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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3 수험생들은 올해부터 변하는 입시안에 잔뜩 신경이 쏠려있다. 의대 2,000명 증원과무전공학부 선발 확대 등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교육정책이 2025학년도 대입부터 당장 적용되기 때문이다. 4월 중순 이후 발표되는 대학별 입시요강의 세부 내용에 따라 입시 판도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 의대 2000명 증원, 어느 대학에 영향 미칠까?
교육 당국은 의대가 올해부터 대폭 증원되더라도 늘어난 인원을 배정할 때 우선 지역인재전형에서 60% 이상 충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역 의대는 규정상 지역 출신 학생을 정원의 40% 이상 뽑아야 하는데 이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 의대 정원은 의전원인 차의과대학(42명)을 제외하면 3016명이며, 이 중 지역인재로 선발되는 인원은 1068명(수시 847명, 정시 221명)이다.
증원된 인원을 교육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미니 의대도 이번 의대 증원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의료전문지인 데일리메디의 보도에 따르면, 건국대(충주)가 40명에서 80~120명 확대를 희망했고, 건양대가 49명에서 100명 이상 증원을, 을지대가 40명에서 두 배 이상인 80명 이상을, 순천향대가 93명에서 107명, 충북대가 49명에서 119명, 충남대가 110명에서 300명 증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경상국립대가 76명에서 120명, 강원대가 49명에서 100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늦어도 4월까지는 의대 증원에 따른 대학별 인원 배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만약 위와 같이 알려진 대로라면 충청권 등 중부 벨트에 위치한 의대 모집인원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는 비교적 인원이 소규모인 가천대(40명), 성균관대(40명), 아주대(40명), 단국대 천안(40명), 인하대(49명)도 증원 상황을 눈여겨 볼만하다. 정부가 비수도권 의대에 증원 인원을 집중 배정한다고 하지만, 수도권 미니 의대도 증원을 충분히 고려할 만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 의대 중심으로 증원된 인원이 주로 배정되면 의대 입시 특히 정시 입결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N수생 유입의 증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지역 의대들이 늘어난 의대 정원을 정시모집 인원을 늘리는 데 굳이 집중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시에서 수도권 정원이 크게 증원되지 않는 한, 중하위권 의대 중심으로 정시 입결이 하락할 전망이다.
◇ 무전공학부 확대, 대입 지형 바꿀까?
무전공학부는 자격증이 있는 의학 계열 등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입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이다. 무전공학부 확대는 대부분 대학 내부에서 학과 인원을 조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만약 비인기 학과와 인기 학과의 정원을 균등하게 줄여서 무전공학부를 신설 또는 확대한다면 무전공학부 입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일부 인기 학과에 몰려서 비인기 학과는 결국 정원이 줄어들고 대학 내에서도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보도된 한양대 측의 무전공학부 신설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험생 일각에서는 상당히 현실적인 안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한양대는 무전공학부 정원을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융합전자공학과,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등 최고 인기 학과 정원에서 끌어왔다. 국문학, 사학, 철학과 등에서는 정원을 줄이지 않았다. 예측컨대 인기 학과인 위 세 개 학과는 모집인원이 줄어들어 입결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무전공학부 또한 전공 선택 시 입학생들이 위 인기 학과 등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입결이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회전문식 인원 조정’이라는 냉소적 평가도 나오지만, 대학 입학 후 자유로운 전공 선택을 보장한다는 무전공학부의 취지를 살리고 인문대학 등의 상대적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다만 대학별로 무전공학부가 확대 또는 신설되더라도 그 특성상 정시 또는 교과 전형에 정원이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전공적합성 또는 진로 역량을 일정 이상 평가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무전공학부를 대거 선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무전공학부 확대는 학과보다 대학 우선의 현 입시 풍조를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이종환의 입시큐] 의대 증원·무전공학부 확대…입시 이슈로 들여다본 ‘2025 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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