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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이라는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재판과정에서 뫼르소의 평소 생각과 행동들이 평가의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뫼르소의 삶의 태도가 바람직할까?”
“뫼로스는 왜 적극적으로 변론하지 않았을까?”
중3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은 뒤 저마다 던진 질문들이다. 이 작품 1부는 주인공 뫼르소 어머니의 장례식부터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기까지의 과정을, 2부는 뫼르소가 재판받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으나 싸움에 휘말려 우발적 살인을 한 뫼르소는 어머니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자로 치부되며 행적 하나하나가 화두가 되더니 결국 사형을 선고받는다. 뫼르소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종일관 과장 없이 무덤덤하고 솔직하며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학생들이 그의 태도,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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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간 중등 수업을 진행하면서 워크북에서 제시하고 있는 여러 문항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첫 단계로서 글의 내용이나 글쓴이의 의도와 관련해 궁금하거나 의문이 생기는 것을 질문 형식으로 만들어 보는 과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학생들이 처음부터 전광석화처럼 뚝딱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궁금한 것이 없다거나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던 학생들도 점점 익숙해져 문학작품의 경우 서두에 제시한 질문들처럼 제목, 특정 장면, 주인공의 태도에 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도출한다.
질문은 도서 내용 이해의 촉매제로 작용한다. 독서를 할 때 질문을 하는 시기와 방법, 대상은 다양하다. 책을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 각 단계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읽기 전, 읽는 중에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능동적인 독서를 하고, 읽은 후에는 교사, 모둠 구성원들과 함께 다각적인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확장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과정은 책을 읽은 후 던지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도서를 완독한 뒤 던지는 질문이자 생각 발현과 정리의 첫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독서를 한 뒤 생각을 발현시키는 과정에서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을 활용해 보자.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은 대화를 통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방법이다. 심리학, 상담학, 철학, 교육학, 로스쿨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대화를 통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질문을 받는 상대방의 사고를 자극하고 깊이 있는 생각을 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고, 논리적인 결함과 모순을 밝혀낼 수 있다. 무엇보다 의심하고 탐구하는 자세를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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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의견을 유도하기 위해서 ‘왜 그 특수한 사건에 흥미를 느꼈지?’, ‘어떤 견해에 동의하고 어떤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지?’ 등의 질문을 던져보자. 이러한 질문을 통해 인상 깊은 장면에 침잠해 평가를 강화하거나 의견을 정립할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학생의 답변을 명료화하기 위해서는 ‘~라 말하고 있는 것이 맞니?.’, ‘그것은 ~이 되지 않을까?’ 등의 질문을 던져보자. 학생들은 이러한 질문을 토대로 자신의 의견을 수정하며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구분할 수 있다.
학생의 견해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이 네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인가?’, ‘너의 논의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던져보자. 이 과정을 통해 교사가 학생의 의견을 정리해 발언하면 학생이 이를 경청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풀어서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문제가 그렇게밖에 검토될 수 없을까?’ 등의 질문을 던져보자. 이러한 질문을 통해 학생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타인의 의견을 반영해 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질문하는 독서를 습관화하면 학생들이 독서에 더욱 몰입하며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리딩엠의 독서논술]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생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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