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킬러문항 배제·유사성 검증’ 강화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4.03.28 11:33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오는 11월 14일 실시된다. 올해 수능은 2022학년도 대입부터 도입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4번째 수능이다. 정부는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킬러(초고난도)문항’을 배제하고, 유사성 검증을 강화할 방침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 킬러문항 배제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출제과정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기로 했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학생들이 공교육 범위 내에서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방송(EBS)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 간 연계율은 50% 수준을 유지한다. 수능 출제의 연계는 간접 방식으로 이뤄지며 연계 교재에 포함된 도표, 그림, 지문 등을 활용해 연계 체감도를 높아질 예정이다. 

    올해 수능도 2022학년도에 도입한 문·이과 통합시험 기조를 유지한다.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출제되며, 사회·과학탐구영역은 문·이과 구분 없이 2개 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다.

    예컨대 국어는 공통과목(독서·문학) 외에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수학은 수학Ⅰ·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탐구영역에서도 문·이과 칸막이가 사라지며, 계열 구분 없이 17개 과목 중 2개를 고를 수 있다. 한국사는 필수영역이라 응시하지 않으면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된다.

    ◇ 유사성 검증 강화

    교육부와 평가원은 올해 수능부터 유사성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재작년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과 같은 ‘판박이’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출제인력 관리와 출제진 선정도 체계화하기로 했다. 교육청과 대학 등 관계기관 협조를 받아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신규 인력을 사전 검증한 뒤 이를 '인력풀'에 상시 등록한다.

    출제위원 기준은 대학 조교수 이상의 교원, 연구기관의 연구원, 고교 근무 총 경력 5년 이상의 고교 교사 또는 이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사교육 업체를 통해 출제 경력을 홍보했다가 적발됐거나, 소득 관련 증빙을 통해 사교육 영리행위가 드러난 경우 인력풀에서 배제한다.

    최종 출제위원은 이 인력풀에서 전산으로 무작위 선정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추천을 받은 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기준에 따라 출제자를 선정했다. 앞으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인력풀에서 출제위원을 '5배수'로 먼저 무작위 선발하고, 다시 전산을 통해 무작위로 (최종 출제위원을) 추려낼 것 계획이다. 

    앞으로는 출제본부가 꾸려진 뒤에도 사교육 모의고사·문제지와의 유사성을 점검한다. 그동안에는 출제본부 입소 후 발간된 사교육업체의 모의고사 등은 유사성 검증서 누락되는 사례가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부와 평가원은 시중 문제지나 사교육업체 모의고사, 발간 예정 자료 등을 입수해 수능 문항과의 유사성 검증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수능출제점검위원회가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는 킬러문항 판별에 더해 유사성 검증까지 맡게 됐다.

    ◇ 평가원 이의심사 절차 보완

    지금까지는 이의심사는 문항의 오류 여부에 관해서만 이루어졌다. 하지만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부터는 문항의 사교육 연관성도 이의심사 기준에 추가할 방침이다.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제도 시험 직후 ‘유명 학원 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똑같다’는 이의신청이 200건 이상 접수됐던 바 있다. 평가원은 안건을 이의심사위원회 심사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는데 이런 일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능 출제진과 사교육 간 카르텔을 근절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도 변별력을 확보하면서도 공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공정 수능 원칙을 유지해 수능의 신뢰도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5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교부 및 접수는 각 시험지구별로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6일까지 진행된다. 응시원서 온라인 사전 입력 홈페이지 등은 추후 시행세부계획 공고 시 안내된다. 시험지구는 2024학년도 수능 시험 기준 84개이며, 시험지구 증설은 관리 및 보안문제 등의 종합적 검토 및 시·도교육감의 의견을 참작해 시행세부계획 공고 시 확정된다. 채점은 평가원에서 주관하고 성적은 올해 12월 6일까지 통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