상문을 쓸 수 있다.

    개요 구성 시 주의할 점은 문단의 개념이다. 문단은 생각의 단위다. 따라서 한 문단 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넣어서는 안 된다. 만약 특정 단락이 지나치게 긴 경우 두세 개로 나눈다. 각 문단의 분량도 미리 정해두되 모든 문단의 분량을 똑같이 분배하기보다 중심이 되는 문단은 좀 더 길게 쓸 수도 있겠다. 독서 감상문 작성 시 줄거리만 가득 작성하는 학생도 있다. 이럴 때 줄거리만 쓰지 말고 느낌도 쓰라고 다그치기보다는 각 문단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 주면 곧잘 써 내려갈 것이다. 방향을 제시해 주기 어렵다면 특정 장면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한 뒤 느낌을 더하고, 이어서 다른 장면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한 뒤 느낌을 더하는 방향으로 켜켜이 쌓아 올리는 방향으로 구성하는 연습을 하도록 이끄는 게 가능하다.

  • 일기는 사건 위주로 하여 한 가지 사건 중심으로 쓰되 본 일, 들은 일, 한 일, 말한 일, 느낀 일 등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구성한다. ‘한 일’만 쓸 경우, 쓸 이야기가 한정이 된다. 예를 들어 캠핑을 간 경험을 일기로 쓴다면 푸른 하늘이나 반짝이는 별 등을 본 일, 풀벌레 소리, 물 흐르는 소리를 들은 일, 식사 및 산책, 게임을 한 일 등을 작성한 뒤 대화글을 구성하고 느낌을 더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자주 접하는 갈래글 중 하나는 관찰기록문이다. 관찰기록문의 처음 부분에서는 관찰하게 된 동기, 방향, 실험 및 관찰 방법, 관찰의 목적, 계획 등을 소개한다. 가운데 부분에서는 실험 및 관찰 내용을 순차적으로 기록한다. 끝부분에서는 전체적인 내용 요약 뒤 느낌을 덧붙인다. 예를 들어 방울토마토 관찰기록문의 경우 방울토마토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면서 잎의 상태 및 수 변화, 줄기의 길이 및 색깔 변화, 열매 맺는 위치 및 시기 등을 정리한다. 이어서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경험 및 감상을 간략하게 적는다. 아울러 그림, 사진을 활용해 작성한 내용을 보완한다. 

    설명문은 처음, 중간, 끝으로 구성한다. 처음 부분은 한 문단, 중간 부분은 두세 문단, 끝 문단은 한 문단으로 구성한다. 처음 부분에서는 개념, 관련 사례를 간단히 제시한다. 중간 부분에서는 설명할 내용을 여러 문단으로 풀어쓴다. 각 문단은 주제 문장, 세부 정보, 예시, 설명 등으로 구성할 수 있겠다. 정의, 예시, 비교, 대조, 인과, 구분, 분류, 분석, 열거, 인용 등의 다양한 방법도 활용한다. 끝부분에서는 글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주제의 중요성을 재강조한다.

    논설문은 서론, 본론, 결론으로 구성한다. 설명문과 마찬가지로 서론은 한 문단, 본론 부분은 두세 문단, 결론 부분은 한 문단으로 구성한다. 서론 부분에서는 주제 관련 사회적 이슈, 정의 등을 제시한다. 중간 부분에서는 주장과 근거, 예시를 통해 의견을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현황 제시, 주장과 근거, 반박, 재반박 및 나아갈 방향 등을 각각의 문단으로 구성한다. 특히 근거 제시 시 통계자료 및 연구 결과를 활용하거나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구체성과 설득력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