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분노 유발 학교폭력 드라마·영화 4선
강여울 조선에듀 기자 kyul@chosun.com
기사입력 2023.05.11 17:00
  • “단 하루도 잊어본 적이 없어,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아서 멈출 수가 없거든”

    ‘학교폭력’. 연일 뜨거운 화제에 오르고 있는 주제다. 과거 저질렀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폭로되며 대중과 팬들의 질타를 받는 연예인들이 수없이 생겨나고 있다. 급기야 방송·영화계는 평소 행실이나 인성은 물론, 데뷔 전 과거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증을 거쳐 섭외하기에 이르렀다.

    학교폭력 칼바람이 분 곳은 연예계뿐만 아니다. 

    최근 ‘충남 태안 여중생 학폭 사건’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영상에는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주변 학생들 또한 이를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방관하고 있어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해당 영상이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자 결국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스포츠, 정치, 문화… 과거 학폭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폭로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현실 속, 리얼한 스토리와 연기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들이 있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분노 유발 국내 영화와 드라마를 소개한다. 

    ◇ 드라마 ‘더 글로리’(2022~2023)

    최근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학창 시절 심각한 학교폭력에 시달린 한 여성의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

    끔찍한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주인공 ‘동은’은 고등학교 자퇴 후 가해자들을 향한 처절한 복수를 다짐한다. 치열한 공부 끝에 초등학교 교사가 동은. 가해자 ‘연진’의 딸이 재학 중인 초등학교에 담임교사로 부임하는 데 성공하며 가해자들을 향한 처벌한 복수를 시작한다. 

    OTT 서비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공개 하루 만에 전 세계 순위 9위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피해자를 연기한 배우 송혜교는 물론, 가해자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와 고구마 없는 시원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 드라마 ‘약한영웅’(2022)

    드라마의 주인공이자 공부밖에 모르는 모범생 ‘시은’. 쉬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시은은 재수 없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모의고사를 치르던 어느 날 결국 인내심이 폭발해 버린 시은은 자신을 향한 학교폭력에 맞서기 시작한다. 

    약한영웅의 주인공 3인방은 각자 다른 사연을 지니고 있다. 드라마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세 친구의 아픔을 보듬고, 자신을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우정과 성장을 보여준다. 실제 학교 내 존재하는 학생들 간 은밀한 서열을 현실감 있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유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OTT 서비스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다. 현재 시즌 2인 ‘CLASS 2’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 영화 ‘우아한 거짓말’(2014)

    어느 날 갑자기 착하고 밝기만 하던 딸 ‘천지’가 세상을 떠났다.

    엄마 ‘현숙’과 언니 ‘만지’는 세 가족 중 가장 밝고 웃음 많던 막내의 죽음이 갑작스럽기만 하다. 천지가 없는 삶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쓰는 가족들. 만지는 천지의 죽음에 가족들이 모르는 숨겨진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고, 아무 말 없이 떠난 동생의 비밀을 찾아 나선다.

    김려령의 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원작으로 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왕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과 더불어 웃음을 주는 연출로 따뜻하게 표현해냈다. 

    홀로 자식을 키우며 먹고살기 바빴던 엄마, 그리고 동생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지 못했던 언니와 가해자인 ‘화연’까지. 영화는 이 모두를 용서하며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2022)

    명문 한음국제중학교 학생 ‘건우’가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남긴 채,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된다. 그가 가해자로 지목한 4명은 병원 이사장의 아들, 전직 경찰청장의 손자, 한음국제중학교 교사의 아들, 그리고 변호사의 아들이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권력과 재력으로 자식의 학교폭력 사실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학생들 위주로 전개되는 보통의 ‘학폭’ 작품들과 명확한 차이를 두고 있어 이슈에 올랐다.

    영화는 실제 행위를 가하는 학생뿐만 아닌 그들의 부모, 교사는 물론, 이 사회까지 모두 가해자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마가 되는 부모’의 모습을 잘 묘사하며 부모라면 꼭 봐야 할 영화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글=강여울 조선에듀 기자(kyul@chosun.com) #조선에듀