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부터 문과생도 의대 간다?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3.12.29 14:36
  • 차길영 강사.
    ▲ 차길영 강사.

    2028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서 문·이과 구분이 사라진다. 이에 따라 문과 중심 교육과정 운영으로 의대 진학이 불리하게 작용했던 외국어고나 국제고 등에서 의대 진학이 늘어날 수도 있게 됐다. 하지만 개별 대학의 수능 반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변수가 있다.

    바뀌는 입시제도로 인해 대입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수학 스타강사이자 세븐에듀 대표인 차길영 강사에게 바뀌는 입시제도와 이를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에 대해 물었다.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의 핵심은 수능과 내신 제도의 변화

    교육부는 지난 27일 현재 중학교 2학년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는데 이번 개편의 핵심은 수능과 내신 제도의 변화다. 수능에서 문·이과 구분을 없애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시험을 치르도록 한 것인데 특히 수학은 국가교육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과 수학'으로 불리는 ‘심화수학(미적분Ⅱ + 기하) ’을 수능 과목에서 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능 수학의 출제 범위는 현재 공통과목인 ‘수학Ⅰ’, ‘수학Ⅱ’와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에서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로 축소된다. 

    차길영 강사는 “심화수학이 빠지게 되면서 수능에서 문·이과 구분이 완벽하게 사라졌다”며 “문과 성향 학생이라고 할지라도 수능에서 최상위 점수를 받을 경우 의대 진학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서울의 주요 대학들은 정시에서 신입생의 40% 이상을 뽑고 있다. 수시는 서류와 면접 과정에서 수험생이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 어떤 성적을 받았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 고교 시절부터 의대를 준비한 학생이라면 의대 진학이 유리하다.

    반면 수능 성적을 위주로 보는 정시는 얘기가 달라진다. 정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하는 곳은 서울대와 고려대 등 극히 일부이며 대다수는 수능 성적 100%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고교 내신 산출 방식도 달라지는데 현행 9등급 체계에서 5등급 체계로 변경된다. A부터 E까지 절대평가와 1에서 5등급까지 상대평가 성적을 함께 기재하는 식이다. 융합 선택과목 가운데 사회·과학 교과 9과목 등은 석차 등급이 없이 절대 평가만 이뤄진다.

    ◇변별력 확보를 위해 수능 수학 난도 높아질 수도

    차길영 강사는 “2028대입에서는 수학과 과학탐구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문계나 자연계 학생 모두 수학과 과학탐구에 보다 집중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심화수학이 수능에서 배제되면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수학의 난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며 "사실상 수학 시험 범위가 현행 문과 범위로 축소됨에 따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학의 난도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심화수학 교과에 대한 평가 강화할 듯

    심화수학이 수능 선택과목에서 빠지게 되면서 상위권 대학 의대나 이공계열에서는 심화수학 교과에 대한 평가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차길영 강사는 "일부 상위권 대학 의대나 이공계열에서는 정시에서도 심화수학 과목 내신 평가가 추가되거나 수시에서도 논술, 면접 등을 통해 심화수학에 대한 평가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수험생들은 전공 연계 과목에서의 내신 성적이 중요해지면서 내신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예비중3, 수학 공부는 어떻게

    수학은 타 과목과 달리 초등과정부터 중·고등과정까지 개념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념이 확장되고 어려워진다. 중요한 것은 학습량 자체가 중등 수학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이다.

    고등 수학은 교과 과정상 학습할 양이 방대한 만큼 학교 진도 역시 빠르게 나갈 수밖에 없고 복습할 시간 역시 부족하다. 또한 학교에선 내신 등급을 나눠야 하기 때문에 변별력 있는 문제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50분 안에 서술형을 포함한 25문제를 모두 푸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학은 학습량이 많고 복습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수업이나 인강을 통해 배운 내용은 개념노트를 만들어 정리하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좋다. 매 수업 시간이나 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을 간단히 노트에 정리하고, 중요한 개념의 경우 해당 개념을 이용한 문제까지 함께 정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