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사학 자율성·정체성 더 확고하게 만들 것”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4.02.22 11:10

- 사립학교 과원·상치교사 해소 방안 시급
- 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해

  •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 강여울 기자.
    ▲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 강여울 기자.

    “급변하는 환경일지라도 인재 양성이라는 미션을 변함없이 수행하고, 열매를 맺어가는 일을 더욱 철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김해관 제24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은 22일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진행한 조선에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1995년 학교법인 동래학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해 동래여자중학교와 부산예술중학교, 부산예술고등학교 교무부장과 교감을 거쳤고 현재는 부산예술고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 28년간 사학에 몸담아오며 ‘정통 사학인’이라 불리는 그는 지난해 10월13일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에 당선됐다. 김 회장은 “유능하다는 말보다는 ‘약속을 잘 지키고 믿을 수 있는 회장’이었다는 평가를 듣고자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해관 제24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으로부터 대한민국 사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 강여울 기자.
    ▲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 강여울 기자.

    ─ 제24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취임을 축하한다. 

    “대한사립학교장회는 일제 암흑기 때 구국의 활로를 교육에서 찾고, 독립의식 고양과 교육을 위해 조직한 단체이다. 105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최고(最古)의 교원단체다. 전국 사학인들께서 내게 중책을 맡겨 주신 만큼 크나큰 자부심과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나라 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새롭게 취임하면서 세운 대한사립학교장회의 비전은 무엇인가.

    “교육입국(敎育立國)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교육은 우리나라의 미래이자 희망이며 국가발전의 가장 중요한 성장엔진이다. 정부는 올해를 교육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교육회복과 대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사립학교장회는 지난 105년동안 국가성장의 핵심인 인재양성을 통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정부의 교육개혁이 성공적인 열매를 맺어갈 수 있도록 사학 12만이 동반자로서 우리나라 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

    ─ 학교장 권한 강화 및 업무추진비 현실화, 공교육 정상화, 법인 간 교원 전보, 사학 정체성 확립 등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다. 취임 후 첫해 우선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교육 분야는 단기간에 구체적인 성과를 논하기엔 어렵다. 취임 첫해인 올해는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께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한 고견과 조언을 경청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취임 전부터 고민했던 이상과 계획을 보다 탄탄하게 만들어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 강여울 기자.
    ▲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 강여울 기자.

    ─ 최근 사학에서의 주요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인재양성’이라는 중차대한 미션을 수행하고, 열매를 맺어가는 일에 더욱 철저하게 고민해야 한다. 대한사립학교장회는 지난 105년 동안 국가발전을 견인해 오면서 그 중심엔 사학의 자율성 확보를 항상 중점으로 두어 왔다. 사학의 자율성 확보는 각 분야에서 다양한 인재를 육성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학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과 방향성을 함께 한다. 이러한 사학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보다 확고하게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 사학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한사립학교장회가 추진해 나갈 방안은 무엇인가.

    “사학재단이 설립한 사립학교는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설립한 공립학교와는 다르게 저마다의 건학이념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학의 다양성을 인정해 주는 것에서 사학의 자율성이 제고될 수 있다. 

    먼저 사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사학법의 제도 개선을 위해서 앞장서겠다. 특히 ▲학교장 자율운영 권한 강화 ▲교육과정 편성 자율성 확대 ▲사학간 교원 교류 확대 ▲재정운영 자율성 확대 등을 추진해 사학의 정체성은 더욱 강화하고, 우리나라 교육의 성장과 발전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겠다. 

    사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소통도 더욱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다. 사학 내 일부 부정적 사례들이 사학 전체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인식을 확대해 건강한 사학인의 명예가 실추되는 가슴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이 국가발전을 위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 건강한 사학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 교육부가 다방면으로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한사립학교장회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교육부 정책의 핵심은 ‘공교육 경쟁력 강화’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교육 정책에는 사학도 중요한 일원으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간 차별 해소를 위한 목소리가 높다. 대한사립학교장회는 정부 정책이 사학에 적용됨에 있어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소통이 해 나갈 계획이다.”

    ─ 계획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사학이 가진 저마다의 다양한 건학이념이 교육 현장에서 잘 실현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법적,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지만 2025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라도 ‘사립학교 과원’과 ‘상치교사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전입 전출이 자유로운 공립학교에 비해 사립학교는 전출이 어렵다. 과원, 상치교사 문제를 현 제도하에서는 해소할 길이 없어 교원 운용이 매우 어려운 형편이며, 자연스레 학교 경쟁력, 나아가 공교육의 경쟁력도 저하되고 있는 셈이다. ‘사립학교 간 교원교류 제도’ 마련이야말로 교육부가 추구하는 공교육 경쟁력 강화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 강여울 기자.
    ▲ 김해관 대한사립학교장회 회장. / 강여울 기자.

    ─ 이 외에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교육은 거대하고, 유기적인 생태계와 같다.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생명체의 다양성과 깨끗한 물, 공기, 영양분 있는 토양, 균형성을 갖춘 먹이사슬 등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생태계 보존에 대한 인간의 의지와 실천이다.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교육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에 참여하고 있는 학교와 교사, 학생, 학부모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어느 한쪽에서만 공교육 정상화를 달성해 낼 수는 없다. 건강한 생태계 형성을 위해선 인간의 의지와 실천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참여자들의 상황인식과 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강력한 실천 의지야말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다.” 

    ─ 올해 대한사립학교장회의 주요 행사나 일정은 어떻게 되나.

    “근래 교육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인구절벽의 영향을 가장 우선적으로 받는 곳이 바로 교육계다. 이에 대비해 대한사립학교장회는 학교 경영자인 교장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6월 3일부터 5일까지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상반기 직무역량강화연수를, 하반기 연수는 10월 14일에서 16일까지 여수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 연수는 대한사립학교장회 전 회원이 참여하는 회원총회를 함게 진행할 생각이다. 이외에도 대한사립학교장회는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다문화가정과 자녀들의 한국어교육 지원하고, 지역사회 빈곤층 지원을 위한 사업을 상반기 중 시작할 예정이다.”

    ─ 앞으로 국민들이 대한사립학교장회와 사학에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은가.

    “우리나라의 사학은 민족의 오랜 역사와 함께하면서 각 시대 특성에 맞게 변화해왔다. 현재 국내 많은 사학이 우리나라의 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대한사립학교장회는 대한민국의 사립학교들이 학부모가 자녀를 진학시키고 싶은 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겠다. 또 지역의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사학을 기반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이 균형 있게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건강한 교육생태계를 형성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