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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쉬는 시간을 통해 책을 빌려온다. 몇몇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대개 수과학도서를 가득 안고 교실로 들어온다. ‘소설은 너무 길고 재미없어요.’라며 이유를 묻기도 전에 책을 가방에 넣는다. 초등 수과학도서는 스토리가 쉽고 삽화도 많아, 정보를 생각할 필요 없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에 아이들의 선호 대상이다. 반대로 문학은 비유적 표현이 많고 삽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에 책장에서 잘 벗어나질 못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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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문학에서 수, 과학 정보를 얻을 수 없듯이, 수과학도서에서 문학적 사고를 얻을 수 없다. 이러한 사고의 가치는 어떠한 정보를 얻는 것보다 중요하다.
문학은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한다. 글자로만 이루어진 세계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모험, 사랑의 들끓는 감정, 복잡한 인간관계의 속박과 해방이 들려오며 저마다의 운명과 삶을 본받게 된다. 문학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펼쳐진 이야기들을 통해 사회 문제와 인간의 모순을 깨닫게 한다. 이로써 우리는 작가의 직관과 지혜를 받아들여 우리의 인식과 사고를 바꿀 수 있다.
또한, 문학을 통해 우리는 휴식과 즐거움을 만끽한다. 동국대학교 교수이자 시인인 이수명은 ‘문학은 완벽한 휴식이다.’를 첫 문장으로 시론집을 작성했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며, 우리는 알 수 없는 세계와 다른 시간과 나를 잠시 잊고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펜으로 그려진 무궁한 이야기 속에서 자유롭게 떠도는 것은 광활한 공간을 홀로 독대하는 것과 같다. 문학은 우리에게 언제나 새로운 도전과 발견의 기회를 주기에 읽는 순간 우리는 인생의 흔적에 마음을 잇고, 삶을 녹여내는 작가의 작품을 경험하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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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문학은 우리 삶을 명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동반이다. 그 속에는 우리가 직면하는 여러 감정과 경험이 담겨있으며, 그 표현은 우리의 마음을 온전히 만족시키기도 하고 우리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기도 한다. 문학은 예술의 한 형태로서, 우리에게 영감과 창조의 열매를 보여주는 동시에 어김없이 우리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도구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문학도 결국 인간의 이야기다. 어떠한 소재에 빗대어도 결국 우리는 우리를 이야기한다. 그러니 문학적 경험을 통해 자신과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시간 또한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문학은 우리에게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게 하는 선배이자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회적 이해와 공감을 키우는 동시에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 문학은 인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다리이며, 우리에게 다채로운 삶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문학을 전공하며 자주 마주했던 문장을 소개한다. ‘비누는 있는 것인가, 아니면 없는 것인가.’라는 존재에 대한 의구를 담은 문장이다. 책장을 여러 번 덮어도 보이는 변화가 없어 불안하다면, 문학을 이와 같이 생각하면 될 것이다. 쓰면 닳아져도 향이 남는 비누처럼, 문학은 잔잔하고 꾸준하게 옆을 지킬 것이다.
[리딩엠의 독서 논술] 문학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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